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백화점 VIP가 뭐길래..연말 '실적 매매' 꼼수 기승

서예림 기자 입력 : 2022.12.01 10:05 ㅣ 수정 : 2022.12.01 13:11

중고거래 사이트서 영수증 거래 성행
기존 1~2%→연말땐 5%로 거래돼
"무료 주차·라운지 혜택 등 다양"
백화점 업계, 적발 어려워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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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reepik]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연말이 다가오면서 백화점 우수고객(VIP)이 되기 위한 '실적매매' 꼼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백화점 우수고객(VIP)에 선정되기 위한 부정한 현금 '영수증' 거래가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1일 일부 중고 거래 사이트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실적 3%에 팝니다', '롯데백화점 실적 300만원 삽니다', '현대백화점 실적 구매해요' 등 3대 백화점 구매 실적을 사고파는 부정 거래 글이 올라와 있다.

 

거래는 판매자가 특정 금액 이상의 상품을 결제한 뒤 구매자의 실적을 휴대전화 번호에 대신 적립하거나, 구매자에게 영수증을 전달한 뒤 구매자가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영수증 번호를 입력하고 실적을 적립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구매 실적 거래 대금은 주로 구매 실적 금액의 1~2% 사이에서 결정된다. 실적을 마감하는 연말이면 5%까지 거래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의 구매 실적을 3% 조건으로 판매한다면 30만원의 이익을 버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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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네이버 카페에서 백화점 실적이 거래되고 있다.[사진=네이버 카페 갈무리]

 

이러한 부정거래가 판치고 있는 이유는 백화점 VIP 선정 조건을 갖추기 위해 모자란 실적을 리셀러로부터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들은 구매실적에 따라 고객등급을 매기고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1800만원부터 2억원 이상까지 연간 구매금액에 따라 VIP 등급을 5개로 구분해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500만원 부터 1억2000만원 이상, 신세계백화점은 400만원부터 1억원 이상 연간 구매금액에 따라 VIP 등급을 6개로 나눴다.

 

VIP 등급이 되면 주차 발렛, 주차권, 명절 선물, 라운지 이용,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구매 실적을 사고파는 부정 거래는 일부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계속해서 이어져왔으나 연말이 되자 더 늘어난 모습이다.

 

시계를 거래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한 네이버 카페에서는 "시계 거래 카페인지, 백화점 실적 거래 카페인지 모르겠다. 이러다가 시계 거래보다 실적 거래글이 더 많아질 정도"라고 지적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어 "실적만 거래되고 시계는 거래 안 된다","주차권 거래소다", "실제로 강남 신세계 라운지 들어가면 도떼기 시장이 따로 없다"는 등 댓글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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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네이버 카페에서 백화점 실적이 거래되고 있다.[사진=네이버 카페 갈무리]

 

백화점 업계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VIP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인건비 등 지출되는 고정 비용이 있는데, 개인 간 부정 거래로 VIP가 아닌 고객까지 이러한 혜택을 누리게 되면서 피해를 입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부정 거래를 막기 위해 중고 거래 사이트에 접속해 글을 내려달라고 요청하거나 거래 내역을 모니터링하는 등 여러 가지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부정 거래를 적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VIP 고객의 개인정보를 일방적으로 열람하기 어렵다"며 "개인정보를 열람해 거래 내역을 확보한다고 해도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부정 거래를 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기 때문에 어떠한 조치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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