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 청년층 지난해 여전사서 4조6000억원 대출…금리 상승‧시장 침체에 이자부담 커져
2021년 청년층 여전사 대출 규모 4조6132억원
부동산‧주식‧가상화폐 투자 열풍에 대출 증가
금리 상승기 투자 자산 가치 하락해 부실 우려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지난해 2030세대 청년층이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사(이하, 여전사)에서 대출받은 금액이 4조6000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부동산과 주식, 가상화폐 등에 투자를 하기 위해 빚을 낸 청년세대의 부실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29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여전업권에 신규 유입된 청년 차주는 20대 14만면, 30대 33만명 등 총 47만699명이다. 이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28만5892명과 비교해 1.5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전체 신규 차주 가운데 청년층의 비중도 37.1%로 2019년보다 1%포인트(p) 증가했다.
지난해 청년층이 여전사에서 대출받은 금액 규모는 4조6231억원이다. 2019년 2조4154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3955억원으로, 2019년 1781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신용대출의 경우 4조2277억원으로 2019년 2조2373억원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청년층의 대출 규모가 증가한데는 부동산‧주식‧가상화폐 등에 투자를 하기 위해 돈을 빌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청년층 가운데 특히 20대의 여전사 대출 유입이 두드러졌다. 20대는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 등이 대부분인 만큼 대출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여전사의 문을 두드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여전사에서 20대 차주가 대출한 금액은 1조2107억원이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대출액 증가율은 98%를 넘어선다. 이는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하지만 올 들어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른 반면 부동산 경기 침체, 주식‧가상화폐 시장 하락 등 자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빚을 내 투자한 청년들의 부실화가 가속화하는 상황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4.03%다. 이는 전월과 비교해 0.81%p 오른 수치다. 또 같은 시기 기준 카드사를 제외한 여전사들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도 14.55%로 높은 상황이다.
여전사 대출금리가 오른 데는 여전채 금리 상승이라는 배경이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지난 25일 기준 5.895%로, 1월 3일 2.420%와 비교해 두 배 이상 올랐다. 앞서 지난 21일에는 6.082%까지 오르면서 6%대에 들어서기도 했다. 여전채 금리가 6%대에 들어선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빚을 내면서까지 투자한 부동산‧주식‧가상화폐등 자산가치가 급락하면서 청년층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빌린 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어 당국의 관리 감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지난 25일 여전업계와 함께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열고 자금 조달 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당국과 업계는 최근 금리 상승 및 자금시장 변동성으로 유동성과 자산 건전성 관리가 필수적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금융당국은 금융시장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여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투자를 위해 빚을 낸 청년들이 자산 가치 하락과 대출이자 상승에 큰 부담을 갖게 되는 상황"이라며 "부실대출 위험이 큰 만큼 연체율 관리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여전채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출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다"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업권의 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청년층 부실화가 가속화한다면 업계는 물론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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