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분 기자 입력 : 2022.11.08 07:49 ㅣ 수정 : 2022.11.08 12:02
삼성전자, 6만선 회복... 긍정적 신호탄, 600만 주주 돌파 영향도 연말 주가 상승 요인 3가지 의견...증권가, 삼성전자 목표가 상향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가는 8일 삼성전자(005930)에 대한 연말 랠리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주가가 연말까지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매년 삼성전자가 11~12월 연말 랠리를 이어오곤 했던 과거 패턴과 '이재용 회장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했던 점이 맞물려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가 최근 ‘6만 선’ 인근에서 오르락내리락하며, 연이은 ‘6만 전자’ 안착 시도를 반복하는 것도 주가에 긍정적이란 평가다. 다만 삼성전자가 당장 무언가를 한다고 해서 단기에 주가가 방향성을 굳히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주가는 연말까지 달러 약세와 물가 상승 둔화 여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외국인 수급, 중국 경기 등에 의해서 결정될 가능성 크다. 즉 삼성전자를 둘러싼 외부 요인이 기업 펀더멘털보다 우위를 점하며 주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얘기다.
여하튼 올해 ‘5만 선’마저 위협받던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외국인의 순매수세에 힘입어 전일 ‘6만 선’을 회복했다. 지난달에는 외국인 순매수세에 힘입어 일부 주가를 만회하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5만3100원에서 6만200원까지 우상향했다.
문제는 지속해서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면서 연말 랠리 기대감에 부흥할 수 있냐는 거다. 그동안 삼성전자에 대한 연말 랠리 기대감은 여러 곳에서 포착됐다. 삼성전자의 다음 해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점,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큰 점 등이 지목됐다.
지난해는 폴더블폰을 통해 스마트폰 매출이 성장세를 상당수 이끌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 여기에다 비메모리 반도체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분석도 한몫했다.
올해는 삼성전자의 가장 아픈 곳이 스마트폰 사업부다. 아이폰에 뒤진 프리미엄 폰의 지위를 다시 회복해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또한 삼성전자 주주 수는 처음으로 600만명을 넘어섰다. 증시 침체에도 개인투자자(개미)들은 부지런히 삼성전자를 담은 셈이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삼성전자의 연말 주가 상승에 대해 △경쟁사 감산에 따른 2023년 재고 감소 기대 △TSMC 대안으로 부상 △달러 약세 및 외국인 수급 개선을 꼽았다.
다만 업황 부진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초점을 뒀다. 개인투자자들은 실적에도 주목했다. 올해 3분기 ‘어닝 쇼크’(실적 충격) 낸 삼성전자가 4분기도 실적도 부진할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현재 반도체 재고가 급증했고 4분기는 더욱 재고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러한 요인들은 이미 삼성전자 주가에 반영됐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000660)와 마이크론 등이 잇따라 메모리 감산 계획을 발표하며 긴축 경영에 나선 가운데, 삼성전자는 이를 깨고 “감산은 없다”고 선언했다.
업계는 이러한 감산·투자 축소로 내년 공급은 감소해 시장이 개선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같은 결정이 삼성전자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도 봤다.
염 이사는 “수요는 삼성전자 측에서 내년 2분기부터 개선을 언급했다”며 “이르면 내년 2분기, 늦어도 3분기에는 재고가 감소하고 반도체 가격은 상승하면서 실적도 개선될 전망으로 이를 지금 주가에 반영 중”이라고 언급했다.
또 7나노 이하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TSMC와 삼성전자만 할 수 있는 영역도 주가에 호재로 떠오른다.
특히 시진핑의 3연임으로 외국인의 주요 아시아 투자처인 대만을 향한 중국의 위협이 커지면서 TSMC 주가는 지난 한 달간 11.12% 하락했다. 반면 삼성전자 주가는 7.61% 상승했다.
그는 “TSMC의 주요 고객사는 애플 등 미국 기업으로, 미국 빅테크 기업들 입장에서 TSMC에만 주문을 주는 것은 리스크가 큰 상황이다”며 “이를 대체할 기업은 삼성전자로, 향후 삼성전자의 파운드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며 기술적으로도 3나노는 삼성전자가 먼저 진입해서 기술도 오히려 선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속도 완화와 중국 경기 부양 기대에 따른 달러 약세로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최근 지속 순매수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시진핑 1인 독재 체제 구축에 따른 리스크로 중국 증시에서 외국인이 빠져나가고 있어 한국 시장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는 한국 대표 기업으로 외국인 순매수의 영향을 받고 있다.
염 이사는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저평가돼 여전히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으로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하단에 위치해 가격 매력 보유, 달러 약세가 당분간 이어진다면 수급 개선도 지속될 수 있어 점진적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남은 기간 우선순위로 둘 것은 경쟁사와의 초격차 전략을 지속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메모리에서는 최근 마이크론이 D램과 낸드에서 빠른 속도로 격차를 줄이고 있고, 파운드리에서는 인텔이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향후 삼성전자를 위협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염 이사는 “그동안 삼성전자는 반 박자 빠른 기술 개발로 반도체 시장을 주도했다”며 “지금 중국의 추격도 무서운 상황으로, 막대한 자금을 앞세운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성공한다면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는 깜깜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러한 것들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경쟁사를 압도할 수 있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초격차를 유지할 것이란 판단이다.
주병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삼성전자는 미중갈등과 에너지전환, RE100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큰 전환기를 맞았다고 볼 수 있다”며 “미중 기술패권에서 중국시장 진출 제한의 문제를 떠안게 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세계 시장의 주도권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삼성전자가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이재용 회장 체제로 회사에 사법리스크가 가중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이점을 이용해 이재용회장 개인의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려 것으로 보인다. 큰 전환기에 오너 일가의 사적 이해관계에 집착하기 보다는 어떻게 기술격차를 만들고 RE100 목표를 달성할 것인가에 매진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일부 증권사에서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상향하며 상승 전망을 내놨다. NH투자증권(005940)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6만7000원에서 7만2000원으로 상향했고, 다올투자증권(030210)도 6만8000원에서 6만9000원으로 목표주가를 소폭 상향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2024년 이익 추정치 상향과 밸류에이션 기준연도를 2023년으로 변경한 점을 긍정적으로 봤다”며 “메모리 업체들의 2023년 설비투자 축소로 인해 2024년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예상되고 이로 인한 이익 증가 폭이 이전 예상 대비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