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정유경 호(號), '서울옥션' 인수해 MZ세대·VIP고객 '두 토끼' 잡는다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신세계가 국내 최대 미술품 경매업체 서울옥션 인수 계약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미술품 사업을 확장하고 MZ세대(20∼40대 연령층)와 VIP(최고)고객을 유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미술품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국내 미술시장 규모는 지난해 거래액 기준 9223억원으로 2020년과 비교해 3배 가량 증가했다. 올해는 시장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처럼 미술 시장이 승승장구 하는 데에는 '아트테크(미술품+재테크)'가 MZ세대의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미술품 시장은 디지털 부문까지 영토를 넓히고 있다. 이에 따라 '미술품'이 젊은층에게 주식, 부동산을 대신할 새로운 유망 투자처로 등장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시대적 추세에 발맞춰 신세계는 서울옥션 인수 계약을 검토 중이다. 서울옥션은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을 이끄는 주요 업체다. 이 곳은 한국 고대미술과 근현대 미술, 콜렉터블 아트(수집품), 와인, 보석, 건축 등 예술품을 모두 거래하고 있다.
최근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국내 주요 백화점이 문화센터, 아트페어 등을 운영하며 예술품 사업을 펼치고 있는 만큼 신세계의 서울옥션 인수 소식에 업계 관심이 모아질 수 밖에 없다.
■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리뉴얼·서울옥션 지분 취득 등 미술품 사업 '앞장'...예술품 시장 본격 진출 예고
신세계백화점은 백화점 업계 최초로 갤러리를 설치해 미술품 판매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 2020년 3층 명품 매장을 새롭게 리뉴얼(재단장)하고 매장 통로와 벽, 고객 라운지를 회화·사진·오브제·조각 작품 등 120여점으로 가득 채웠다. 이 곳에는 큐레이터가 상주해 고객에게 작품을 소개하고 구매를 돕는다.
이와 관련해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12월 서울옥션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4.82%를 280억원에 취득했다. 미술품 경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신세계백화점과 미술품 사업 간 시너지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서울옥션은 현재 이호재 서울옥션 회장이 지분 13.31%를 보유해 최대 주주이며 이호재 회장을 비롯해 총 12명이 총 31.28% 지분을 갖고 있다. 이번에 신세계가 서울옥션 모든 지분을 인수하면 36.10%(자사주 제외)를 확보해 서울옥션 최대 주주로 등극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신세계백화점은 당시 지분 투자에 대해 “전망이 좋은 미술품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안정적인 상품 소싱(구매)과 차별화된 아트 비지니스를 선보이기 위해 이번 지분 투자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또 지난 3월 회사 정관의 사업 목적에 미술품 전시·판매·중개 임대업 관련 컨설팅업 등을 추가해 본격적인 예술품 시장 진출을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신세계가 예상대로 서울옥션 인수를 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 '미술품'과 'NFT' 사업에 주력...MZ세대와 VIP고객 유입 예상
신세계가 예상대로 서울옥션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친다면 백화점 내 미술품 전시를 통해 볼거리를 제공하고 온라인으로 빼앗긴 소비자와 MZ세대, VIP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리뉴얼이 이를 보여주는 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값비싼 미술품을 곳곳에 배치해 명품 브랜드 매장과 시너지를 꾀해 VIP고객뿐만 아니라 2030세대 고객도 큰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서울옥션 인수는 미술사업뿐만 아니라 예술품 NTF(대체불가능토큰) 사업을 본격화하는 행보로도 볼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달 VIP고객을 대상으로 미술품과 NFT를 한정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업계 최초로 모바일 앱에 디지털 아트 갤러리를 오픈하고 실물 작품과 함께 NFT 작품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서울옥션은 최근 NFT로 제작한 한정판 예술품, 명품을 판매하는 NFT 경매 사업을 추진했다.
이와 관련해 신세계 관계자는 "서울옥션 인수를 검토한 것은 사실이나 현재까지 확정된 바는 없다"며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 재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