김정기 우리카드 사장 임기 2월까지 연장…연임 성공할까
연말 임기 종료된 김정기, 자추위 지연에 임기 유예
업황 둘러싼 악재 속 호실적에도 연임 여부 '안갯속'
금융지주계열 카드사 CEO '세대교체' 영향도 관심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거취에 연임 여부 달려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신한카드와 하나카드가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한 가운데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의 연임 여부에 시장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지난달 조직 개편과 함께 차기 수장을 교체했다. 신한카드는 문동권 신한카드 부사장을, 하나카드는 이호성 하나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2021년 취임한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은 임기가 올해 말까지여서 이번 인사 대상이 아니었다.
금융지주계열 카드사 CEO 인사가 대부분 마무리된 가운데 김 사장의 연임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초 김 사장이 무난하게 연임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카드업계에서는 통상 사장이 2년 임기를 마친 뒤 1년을 더 연임하는 경우가 많았고, 전임 사장인 유구현‧정원재 사장도 모두 연임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또 김 사장 취임 이후 눈에 띄는 실적을 거둔 전도 연임 전망의 배경이 됐다.
김 사장은 취임 첫 해인 2021년 당기순이익 2007억원을 거두며 전년 대비 67%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3분기 기준 누적순이익 179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63% 올랐으며, 총 자산은 16조4380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21.1% 증가했다.
카드업계는 지난해 상반기 거리두기 해제 효과로 소비가 급증하면서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 그러나 기준금리가 급등하면서 조달비용이 증가했고, 장기카드대출(카드론)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포함되면서 대출 취급 규모도 축소됐다. 업황을 둘러싼 악재 속에서도 우리카드는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독자 결제망 구축을 본격화한 점도 김 사장의 성과로 꼽힌다. 우리카드는 국내 8곳의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 가운데 유일하게 독자 결제망을 구축하지 않고 BC카드 결제망을 사용해왔다. 김 사장의 주도로 독자 결제망 구축에 나선 우리카드는 장기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건전성 면에서도 개선을 보였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우리카드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55%, 연체율은 0.79%로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처럼 우수한 성적표를 거둔 김 사장이지만, 연임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 사장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측근으로 여겨지는 만큼 손 회장의 연임 여부에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손 회장이 우리은행장을 지내던 2017년부터 승진을 거듭해왔다. 2017년 상무에서 부행장으로, 2018년 말 부행장에서 부문장으로 승진했다. 손 회장이 회장에 취임한 이후인 2020년에는 우리금융지주 사업관리부문 부사장, 2021년에는 우리카드 사장에 올랐다.
손 회장은 지난해 11월 확정된 라임펀드 관련 징계가 남아 있는 만큼 연임 도전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 김 사장의 연임 여부가 손 회장의 거취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 가운데 우리금융 사외이사들은 이달 4일 회의를 열고 라임펀드 사태에 따른 금융당국 제재안에 대한 법률적 쟁점을 검토하고 대응책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와 자회사 CEO 선임을 위한 자회사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 일정 등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 임추위와 자추위는 올해 2월 중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임기가 종료된 김 사장이 2월까지 유임됐기 때문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아직 자추위 개최 시점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김 사장은 올 2월까지 유임됐다"고 말했다.
카드업권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사장의 취임 이후 성적만 놓고 본다면 연임은 무난하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손 회장의 거취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카드업계가 50대 인물들을 CEO로 선임하면서 세대교체에 나선 점도 김 사장의 연임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카드를 제외한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CEO는 모두 50대로,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내정자(1968년생)는 만 54세,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1965년생) 만 57세,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 내정자(1964년생) 만 58세다. 김 사장은 1962년생으로 만 60세다.
카드업계 다른 관계자는 "카드업계가 50대 CEO를 선임하면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손 회장의 거취와 별개로 교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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