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이슈] '이재명 국감' 몰두한 국민의힘과 "나에 대해 질문하라"고 맞선 김동연 지사...경기도 국감의 승자는 누구?
국민의힘, 경기도 국감을 정치공세의 장으로 끌고가, 이재명 대표 관련 의혹과 김동연 지사의 대권야망 집중 제기
김동연 경기지사, "정책 추진 이유는 정치적인 구호도 아니고 당의 주도권이나 대권 후보도 더더욱 아니야" 강조
[뉴스투데이=모도원 기자] 지난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일정을 마지막으로 한 국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는 번번이 '진풍경'이 벌어졌다.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 경기도지사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의혹을 겨냥한 질의에 집중했고, 김동연 경기도 지사는 "나에 대해 질문하라"고 맞섰다.
김 지사의 대응은 수사 중인 사건에 도지사의 발언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답변을 거부했고, 정책 관련 질의에는 의원들의 지적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식이었다.
결과적으로 민선 8기 경기도의 첫 국감은 표면상 이재명 국감으로 전락한 것으로 비치지만, 내용상으로는 도민의 입장에서 도정 정책을 감사하라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승리라는 평가다.
■ 국정감사는 행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정치과정 / 경기도정과 무관한 이재명 대표 공격한 여당 의원들은 '패자', "경기도정을 질책하라"는 김동연 지사가 '승자'
사실 국회의 각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경기도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재명 대표에 대한 자료를 대거 요구해 ‘이재명 국감’을 예고했다.
첫 순서인 지난 14일 국토정보위원회의 국감에서 여당은 질의응답 초반부터 이재명 대표와 관련된 백현동 특혜 의혹을 꺼내 들었다. 이에 야당은 맞불 성격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처가가 연루된 양평 공흥지구 개발 사업을 언급하며 맞불작전을 폈다.
김동연 지사는 백현동 관련 여당 의원 질의에 대해 “수사 중인 사건이기 때문에 국정감사 장소에서 의견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고 국정감사 취지에 맞지 않다”라고 일축했다.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여당 의원들은 지속적으로 김동연 지사와 이재명 대표를 연결했다. 김 지사는 “제가 이재명을 얘기하고 있나, 전 김동연이다”라고 말했다. 정치공방에서 벗어나 도정에 집중한 답변을 이어갔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김 지사의 공약인 경기북부특별자치도와 관련해 “이재명 대표가 작년 국감에서 분도를 반대했다. 현 민주당 대표가 반대했던 사안을 설득해서 추진하겠다는 건가”라며 질문했고, 김 지사는 “그렇다”라고 답했다. 조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뜻을 꺾고 추진하시면 앞으로 민주당 대권후보는 김 지사가 되겠다”라며 비꼬았다.
조 의원은 또 쿠팡 화재 당시 이 대표가 떡볶이 먹방을 한 것과 화성 제약공장 화재 당시 김 지사가 아주대 축구 시축 행사에 참여한 것을 엮으며 “경기도의 전·현직 지사가 큰 사망사고가 났는데 먹방과 시축을 하느냐, 도민 안전을 챙기는거냐”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답변에서 “저는 전임지사들이 보수 진보 막론하고 이권을 정치적으로 이용했거나 형식적으로 한 것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제가 경기 북도를 하려는 것는 정치적인 구호도 아니고 당의 주도권이나 대권 후보를 위해서는 더더욱 아니고 경기 북도 발전시키기 위해서 그렇다”라고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조 의원이 계속해서 이재명 대표와 연관된 질문으로 일관하자 김 지사는 “왜 자꾸 말꼬리를 잡는지 모르겠다. 제가 이재명을 이야기하고 있나, 전 김동연이다”라고 맞받았다.
이어 김 지사는 “제가 그동안 경제정책을 하면서 가장 (북부 지역이)성장잠재력이 높은 지역이라서 발전시키고 싶다. 그 생각밖에 없단 말씀을 드린다”라며 “이 (제약공장)화재는 아시다시피 미리 예측된 것이 아니다. 화재가 나자마자 제가 소방본부장에게 바로 지시했고, 관리하도록 했고, 적절하게 통제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물론 빨리 쫒아가서 보면 좋았겠지만 이미 일정이 잡혀있던 것이기 때문에 그 내용을 가지고 도민 안전을 소홀히 한다고 얘기하면 죄송한 말씀이지만 좀 서운하다”라며 “누구보다 도민 안전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정감사는 의회가 행정부의 정책에 대해 송곳질문을 해서 문제점을 드러내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정치과정이다. 따라서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현재의 경기 도정과 무관한 질문으로 일관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패자이고 "경기 도정을 질책하라"고 맞선 김동연 지사가 승자라는 평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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