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하던 카드론 금리, 조달부담 심화에 결국 오름세로 돌아서
8월 카드론 평균금리 13.22%…전월 比 0.35%p 상승
기준금리 인상에 여전채 금리도 급등…자금조달 적신호
"역마진 우려 나오는 상황에 카드론 금리 오를 수밖에"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기준금리 인상에도 내림세를 보이던 카드론 금리가 지난달 오름세로 돌아섰다. 여전채 금리가 역대 최고치를 나타내면서 조달부담이 심화돼 우대금리 제공 등 금리 인하를 이어가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2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3.22%다. 이는 전월 12.87%와 비교해 0.35%p 상승한 수치다.
카드론 평균금리는 기준금리가 인상되는 와중에도 지난 7월까지는 하락세를 유지해왔다. 기준금리는 올해 1월 0.25%p 인상되면서 1.25%를 기록했다. 이후 4월 1.50%, 5월 1.75%, 7월 2.25%, 8월 2.50%로 꾸준히 인상됐다. 그러나 7개 전업카드사의 올해 카드론 평균금리는 △1월 13.66% △3월 13.26% △6월 12.92% △7월 12.87%로 낮아져 기준금리와 반대 양상을 보였다.
카드론 금리가 상승세로 전환된 배경으로는 여전채 금리 급등이 지목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5.343%를 기록했다. 올초 2.420%였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뛴 것이다.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회사채 발행으로 운영자금 대부분을 조달한다. 때문에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 자금조달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이는 카드론을 이용하는 차주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간 여전채 금리가 지속적으로 인상됐음에도 카드사들이 카드론 금리를 올리지 않은 이유는 미리 조달한 자금으로 대출 서비스를 운영하기 때문이다. 금리가 낮을 때 조달한 자금으로 대출 상품을 취급해 낮은 금리를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또 카드론은 중저신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데, 인터넷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면서 차주를 끌어모으기 위해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등 금리인하 경쟁을 펼친 것이다.
하지만 여전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카드업계는 카드론 금리를 더 이상 낮출 수 있는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오는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또다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카드업계는 자금조달에 적신호가 켜졌다.
카드사들은 올초부터 기업어음(CP) 발행을 확대하고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늘리는 등 자금조달을 다각화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주된 자금조달 창구는 여전채여서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 카드론 등 대출상품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준금리 인상이나 여전채 금리 인상이 카드론 대출 상품에는 바로 적용되지 않는다"면서 "그간 낮은 금리로 조달한 자금으로 대출상품을 운용해 왔는데, 금리인상이 지속되면서 더 이상 카드론 금리를 낮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전채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역마진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카드론 평균금리는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만 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하면 차주들의 부담도 커지는 만큼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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