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와 산업·경영의 미래 (25)] 건설산업, 메타버스 신(新)공법으로 혁신의 물꼬를 트다! (하)
[기사요약]
건설업 프로세스별 메타버스 기반의 다양한 솔루션들이 이미 상용화
설계~시공~유지관리 등 전 과정에서 생산성 향상, 비용 절감, 품질 향상의 효과
건설업의 메타버스 도입은 세계적인 트렌드, 혁신 효과와 투자비용 검토해 자사에 맞는 솔루션 찾아야!
인공지능과 ICT(정보통신기술)의 발달,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의 확산 등에 따라 최근 메타버스가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메타버스의 역사는 어제, 오늘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한 산업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해 경영 프로세스와 비즈니스 방식을 혁신해왔다. 앞으로 메타버스에 의해 산업과 경영의 모습은 어떻게 바뀔까? 메타버스 관련 국내외 최신 동향과 기업들의 다양한 활용사례를 통해 산업과 경영의 미래를 그려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노재범 성균관대 학부대학 초빙교수] 어떤 나라든 건설산업은 국가 경제에서 큰 축을 차지한다. 통계를 보면, 전세계 GDP에서 건설산업의 비중은 13%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경우 건설업의 GDP 비중은 5.5%로 세계 수준보다 낮지만, 200만명 이상이 종사하는 국가 기간산업의 하나다. 생산성 향상, 비용 절감, 안전사고 줄이기 등 건설산업의 혁신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건설업을 혁신하는 콘테크(ConTech) 스타트업 부상
글로벌 시장에서는 건설(Construction)에 4차 산업혁명의 최신 기술(Technology)을 응용한 이른바 콘테크(ConTech) 스타트업들이 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인공지능, IoT, VR, AR, 디지털트윈 등을 이용해 다양한 혁신 제품들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사실, 위의 브랜드 외에도 건설업의 프로세스 혁신을 지원하는 콘테크 솔루션들은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이번 글에서는 그 중 메타버스 기반의 주요 솔루션들을 소개하겠다.
• 가상현실 솔루션, 설계 검토 과정을 효율화
과거 건설기업들은 설계 초기, 건축물의 완공된 모습을 고객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도면이나 모형을 사용해 왔다. 그러나 이 방식은 도면을 이해하지 못하는 고객들과 소통이 어려웠고, 모형만으로는 주변과의 조화 등 설계자가 의도한 건물의 특징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었다.
미국의 스타트업 IRISVR은 이 점에 착안해 고객들이 직접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설계를 검토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고객들은 설계된 건축물의 완공 모습을 3차원으로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건물의 내부까지 실제처럼 돌아다니며 확인할 수 있다.
또, 아침, 점심, 저녁 등 시간대별로 변화하는 건물의 모습과 일조량까지 점검할 수 있어 조망이 중시되는 건축물에 특히 유용하다.
IRISVR을 도입한 건설회사는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 향상되고 의사결정이 빨라져 공기 단축과 건설비용 절감 효과도 얻고 있다.
• 증강현실 솔루션, 건설 프로세스 전반을 혁신
증강현실은 물리적 세상에 가상의 디지털 정보를 덧붙여 현실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다양한 산업에서 프로세스 혁신 도구로 활용되고 있는데, 건설업도 예외는 아니다.
한 예로, 영국의 XYZ 리얼리티는 증강현실 기반의 설계 솔루션을 제공한다.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기술과 결합하여 건설현장을 실재하는 것처럼 가상으로 구현한 뒤, 검토를 통해 설계 내용을 실시간으로 수정·보완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설계 내용 중 어느 하나가 변경되면 영향을 받는 다른 요소도 함께 변경돼 설계 수정 작업이 크게 효율화된다.
독일의 홀로빌더(Holobuilder)는 증강현실을 이용해 360도 입체영상을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세계 상위 100개 종합건설사 중 약 60%가 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솔루션은 작업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현장의 공사 진행 상황을 파악하고, 완공까지의 시간을 예측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360도 입체영상에는 시멘트 양, 철근 크기, 전기 용량, 배선 등 현장의 전반적인 정보가 담겨있다. 이 솔루션을 도입한 미국의 헨젤펠프스(Hensel Phelps)건설은 연간 5천 시간 이상의 노동시간을 단축했으며, 문서 작성 시간을 50% 단축하는 등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
미국의 오픈스페이스(OpenSpace)는 공사현장을 비대면으로 실시간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작업자의 안전모에 장착된 카메라가 건설현장을 0.5초 간격으로 자동 촬영해 관리자가 원격지에서도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일들을 3차원으로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관리자는 건설현장의 위험을 즉시 감지하고 신속히 대처할 수 있다.
• 디지털트윈, 건설현장 운영을 효율화·최적화
디지털트윈(Digital Twin)은 가상공간에 실물과 똑같은 물체(쌍둥이)를 디지털로 구현해 목적에 맞게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는 기술이다.
2000년대 제조공장에 도입되어 가동 중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위험을 줄이고, 생산성 향상, 공정 최적화, 비용 절감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된 기술이다.
현재 디지털트윈은 자동차, 항공기, 로봇산업 등 제조업뿐만 아니라, 건설업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영국의 센셋(Sensat)은 건설, 토목 현장을 디지털트윈으로 구현하는 솔루션이다. 이 솔루션은 디지털트윈과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작업 중인 건설현장의 운영을 최적화할 수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는 ‘맵(Mapp)’으로, 실무자가 전세계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건설현장의 상황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작업 상황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다.
또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의 건설 공기, 비용 등에 대해 시뮬레이션하고 그 결과를 시각화할 수 있다. 이는 경영진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어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 상품 특성, 비용 대비 효과 등 검토해 자사에 맞는 솔루션 찾아야
건설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세계 최대 건설사 벡텔(Bechtel)은 2015년 벤처캐피털 ‘브릭 앤 모타르 벤처스’를 설립하고, 건설산업의 프로세스를 혁신하는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하고 있을 정도다.
최근에는 가상증강현실 기반의 솔루션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기술을 경쟁사보다 빨리 도입해 자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우리나라의 대형 건설기업도 가상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프로세스 혁신을 시작했지만, 아직 중소 건설기업까지는 여력이 없는 듯하다.
하지만, 건설기업들은 굳이 값비싼 글로벌 제품이 아니더라도 국내에서 대안을 찾을 수 있다. 가상증강현실 기반의 국내 콘테크 스타트업과 솔루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 건설기업들도 솔루션의 특성과 도입 효과, 비용 등을 검토해 자사에 맞는 솔루션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때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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