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포스코그룹 최정우 호(號), 수소 생산· 운송·저장·활용해 탈탄소 선도기업 '우뚝'
2030년까지 수소 사업추진 가속화 로드맵 마련
2050년 700만t 수소 생산역량 갖춰 글로벌 일류기업 도약
최정우 회장 "뜻 모아 수소환원제철로 함께 떠나면 탄소중립 앞당겨 질 것"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최정우(65·사진) 회장이 이끄는 포스코그룹이 ‘수소’ 생산 및 운송·저장·활용 등 모든 영역에서 사업을 추진해 탈(脫)탄소 시대를 이끄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한다.
특히 포스코그룹은 글로벌 수소 공급망을 구축해 2030년까지 수소 50만t, 2050년까지 700만t 규모를 생산하는 체제를 갖출 방침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이 목표를 두고 있는 수소 생산량 700만t 가운데 500만t은 그룹 내부용으로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는 대표적인 친환경 연료로 일컬어지고 있다. 다만 수소는 생산 못지않게 활용이 다른 연료보다 어려워 전 세계 어느 기업도 쉽게 뛰어들지 못하는 실정이다.
수소 활용이 어려운 대목이지만 포스코그룹은 수소사업에 대한 장기 비전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를 통해 2050년에 세계 최고 기술을 갖춘 '수소기업'으로 자리매김할 방침이다.
■ 전사적 역량이 수소로 귀결...소재 사업과 마찬가지로 시너지 효과 기대
수소사업 육성에는 포스코그룹 계열사 대부분이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포스코그룹 역량이 집결된 배터리 소재 사업이 그룹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는 점을 웅변한다.
포스코그룹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가 세계 여러 광산과 채굴권을 확보하고 포스코가 관련 광물에 대한 제련을 담당하며 포스코케미칼이 이를 활용해 양극재·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는 형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포스코그룹이 전사적으로 사업이 펼쳐 소재 사업이 탄탄한 성장가도를 달릴 수 있게 됐다. 장기 사업인 수소 미래도 밝다. 포스코홀딩스는 해외 기업과 수소생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포스코는 이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한 강재를 제공한다.
종합상사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탄소 포집·저장(CCS) 추진과 함께 글로벌 수소무역을 담당하며 포스코에너지와 포스코건설은 수소터미널 구축, 수소플랜트 설계·조달·시공(EPC) 업무를 맡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수소 생산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약 1296억달러(약 185조원)에서 2025년 2014억달러(약 289조원)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그룹이 추진하는 수소사업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내는 수소 생산시장을 선점하고 미개척시장인 수소 저장·활용까지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이는 결국 수소사업이 그룹의 장기 성장동력원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 수소 생산부터 운송·저장·활용까지 구체적인 로드맵 갖춰
포스코그룹이 수소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마련한 ‘그린수소 사업모델’에는 수소 생산부터 운송, 저장, 활용까지 모든 사업 부문을 담고 있다. 그린수소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수전해 방식(물 전기분해)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것을 뜻한다.
수소 생산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포스코홀딩스는 재생에너지 여건이 우수한 국가는 물론 관련 기업과 손잡고 그린수소 프로젝트를 개발·투자한다.
이 과정에서 포스코 및 포스코홀딩스는 호주 자원개발기업 핸콕(Hancock), 인도 재생에너지기업 그린코(Greenko), 국내 최대 수소 생산·판매 전문기업 어프로티움(APPROTIUM) 등과 수소사업 부문에서 주요 조건 합의서(HoA)·양해각서(MOU) 등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와 핸콕은 △수소 생산을 위한 파일럿 설비 투자 △저탄소 철강원료 HBI 공장 신설 △철광석 광산 개발 등을 함께 추진 중이다.
이 외에 포스코는 그린코와 그린수소·암모니아(NH3) 생산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하고 있으며 어프로티움과 탄소 포집·활용(CCU)을 통한 청정수소 생산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해외에서 생산된 수소를 효율적으로 이송하기 위해 암모니아 합성 및 선박 운송, 수소터미널 활용 등이 뒤따라야 한다.
포스코는 이러한 과정에 필요한 수소 저장탱크와 파이프용 강재를 생산한다. 또한 포스코에너지는 수소 터미널 구축, 포스코건설은 수소플랜트 EPC를 담당한다.
수소는 기체상태에서 폭발 위험성이 있고 액화하려면 영하 253˚C로 냉각해야 한다. 포스코는 이 같은 위험성 및 취급 상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한 수소용 강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영하 45도에서도 용접부가 외부 충격에 견딜 수 있게 개발된 기체 수소 이송용 배관을 수소 시범도시인 경기도 안산과 경상남도 울산에 성공적으로 적용했다. 이뿐 아니라 극저온 환경을 견디는 고망간강과 고강도 스테인리스강을 활용한 수소 저장탱크에 대한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는 수소사업을 추진해 그룹 역량이 과거에 비해 크게 강화되는 모습"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포스코그룹은 암모니아 형태로 운송된 물질이 터미널에 저장되면 성질변환을 통해 이를 다시 수소로 추출해 수소환원제철, 발전, 수소차 등에 공급할 방침이다.
수소환원제철은 철광석과 수소의 화학반응을 통해 철을 추출하는 공법이다. 이 공법은 기존에 석탄을 촉매제로 활용한 철 추출 방법보다 친환경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스코그룹은 2030년까지 국내외에서 추진 중인 수소 생산 프로젝트를 통해 수소를 연간 50만t을 생산해 철강분야 25만t, 발전분야 33만t, 탈탄소 산업용 7만t을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철강분야 수소 수요는 수소환원제철로 본격적으로 탈바꿈하는 2030년대 중반 이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수소환원제철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듯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이달 12~13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수소환원제철 국제포럼에 참석해 “철강업계 탄소배출 문제를 해결할 열쇠는 수소환원제철”이라며 “매우 도전적인 목표이기 때문에 혼자 가면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즉 최 회장은 혼자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포스코가 보유한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활용해 협력업체와 수소 시대를 활짝 열자는 메시지를 내비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에서 포스코와 스웨덴 철강업체 SSAB가 가장 첨단화된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최 회장은 철강업계 최강자에 안주하지 않고 향후 '먹거리'인 수소 분야에서도 정상을 노리고 있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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