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와 산업·경영의 미래 (23)] 건설산업, 메타버스 신(新)공법으로 혁신의 물꼬를 트다! (상)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2.10.20 00:30 ㅣ 수정 : 2022.10.20 00:30

[기사요약]
건설업 생산성 저하의 주요인은 디지털화 지연
최근 건설사들은 설계 검증, 발주자 니즈 확인, 작업 가이드 등에 가상증강현실기술 활용
설계비용 절감, 재작업 감소, 시공 정확도 제고 등의 성과 통해 프로세스 전반으로 활용 확대 기대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인공지능과 ICT(정보통신기술)의 발달,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의 확산 등에 따라 최근 메타버스가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메타버스의 역사는 어제, 오늘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한 산업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해 경영 프로세스와 비즈니스 방식을 혁신해왔다. 앞으로 메타버스에 의해 산업과 경영의 모습은 어떻게 바뀔까? 메타버스 관련 국내외 최신 동향과 기업들의 다양한 활용사례를 통해 산업과 경영의 미래를 그려본다. <편집자 주>

 

 

image
[출처=skywell.software]

 

[뉴스투데이=노재범 성균관대 학부대학 초빙교수] 전통적으로 건설업은 노동집약적인 로테크(Low Tech) 산업이다.

 

한국생산성본부에 따르면, 2021년 건설산업의 노동생산성지수는 98.6(2015년 100 기준)으로 금융보험업(137.6), 제조업(120.5)과 비교해 크게 낮고, 전체산업 평균(110.0)에도 많이 부족하다.

 


• 건설산업의 낮은 생산성, 디지털화 지연이 주요인으로 꼽혀..

 

건설산업의 노동생산성이 낮은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디지털화의 지연이 주요인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2020) 자료에 따르면, 건설산업의 디지털화 지수는 여타 산업보다 크게 낮으며, 생산성 증가율 하락과 관계가 높다고 지적한다.

 

image
[자료=‘디지털경제’가속화에 따른 건설산업 혁신 방안, 대한건설정책연구원(2020)]

 

하지만, 최근 건설업계에서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일환으로 메타버스를 도입해 서서히 혁신의 물꼬를 트고 있다.

 

아직 타 산업과 비교해 그 수준은 낮지만 로테크로 인식되던 건설업계에서 메타버스가 조만간 주요 혁신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이 기대된다.

 

그렇다면, 건설산업은 메타버스를 통해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건설업의 주요 프로세스별 가상증강현실기술의 활용사례와 성과를 살펴보자.

 

image
[출처=constructormagazine]

 


• BIM과 가상현실을 결합한 버추얼 프로토타이핑 부상

 

건설산업에서 설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모든 건축물의 시작은 설계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이 걸리는 건설 프로젝트의 특성상 처음부터 발주자가 만족하는 완벽한 설계를 준비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건설 현장에서는 설계 변경을 통해 재작업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물론, 이로 인한 공기 지연과 비용 손실이 만만치 않았다.

 

최근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과 가상현실기술을 결합한 버추얼 프로토타이핑(Virtual Prototyping)이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으로 부상했다. 

 

image
[출처=4experience]

 

예를 들어, 일본의 다이세이(大成)건설은 BIM으로 설계된 3차원 건축물 정보를 가상현실기술을 기반으로 1:1의 실물 크기로 표현해 발주자가 설계 단계에서 완성될 건물을 실제처럼 보고 느낄 수 있게 한다.

 

이 체험은 PC뿐만 아니라, VR기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간단한 조작으로 가능하다. 이에 따라, 고객과 프로젝트 관계자들은 시공 전부터 설계 내용의 정확한 확인이 가능해 설계 협의 과정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

 

또한, 설계 단계에서 고객의 참여를 높여 프로젝트 건설 중간이나 종료 단계에서 설계 변경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재작업 리스크를 크게 줄였다. 현재, 다이세이건설은 설계건의 약 50%를 이 같은 방식으로 검토해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image
[출처=jasoren]

 


• 병원 등 정밀시설 내부의 설계 검증에도 VR 체험이 효과

 

일반적으로 수술실, 응급실 등 병원시설들은 좁은 공간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한 각종 장비를 효율적으로 배치해야 하므로 보다 정밀한 설계 검증이 필요하다.

 

병원 건설에 특화된 미국의 중견 건설사 레이튼(Layton)은 이 문제를 가상현실기술을 활용해 해결한다.

 

한 예로, 얼마 전 레이튼은 앨라배마 주의 한 지역에 건설할 대형의료센터의 설계검토를 위해 물리적 모형 대신 사람들이 의료병동을 3차원으로 체험할 수 있는 VR 체험공간을 구축했다. 해당 병원의 의사, 간호사 및 센터직원들이 병원 내부의 설계 내용을 검토하기 위한 것이었다.

 

레이튼은 수백명의 체험자로부터 중요한 피드백을 받았고, 건설공사를 본격화하기 전 주요 부분에 대해 설계를 변경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몇몇 의사와 간호사들이 분만실 침상 상단의 산소호흡기 연결 부분과 콘센트 등 편의장치 설계의 잘못을 지적했고 레이튼은 즉시 지적사항을 설계에 반영했다. 

 

레이튼은 이를 통해 설계 실수에 따른 재작업을 줄일 수 있었음은 물론, 건축물의 모형 제작비를 90% 절감할 수 있었다.

 

image
[출처=jasoren]

 


• AR 작업 지침으로 시공 정확도 제고

 

물리적인 대상에 디지털 정보를 결합하는 증강현실기술은 프로젝트 현장에서 근로자가 수행해야 할 작업 지침을 제공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현장의 작업자는 증강현실을 통해 건설 중인 건물의 난방 파이프, 배수관, 벽, 출구, 스위치 및 환기시설의 위치 등 작업 정보를 시각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설계안과 비교해 작업이 올바로 진행되었는지를 효과적으로 점검해 프로젝트의 품질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장 작업자는 헤드셋이나 태블릿을 사용하여 도면상의 스위치 위치를 정확히 확인하고 설치작업을 올바르게 수행할 수 있다.

 

세계 최대의 건설사인 프랑스의 빈치(VINCI)건설은 건설 현장에서 증강현실을 널리 활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9년 증강현실 전문기업 DISCERN을 설립하기도 했다.

 

빈치건설의 작업자들은 태블릿이나 스마트안경을 활용해 건물의 디지털 설계도면을 펼치고, 그것을 실제 공사현장에 중첩해봄으로써 설비와 각종 장치가 설계도면 대로 정확하게 설치되었는지를 점검한다. 

 

image
[출처=discern-solution]

 

또한 완공된 설비장치의 유지보수 시에도 이 방식을 그대로 사용한다. 실례로, 빈치건설은 프랑스오픈이 열리는 롤랑가로스(Roland Garros) 스타디움의 리모델링 설계 후, AR 스마트안경을 활용해 난방, 배수관 등의 설치를 점검하여 시공의 정확성을 높이고 공사 기간을 단축하였다. 

 

가상증강현실기술로 혁신의 성과를 경험하면서 건설업계의 메타버스 활용이 프로세스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다음 편에서는 건설 프로젝트 관리와 건축물 유지관리, 건설 작업자 교육훈련 분야에서 가상증강현실기술의 활용사례와 성과를 살펴보겠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image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