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이재용 회장, ‘MS·ASML·사우디왕족’과 만나 재계 훈풍 불어넣나

전소영 기자 입력 : 2022.11.15 05:00 ㅣ 수정 : 2022.11.15 09:08

이재용 회장, 나델라 MS CEO·베닝크 ASML CEO·빈 살만 왕세자와 만날 듯
이 회장 '뉴 삼성' 미래 성장 동력 로드맵 관련해 논의 예정
MS-삼성전자, AI· IoT· 로봇· 메타버스 등 新사업 협력방안 마련 가능성
이 회장, 베닝크 ASML CEO와 EUV 노광 장비 논의할 것으로 점쳐
삼성물산의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전도 주요 관심사
재계 관계자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 국내 기업 매출 확대 등 긍정효과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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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MS) CEO(최고경영자), 페터르 베닝크 ASML CEO,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사진 = 뉴스투데이 편집]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재계에서 화려한 글로벌 인맥을 갖춘 것으로 유명한 이재용(54·사진) 삼성전자 회장이 이번주 바쁜 나날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방한이 예정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MS) CEO(최고경영자)를 비롯해 페터르 베닝크 ASML CEO,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잇따라 회동을 가질 전망이다.

 

이들은 이 회장이 부회장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왔다. 이에 따라 이 회장과 이들 만남이 성사되면 회장 취임 후 갖는 첫 회동이 된다. 특히 이들은 이 회장이 추구하는 ‘뉴 삼성’의 미래 성장 동력 로드맵에 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돼 세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나델라 CEO는 오는 15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리는 ‘마이크로소프트 이그나이트 스포트라이트 온 코리아’에 참석하기 위해 2018년 이후 4년 만에 한국 땅을 밟는다.

 

이 회장과 나델라 CEO는 과거 세차례 만난 적이 있다. 특히 두 사람은 가장 최근인 2018년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서비스 등 각사 전략과 사업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이번 만남에서도 차세대 기술 협력에 대해 의견을 나눌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메타버스 등 신사업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1일 경영진과 임직원이 참석한 창립 53주년 기념식에서 “새로운 기회 영역인 AI, IoT, 로봇, 메타버스 등에서 미래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킬 신사업 기회를 창출해 성장 모멘텀을 확대하자”고 당부했다.

 

이어 16일에는 세계적인 노광장비 기업 네덜란드 베닝크 ASML CEO가 경기도 화성에서 개최되는 반도체 클러스터 기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 ASML은 이 회장 ‘반도체 외교’의 주요 협력업체다. 두 회사는 2000년대부터 반도체 제조 공정, 장비 개발 분야에서 협력해 왔다. 특히 삼성전자는 2012년 ASML에 지분을 투자하기도 했다. 특히 이 회장과 ASML 경영진은 한국과 네덜란드에서 자주 만나며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를 보여주듯 이 회장은 지난 6월 7∼18일에 걸친 유럽 출장에서 ASML 본사를 찾아 ASML 경영진과 미팅을 가졌다. 당시 두 회사는 △미래 반도체 기술 트렌드 △반도체 시장 전망 △차세대 반도체 생산을 위한 미세공정 구현에 필수인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의 원활한 수급 방안 △양사 중장기 사업 방향에 폭넓게 이야기를 나눴다. 

 

이에 따라 이번 만남은 첨단 미세공정에 필수이자 미래 반도체 핵심으로 알려진 EUV 노광 장비 논의가 주된 내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모두에 EUV 노광 장비 투입을 계획하고 장비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EUV 노광 장비를 포함한 차세대 반도체 생산 기술 고도화를 통해 파운드리 분야 경쟁력을 높이고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기술 초격차(경쟁업체가 추격할 수 없는 기술 격차)를 더욱 확대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

 

17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빈 살만 왕세자가 대형 스마트 도시 프로젝트 ‘네옴시티’ 건설에 필요한 투자 생태계 구축 차원에서 한국을 방문한다. 지난 2019년에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 빈 살만 왕세자는 당시 삼성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이 회장과 더불어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과 만나 성장산업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그로부터 3개월 후 이재용 회장이 사우디 출장에 올라 빈 살만 왕세자와 다시 만났다. 두 사람은 기술·산업·건설·에너지·스마트시티 등 광범위한 협력 방안을 공유하며 친분을 두텁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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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있는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 ASML CEO, 마틴 반 덴 브링크 ASML CTO 등과 반도체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 삼성전자] ​​

 

두 사람 인연을 고려했을 때 이번 방한에서도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삼성물산이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전(戰)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 회장의 훈풍 효과가 기대된다. 이 회장의 이 같은 글로벌 광폭행보는 삼성이라는 기업을 뛰어넘어 산업계 전체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 리더의 광폭행보는 기업의 시장 확대는 물론 거래처와 매출 증가에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어 이 회장의 이번 회동 가능성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네트워크는 사람이 하는 일로 리더가 할 수 있는 네트워크와 실무진이 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분명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런 점에서 이재용 회장의 행보는 삼성이라는 기업 입장을 넘어 산업계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며 “특히 이 회장은 해외에서 공부를 했고 젊은 세대이다 보니 글로벌 네트워크 행보에 좀 더 강점이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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