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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마케팅, '미운 오리새끼'에서 '화려한 백조'로 탈바꿈한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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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영 기자
입력 : 2022.11.20 05:00 ㅣ 수정 : 2022.11.20 05:00

신개념 냉장고 수납공간 디오스 '매직도어', '슴게팅' 논란으로 질타
스마트폰 G2, 제품 무료 제공 행사에 인파 몰려 경찰 출동 해프닝
노트북 LG그램 신형제품, 실제 무게보다 더 늘려 발표해 빈축
스마트폰 V10 테두리에 20K 금 도금·이어폰 '쿼드비트3'에 'AKG' 튜닝도 홍보 누락
LG전자 '2022 한국PR대상'에서 마케팅 PR부문 최우수상 거머줘
‘F·U·N 경험’이 거듭된 마케팅 실패를 환골탈태 시킨 '기적'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조주완 LG전자 사장의 고객감동 노력의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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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진행한 LG 싱큐 방탈출 카페 시즌1 ‘할아버지 공장의 비밀’ PR캠페인 [사진 = LG전자]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LG전자는 한때 마케팅 부서가 있는 지 의심이 들 만큼 제품 특장점을 제대로 알리는 마케팅 실력이 없다는 혹병을 받았다.

 

그런데 최근 ‘젊은 리더십’ 구광모(44) LG그룹 회장과 ‘F·U·N 경험’ 전략을 앞세운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기업문화가 다소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LG그룹에서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던 신선한 마케팅으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  F·U·N 경험은 한발 앞선(First)·독특한(Unique)·누구도 생각하지 못한(New) 혁신적인 고객경험을 뜻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F·U·N 경험은 특히 MZ세대(20~40대 연령층) 등 젊은 층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힘입어 ‘LG ThinQ(LG 씽큐) 방탈출 카페 시즌1-할아버지 공장의 비밀’은 ‘2022 한국PR대상’에서 마케팅 PR부문 최우수상을 거머쥐는 영예를 안았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마케팅 실패자’라는 치욕스러운 꼬리표를 떼고 ‘이색 마케팅'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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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G2가 내린다면’ 포스터와 LG 그램 관련 게시글 [사진 = LG전자/트위터 갈무리]

 

■ '마케팅팀 부재설(說)'까지 나돈 LG전자 마케팅 '흑역사'

 

LG전자에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전설처럼 내려오는 마케팅 실패작들이 있다. 이제는 우스개 소재로 회자되는 사례들이지만 당시만 해도 회사와 관련없는 사람들까지도 LG전자 마케팅의 심각성을 우려할 정도였다. 

 

LG전자는 2010년 신개념 냉장고 수납공간 디오스 ‘매직도어’의 높은 활용도를 알리는 행사에서 홍보 모델의 특정 신체부위를 강조해 이른바 ‘슴게팅(가슴 마케팅의 줄인말)’이라는 흑역사를 남겼다. 특히 관련 사진이 행사 홍보 사진으로 공식 배포돼 여성인권단체 등으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2013년에는 스마트폰 ‘G2’ 교환권이 담긴 풍선을 띄워 날려 이를 가져오는 소비자 100명에게 ‘G2’를 무료로 제공하는 행사를 기획했는데 당시 경품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경찰이 긴급출동하고 부상자까지 발생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장점을 부풀리면 모를까 숨겨서 질타 받는 건 보기 드문 일인데 LG전자는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노트북 ‘LG 그램’은 출시 초기에 성능 대비 가벼운 무게가 강점이었다. LG전자는 2015년 14인치 모델을 출시해 ‘1인치 더 크지만 무게는 그대로 980g’라고 홍보했다. 가장 먼저 출시한 그램이 13.3인치 화면에 980g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실제 무게를 측정하면 963g인데 실제보다 무겁게 발표했다’는 말이 나돌았다. 당시 LG전자는 도색 작업에서 도료 오차, 저울 오차 등을 감안해 스펙 표기를 980g로 결정했다고 해명했지만 소비자 혹평을 피할 수 없었다. 

 

이 밖에 LG전자 스마트폰 ‘V10’ 측면 테두리에 88.33%의 순도의 금(20K)을 입힌 점과 V10에 동봉된 번들 이어폰 ‘쿼드비트3’는 세계적 음향제품 전문기업 ‘AKG’ 튜닝을 거쳤다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 

 

LG전자의 마케팅 실수가 거듭되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LG전자 마케팅팀 부재설(說)’, ‘마케팅을 못하는 게 마케팅’ 등의 조롱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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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의 차원이 다른 화질과 게이밍 성능을 체험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 ‘금성오락실’ [사진 = LG전자]

 

■ LG전자, 마케팅 PR부문 최우수상 수상…‘F·U·N 경험’의 힘

 

성능이 우수한 제품으로 ‘가전은 LG’라는 수식어까지 탄생시켰지만 제품에 대한 마케팅 부족으로 혹평을 받아 온 LG전자가 마침내 반전 드라마를 썼다.

 

LG전자는 지난 9일 ‘2022 한국PR대상’에서 지난 4월 진행한 LG 싱큐 방탈출 카페 시즌1 ‘할아버지 공장의 비밀’ PR캠페인으로 마케팅 PR부문 최우수상을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LG 씽큐 방탈출 카페 시즌1은 방탈출 게임 콘셉트로 많은 고객이 LG 씽큐 앱의 혁신 기능과 초연결 경험을 보다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된 복합문화체험공간이다.

 

부엌, 거실, 서재, 세탁실 등 테마공간에서 LG 씽큐 앱을 이용해 다양한 가전과 IoT(사물인터넷) 기기를 작동하고 숨겨진 단서를 얻어 이를 통해 제한된 시간 안에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시즌1은 소비자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어 서울 강남역 인근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일상비일상의틈’에서 ‘LG 싱큐 방탈출 카페 시즌2’가 운영됐다. 

 

LG전자는 “고객들이 씽큐 앱을 이용한 혁신적인 지능형 라이프스타일을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도록 이끈 점이 특징”이라며 “앞으로 제품, 서비스외에 고객이 기억으로 남기고 싶은 경험을 계속 제공해 고객들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LG 싱큐 방탈출 카페 외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의 차원 높은 화질과 게이밍 성능을 체험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임시매장) ‘금성오락실’도 운영했다. 이번 행사는 서울 성수와 강남, 부산 등 시즌3에 걸쳐 진행됐다. 특히 가장 먼저 문을 연 성수동 금성오락실은 하루 평균 400명 이상이 방문할 만큼 큰 호응을 얻었다. 

 

이 밖에 지난 여름에는 ‘젊음의 거리’ 홍대에서 젊은층들이 LG전자 스마트 스탠드형 TV '스탠바이미'를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해질 무렵 여름 해변 콘셉트의 ‘LG 스탠바이미 클럽’을 운영해 눈길을 끌었다.

 

30대 직장인 박모 씨는 “LG전자 제품을 사용해 본 사람들은 분명 좋다고 말하는데 안 써본 사람은 그걸 잘 모른다”며 “요즘 LG전자가 기획하는 행사를 보면 스마트폰 사업도 이렇게만 홍보했다면 사업을 철수하지 않고 지금까지 이어갈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기존 마케팅은 제품을 어떻게든 판매하려는 속내가 훤히 들여다 보여 괜히 반감이 들었다"며 "지금은 재미 요소가 크다보니 판매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불편함이 덜하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LG전자 마케팅이 호평을 받는 데에는 조주완 사장이 공식 취임한 올해 1월 신년 메시지를 통해 제시한 혁신 고객가치를 실현하는 ‘F·U·N 경험’ 전략에 토대를 두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요즘에는 소비자들이 제품이 아니라 경험을 구매한다고 말을 많이 한다”며 “과거에는 문서로 된 제품 사양 자료만 보고 구매했다면 이제는 직접 사용해 보고 본인에 맞는 제품을 구매하고 싶어 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따라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사용해 보고 그것이 본인에게 어떤 가치를 주느냐를 경험할 수 있는 마케팅 기법을 늘리려 한다”며 “방탈출, 스탠바이미 클럽, 금성오락실 등도 이러한 노력의 대표적인 예”라고 부연했다.

 

그는 또 “이러한 마케팅이 정확하게 얼마만큼 실적으로 이어질 지 는 말하기가 어렵다”며 “실적을 위한 마케팅에 국한하지 않고 고객에게 상품을 소개하고 제품 경험을 선사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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