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밀린 증권사들, 내년 수익 구조는...ESG 경영 틀 '다지기'

황수분 기자 입력 : 2022.11.30 07:24 ㅣ 수정 : 2022.11.30 15:37

증권사 그간 ESG 경영 미미... 최근 ESG 등급 등 친환경 투자 적극
국내 기관 최고 등급 및 상향된 등급...조직개편, ESG 위원회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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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증권사들이 전반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낸 가운데, 내년 실적 개선과 안정화된 수익 구조 개편을 다지고자 ESG 경영 기틀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미지=freepik]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사들은 올해 실적 전반이 저조했으나 내년 실적 개선과 안정화된 수익 구조 개편을 목표로 경영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ESG 경영 기틀 마련하려 노력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ESG 경영과 관련 과거에 비해 인식이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타 업권에 비해 골고루 우수한 평가를 받진 못하고 있다. 30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ESG 경영 활동에 미미했던 증권사들이 해를 거듭할수록 ESG 등급이 오르는 등 자체 포럼과 탄소 선언, 친환경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영문 첫 글자를 조합한 단어로, 기업경영에서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3가지 핵심 요소다. 특히 기업을 평가하는 데 있어, 재무적인 정량 지표보다는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하기 시작하면서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기관투자자들의 ESG 투자와 함께, 요즘 들어 신용평가사에서도 기업의 신용등급 평가에 기업의 ESG를 반영하는 추세다. 

 

최효정 KB증권 연구원은 "2023년에는 국제사회의 탈탄소화 기조가 강화되면서 ESG 성과 개선에 초점을 둔 ESG 투자가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금융 기관들의 금융배출량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 등 ESG 성과를 고려한 ESG 투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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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권사들이 국내 신용평가사의 ESG 등급에서 상향된 등급을 받으며, 시장에서 ESG로의 안정된 경영 실천을 중요시하는 분위기다. [이미지=freepik]

 

최근 증권사들이 국내 신용평가사의 ESG 등급에서 상향된 등급을 받으며, 시장에서 ESG로의 안정된 경영 실천을 중요시하는 분위기다. 

 

미래에셋증권(006800)은 국내 한국ESG기준원(KCGS)·서스틴베스트가 주관하는 올해 ESG 평가에서 모두 A등급을 따냈다. 두 평가사에서 A 등급을 받은 국내 증권사로는 유일하다. 또 해외 기관이 주관하는 ESG 평가까지 발을 넓혔다. 지난달 S&P Global이 발표한 ESG 평가에서 미래에셋증권은 다각화한 금융부문 글로벌 542개 기업 중 상위 1%대에 위치하는 6위를 차지했다. 이는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순위다. 

 

미래에셋증권은 2006년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이니셔티브인 UNGC(UN Global Compact)에 가입했고, 국내 금융업 최초로 RE100에 가입하는 등 업계 1위 면모를 보이며 ESG 부문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증권(001500)은 KCGS가 매년 발표하는 ESG 평가에서 임직원 근무환경과 정보보호, 안전보건 등을 평가하는 사회(S) 영역에서 3년 연속 A+등급을 받았다. 환경(E)과 지배구조(G) 영역에서는 각각 B+등급을 획득했다.

 

삼성증권(016360)은 KCGS 평가에서 지난해보다 한 단계 오른 A등급을 받았다. 회사는 2020년부터 ESG 연구소를 설립해 ESG 경영 토대를 다졌고, 지난해에는 ESG 위원회를 신설했다. 삼성증권은 ESG 경영에 본격 돌입한 이후 녹색경영과 책임경영, 투명경영의 ESG 목표를 세운 결과 ESG 등급 평가에서도 인정받게 됐다. 

 

한화투자증권(003530)은 서스틴베스트가 주관하는 ESG 평가에서 올해 상반기 ESG 경영 관리 체계에 대해 전체 기준으로 'AA'(탁월), 규모별로 'A'(매우 우수) 평가 등급을 받았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위원장이 사외이사로 선임된 ‘ESG위원회’를 신설해 ESG경영의 기틀을 마련했다. 신설된 ESG위원회는 한화투자증권의 ESG 전략 수립 및 정책을 승인하고, 이행 사항을 관리 감독해 ESG경영 촉진의 매개체로 활용된다.

 

내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지난해 12월 기업금융(IB) 본부 산하에 ‘글로벌ESG사업부’를 신설한데 이어, 올해 1월에는 전사 혁신활동을 담당하던 ‘애자일혁신팀’을 ‘ESG혁신팀’으로 변경했다. 한발 더 나아가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하거나, ESG 포럼을 개최하는 곳도 있다. 

 

교보증권(030610)은 한국표준협회가 주최한 ‘2022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보고서’ 최초 발간부문 우수보고서상을 받았다. 교보증권은 지난 7월 ‘2021 교보증권 통합보고서’를 첫 발간했으며 여기서 이해관계자포괄성과 지속 가능명확성, 신뢰성 등 총 10개 항목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또 지난 9월에는 프랑스 Credit Agricole CIB와 ESG 연계 장외파생상품 거래를 체결했다. 교보증권 ESG 평가등급이 일정 수준 상향시 만기에 추가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다. 

 

신한투자증권(055550)은 지난 16일 여의도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85개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1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회 신한투자증권 ESG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전 세계적인 ESG 제도화 바람 속에서 기업의 ESG 방향 설정과 경영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마련됐다.

 

KB증권은 지난 19일 탄소배출권 할당대상업체, 배출권시장 관련 정부·공공기관, 금융사 등 시장 참여자를 초청해 제1회 탄소중립 전략포럼을 열었다. 탄소배출권 시장 거래중개회원으로 참여 중인 KB증권은 ESG경영 활동 일환으로 국내 증권사 최초로 탄소배출권을 주제로 세미나를 기획했다. 해당 포럼은 2015년 시작된 국내 배출권 시장의 활성화 방안과 국내외 감축사업 동향, 글로벌 선진 국가와 금융사의 탄소중립 준비 사례 등을 다뤘다.

 

SK증권(001510)은 국내 단일 증권사 최초로 SBTi(과학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로부터 탄소 감축 목표를 승인 받았다. SBTi는 2015년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세계자원 연구소(WRI), 세계자연기금(WWF) 등이 공동 설립한 글로벌 이니셔티브로 파리기후 협약에 따라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목표 설정을 지원하고 이를 검증하고 있다.

 

SK증권은 2019년 국내 첫 ESG 채권 발행을 시작으로, 지난해 3월 국내 증권사 최초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서 발급하는 탄소배출권을 획득했다. 지난해 ESG부문으로 조직을 확대 개편하는 등 ESG 경영에 다각도로 힘을 쏟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전반적으로 ESG 경영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대중화시켜 나가며 투자 기조를 읽어내기엔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며 "증권사 내부에서도 내년 경영 실천 전략으로 ESG를 기본적인 뼈대로 삼고 수익 구조를 만들어내려고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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