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이재용 회장의 삼성전자...해묵은 과제 풀고 주가 올릴까

황수분 기자 입력 : 2022.10.28 07:47 ㅣ 수정 : 2022.10.28 08:43

높은 인적 쇄신, 그룹 컨트롤타워 구축, 공격적 M&A 호재 이어가야
이재용 "기술투자와 인재양성, 창의적 조직문화, 사회환원 길"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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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10년 만에 회장직에 오르면서 그동안 답답했던 주가 흐름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10년 만에 회장직에 오르면서 그동안 답답했던 주가 흐름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8일 삼성전자는 전일 이사회를 열고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2012년 부회장직에 오른 지 10년 만이다. 특히 이 부회장의 승진 결정은 삼성전자의 3분기(7~9월) ‘어닝 쇼크’(실적 충격) 발표 상황에서 이뤄졌다. 

 

다만 실적 부진에 따른 악재는 지난 7일 실적을 잠정공시하면서 이미 주가에 선반영돼, 상승 흐름이 꺾이지 않았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과 함께 40여일 만(8월26일)에 장중 6만원을 터치한 후, 턱밑인 5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5만1800원까지 주저앉았다가, 최근 외국인들의 매수 속에 우상향 추세로 전환해 5거래일 연속 오름세였다. 

 

문제는 지속해서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면서 ‘10만 전자’에까지 부흥할 수 있냐는 거다. 그러려면 이 신임 회장의 막 오른 ‘뉴삼성’을 바탕으로 경영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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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년 간 주가차트 [자료=한국거래소 / 사진=네이버금융]

 

특히 이 신임 회장은 해묵은 과제인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컨트롤타워 부활, 반도체 분야 글로벌 도약, 신성장 동력 등 해야 할 일이 만만치 않다. 그동안 재계 안팎에서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초격차 경쟁력을 유지하고 선제적으로 위기에 대응하려면 회장 취임과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간 국내 주요 4대 그룹 중 총수가 회장이 아닌 곳은 삼성뿐이었다. 이미 그룹 총수로 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하긴 했으나, 공식적으로 '삼성 회장' 타이틀을 달면서 본격적으로 '이재용의 삼성' 시대가 본격 작동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 신임 회장이 가장 급선무로 해야 할 것은, 반도체 산업의 성장 기반과 역량을 꼽았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852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1.39% 감소했다. 

 

실적 버팀목이던 메모리 반도체가 부진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지며 세트(완성품) 수요가 위축된 영향이 컸다. 이에 지난해 인텔로부터 3년 만에 탈환했던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 1위 업체인 대만의 TSMC에 내주게 됐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당초 권한과 책임에 맞는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앞으로 이 회장의 의사 결정이 매우 중요해졌다”며 “여기에 걸맞는 책임 있는 경영을 이어나가야 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특히 반도체 부분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이를 반전시킨다는 관점으로 볼 때, 결국 기존에 잘하던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아울러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할 시점이다”고 말했다. 

 

이사회도 이 부회장의 회장 결정이 글로벌 대외 여건이 악화한 상황에서 책임 경영 강화와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절실하다는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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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0일 오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공장 시찰을 안내한 뒤 인사말을 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신임 회장. / 연합뉴스

 

업계는 이 회장의 공식 취임 이후 삼성전자의 강도 높은 인적 쇄신, 그룹 컨트롤타워 구축, 공격적인 M&A(인수·합병) 등이 나타나 기업 호재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사내 게시판에 ‘미래를 위한 도전’이란 글을 올리고 기술투자와 인재양성, 창의적 조직문화, 사회환원 등을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로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주가가 오를 듯하다가 오르지 못하는 미스터리에 둘러싸인 채 투자자들의 속을 태우자, 증권사들은 목표가를 낮췄다.

 

하지만 증권가는 이 부회장의 승진과 함께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여력이 남았다는 전망을 내놨다.

 

KB증권은 반도체 다운사이클에서 차별화한 낸드 수익성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높은 이익 창출로 경쟁력 확인이 기대된다면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 7만5000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하나증권도 경쟁업체들 대비 우월한 수익성·풍부한 현금을 기반으로 다운사이클 대응 방식에서 확실히 차별화된 모습을 보인다면서, 삼성전자에 대해 목표가 7만8000원을 유지했다.

 

박재근 한양대학교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반도체가 삼성전자의 가장 중요한 핵심 분야로, 현재 메모리는 경쟁사들의 추격 격차를 벌이기 위해 연구개발(R&D)과 인력 확보를 위해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 교수는 “특히 파운드리와 시스템 반도체가 TSMC에 비해 열악한 부분이 있어서, 이들의 IT 중심 우위는 물론 차량용 반도체 투자를 확대해서 TSMC를 추격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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