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증권형 토큰 '新 수익원' 새바람...위기 돌파구 될까

황수분 기자 입력 : 2022.12.06 07:31 ㅣ 수정 : 2022.12.06 07:31

금융위, 신탁업 혁신방안 발표...연말까지 가이드라인 제시 앞둬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비교적 '증권형 토큰' 개발 착수 빠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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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연말까지 증권형 토큰 발행(STO)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증권사들은 내년 시장 선점을 위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금융당국이 연말까지 증권형 토큰 발행(STO)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증권사들은 내년 시장 선점을 위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

 

증권형 토큰은 업황 악화를 겪는 증권사들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던 새로운 분야로, 토큰 합법화에 따라 미래 사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9월 30일 금융규제혁신회의 심의를 거쳐, 지난 10월 '신탁업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방안에는 신탁제도를 통해 자금조달을 하려는 수요에 대응, 신탁재산 수익증권 발행을 허용하는 개선안이 담겼다.

 

특히 수익증권 발행 허용으로 기존 제도에서는 자산유동화가 어려웠던 중소·혁신기업이, 보유자산 유동화 및 자금조달 문턱이 낮아지게 된다.

 

금융위는 연말 가이드라인 제시 이후, 내년 1분기 국회 논의를 목표로 법령 개정안 마련 등 후속조치를 진행할 계획이다. 

 

증권형 토큰은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해당하는 디지털자산으로, 증권성 있는 권리를 블록체인(공공 거래 장부) 기술을 활용해 토큰 형태로 발행한 것을 말한다.

 

증권형 토큰 활용 시 발행자는 기존 증권에 비해 자금 조달이 용이한 이점이 있으며, 자본시장법상 규제를 준수해 기존 투자상품과 같이 투자자 보호도 받는다. 

 

최근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 신청 등으로 가상자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금융권이란 테두리 안에서 증권형 토큰이 편입되면, 신뢰성이 두터워지고 신규 먹거리로 주목받게 될 것이란 기대감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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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은 실적이 한참 밀리고 내년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신 수익원 선점을 위한 채비에 나서고 있다. [이미지=freepik]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증권형 토큰 신규 사업 다지기에 비교적 활발한 편이다. 

 

KB증권은 디지털자산 시장의 제도권 편입에 앞서 증권형 토큰 플랫폼을 개발 중이며 핵심기능 개발과 테스트를 마쳤다.

 

KB증권은 비공개로 진행된 테스트를 통해 블록체인을 활용한 토큰의 발행과 온라인 지갑으로의 분배, 스마트컨트랙트를 활용한 상품 주요 거래, 디지털자산 원장 기반의 호가, 주문, 체결 등의 거래 기능과 매체의 연동 기능을 중점적으로 챙겼다. 

 

또 현재 증권형 토큰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30여명의 유관 부서 실무자로 구성된 해당 플랫폼 구축 태스크포스팀(TFT)을 운영하고 있다. 앞서 KB증권은 지난 7월 SK㈜ C&C와 디지털자산 사업에 공동으로 협업하기 위해 업무협약도 맺었다.

 

박정림 KB증권 사장은 “KB증권의 증권형 토큰 플랫폼은 제도화된 디지털 자산 시장을 여는 최초의 서비스가 될 것”이라며 “향후 많은 자산과 비즈니스가 블록체인 위에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도 증권형 토큰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기능 검증에 착수, 어떤 기초자산이든 토큰화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을 마련 중이다.

 

회사는 기능 검증 착수를 통해 △블록체인 인프라 구축 △디지털 지갑 설계 △토큰 발행·청약·유통 △기존 금융시스템과의 연동 등 증권형 토큰 관련 기술을 내재화한다는 것이다. 검증은 신한투자증권 블록체인부와 블록체인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인 ‘람다256’이 함께 진행한다. 

 

또 증권형 토큰 플랫폼 구축 사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상품과 예탁, 결제, 법무 등 다양한 영역의 실무 전문가가 관련 제도와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내부 시스템을 설계할 예정이다.

 

증권사들은 대체로 향후 증권형 토큰 관련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플랫폼 및 상품 개발을 거쳐 증권형 토큰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거래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키움증권(039490)은 음악 저작권료부터 미술품, 부동산까지 다양한 조각투자 기업과 업무 협약을 맺고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NH투자증권(005940)은 아직 구체적인 실행일정이 나온 건 아니나, 현재 플랫폼 구축 관련해 내부 논의 중인 상황이다. 

 

SK증권(001510)은 증권형 토큰이 정부 규제 가이드라인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으로, 신중하게 모니터링하며 관련 준비에 나서고 있다. 하나증권은 증권형 토큰 플랫폼 구축을 위해 TF팀을 꾸렸고, 당국의 움직임을 살피며 신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금융위의 증권형 토큰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곳도 있다. 미래에셋증권(006800)은 미래에셋금융그룹이 가상자산사업을 전담할 법인(디지털 엑스)을 올해 설립하지 않기로 하면서, 속도 조절에 나선 상태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플랫폼이나 서비스를 내놓기 애매하지만, 핵심 기능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고 몇몇 증권사들은 이미 개발 착수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증권사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중장기적으로 볼 때, 증권형 토큰이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며 “가이드라인이 나온 후 내년 상반기 이후부터는 본격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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