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와 산업·경영의 미래 (20)] 전통기업의 ‘NFT 활용법’ (중)
[기사요약]
최근 국내외 기업들의 NFT 상표·특허 등록 활발
가장 일반적인 NFT 활용은 MZ세대 마케팅
정품 인증, 유통과정의 투명성 보증에도 효과적
IP(지적자산) 보유 기업은 NFT 기반 신사업 추진
인공지능과 ICT(정보통신기술)의 발달,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의 확산 등에 따라 최근 메타버스가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메타버스의 역사는 어제, 오늘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한 산업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해 경영 프로세스와 비즈니스 방식을 혁신해왔다. 앞으로 메타버스에 의해 산업과 경영의 모습은 어떻게 바뀔까? 메타버스 관련 국내외 최신 동향과 기업들의 다양한 활용사례를 통해 산업과 경영의 미래를 그려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노재범 성균관대 학부대학 초빙교수] 최근 미국에서는 NFT(Non-Fungible Token)를 비즈니스에 활용하려는 기업들의 상표 출원이 한창이다.
패스트푸드기업 맥도날드는 지난 2월 미 특허청에 10개의 메타버스 관련 상표를 출원했는데, 그 중 하나가 NFT를 활용한 가상상품과 관련된 것이다. 맥도널드는 이 상표권을 바탕으로 메타버스 세상에서도 다양한 가상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유통업체 월마트 역시 상표 출원을 통해 NFT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월마트는 메타버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상의 가전제품, 장난감, 스포츠용품 등의 제공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로레알(화장품), 크래프트(식품업체), 아마존(유통), 나이키(운동화), 에르메스(명품)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NFT 사업을 위해 상표를 출원했다고 한다.
• NFT를 비즈니스에 활용하려는 국내외 기업들의 상표·특허 출원 급증
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Clarivate)에 따르면, 2018년 미국에서 최초로 NFT 상표가 출원된 이후, 2021년 관련 상표 출원이 90배 이상 급증했고 가상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출원은 2.5배 증가했다.
국내의 경우도 상황은 유사하다. 특허청에 따르면, 메타버스와 관련한 특허는 최근 10년간(2012년~2021년) 연평균 24%로 증가했고, 특히, 2021년에는 1828건이 출원되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한, NFT 관련 특허는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출원되어 최근 5년간(2017년~2021년) 연평균 143% 증가했고, 2021년에는 전년 대비 5배 이상 늘어났다.
■ 국내 메타버스 및 NFT 관련 특허 출원동향
그렇다면 기업들은 NFT를 활용해 대체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 국내외 기업들의 NFT 활용사례를 유형별로 살펴보자.
• 기업의 주된 NFT 활용처는 MZ세대 마케팅
기업이 NFT를 활용하는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MZ세대 대상의 마케팅이다.
기업들은 신상품 출시, 리브랜딩(Rebranding), 국제 행사 등 특별한 날을 기념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MZ세대와의 소통을 확대하기 위해 NFT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특히 식음료 기업들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들은 NFT 발행 수익금을 기아·구호단체나 장애인 단체 등에 기부하며 그 활동에 가치를 더하고 있다.
■ 국내외 주요 식품업계의 NFT 마케팅 사례
• 명품 브랜드, NFT를 활용해 ‘정품 인증’ 추진
이른바 ‘짝퉁 제품’의 확산은 럭셔리 상품을 판매하는 명품 브랜드의 최대 고민이다. 영국의 경제 컨설팅 업체 ‘프론티어 이코노믹스’는 2022년까지 전 세계 위조품 시장을 한화 기준 1100조원 규모까지 전망한다.
위조품 시장이 커지면 명품 브랜드의 수익이 떨어지고 평판에도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명품 브랜드는 ‘정품 인증’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이에 글로벌 명품 브랜드는 ‘위변조가 불가능한 원본 증명’이라는 NFT의 특성을 활용해 정품 인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명품 브랜드가 연합으로 구축하고 있는 ‘아우라(Aura) 블록체인’이다. 이 플랫폼은 2019년 LVMH(루이비통 그룹)가 중심이 되어 구축한 명품들의 정품 인증 블록체인이다.
현재, 루이비통과 크리스찬디오르가 정품 인증을 테스트 중인데, 플랫폼의 효과가 입증되는 대로 60여개의 명품 브랜드들이 아우라 플랫폼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나이키(운동화), 몬다비(와인), SSG닷컴(온라인유통) 등은 개별 기업 차원에서 NFT 기반의 정품 인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 NFT는 유통과정의 투명성 보증에도 효과적
기업들이 NFT를 활용하는 또 다른 목적은 ‘상품 유통과정의 투명성’ 보증을 위해서다. 이 시스템이 구축되면 판매자와 구매자는 물론, 제조사까지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자동차를 예로 들어보자. 차량의 출고일, 사고 이력, 부품 정비 이력, 주행 거리 등 차량에 대한 정보와 고객 정보 등을 NFT에 기록하면 자동차의 출시부터 폐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다.
이를 중고차 시장에 적용하면,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량 감정·평가가 가능해져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다. 한편, 제조사는 차량이 최초 판매된 이후 전 유통과정을 투명하게 추적할 수 있게 돼 상품관리가 용이해진다.
실제로, 토요타는 2019년 4월, 토요타 중앙 연구소 등 그룹 계열사 6개가 연합해 블록체인연구소를 설립하고, 앞으로 생산하는 모든 자동차에 대해 NFT를 발행할 계획이다.
• IP(지적자산) 보유 기업은 NFT 기반 신사업 추진
기업들이 NFT를 활용하는 마지막 형태는 자사가 보유한 IP(Intellectual Property)를 기반으로 NFT 상품을 제작해 판매하는 것이다. 물론, 이는 IP를 보유한 기업만이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미국농구선수협회(NBA)의 NFT 신사업 추진이 좋은 예다. 입장권 판매 외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고민하던 NBA는 2020년 8월, 주요 선수들의 경기영상을 NFT로 만들어 판매하는 NBA Topshot을 론칭했다.
현재 이 사이트는 활성 사용자가 35만명에 달하며, 매일 200만달러 이상의 거래가 일어나고 NFT 상품의 누적 구매자가 10만명에 이르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스포츠단체, K-Pop, 문화콘텐츠업계 등에서 보유 IP 기반의 NFT 상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러한 노력이 조만간 결실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
지금까지 국내외 기업들의 NFT 활용사례를 유형별로 살펴보았다. NFT는 단지 디지털 상품의 원본 인증뿐만 아니라, 기업들이 현실세계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음 편에서는 성공사례를 통해 기업의 NFT 활용방안을 찾아보겠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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