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 회장 ESG 패스트 무버로 우뚝 ②] 스마트팩토리로 세계 1등 제품 산실 만든다(하)

전소영 기자 입력 : 2022.10.14 05:00 ㅣ 수정 : 2022.10.14 05:00

효성그룹, 스판덱스·타이어코드 등 세계 1등 상품 앞다퉈 내놔
조현준 회장, 최정상 첨단기술력으로 국내외 사업장 '스마트팩토리'로 바꿔
전 세계 자동차 2대 가운데 1대에 효성 타이어코드 소재 장착
조 회장의 '기술 초격차' 전략이 세계 1등 제품 양산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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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54·사진) 회장이 이끄는 효성그룹은 그야말로 탄탄대로(坦坦大路)를 걷고 있다. 조 회장이 2017년 회장으로 취임한 이래 효성은 불과 5년 만에 영업이익을 3배 이상 늘리는 기염을 토했다. 효성이 괄목상대할 만한 성장을 일궈낸 배경에는 세계 1위 제품 초격차(경쟁업체가 따라올 수 없는 기술격차)를 늘렸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미래 먹거리'인 친환경·신소재 기술 확보, 선제적 투자를 통한 안정적 공급망 구축까지 일궈낸 조현준 호(號)의 전략이 주효했다. 뉴스투데이는 최근 몇 년간 대내외 불확실성 에서도 효성의 순항을 이끈 조 회장의 사업 전략을 다룬 기획물을 시작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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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사진=효성 홈페이지]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기업이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발굴해 경쟁력을 키워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원천기술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것도 이에 못지 않은 핵심 과제다.  첨단 기술력은 곧 미래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조현준 회장이 이끄는 효성그룹도 예외는 아니다. 

 

효성그룹이 최근 주력하는 수소와 리사이클 섬유, 탄소섬유 등 친환경 에너지, 신소재 개발 근간에도 원천기술력이 자리잡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에 확보한 제품과 기술로 품질 혁신을 일궈내 더 많은 첨단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효성그룹 계열 섬유소재 업체 효성티앤씨는 주력 제품 '스판덱스(spandex)'로 세계 1위에 등극했다. 나일론과 2∼3가지 섬유를 섞어 만든 소재인 스판덱스는 신축성이 뛰어나 활동하기에 편하고 내구성, 발한성(땀을 흡수하는 능력), 건조성이 뛰어나 속옷, 안감, 겉옷 등 여러 가지 용도로 쓰인다. 

 

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 기술력을 활용해 100% 재생 폐기물로 생산한 재활용 섬유, 다양한 색상을 갖춘 섬유를 내놔 업계 관심을 모았다. 

 

화학섬유 제조업체 효성첨단소재도 첨단 기술력을 뽐내고 있다.

 

효성첨단소재가 개발해 내놓은 ‘폴리에스터(PET) 타이어코드’ 기술력 역시 첨단 고성능 특수섬유를 개발하는 힘이 됐다. 타이어코드는 타이어 속에서 뼈대 역할을 하는 고강도 섬유 보강재다. 효성첨단소재는 승용차 타이어에 주로 쓰이는 PET 타이어코드 시장에서 전세계 시장점유율이 46%가 넘는 세계 1위 업체다.

 

효성은 세계 최정상 기술력을 기반으로 전 세계 소비자에게 고품질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국내외 사업을 '스마트팩토리'로 바꾸고 있다. 스마트팩토리는 공장 생산 라인을 컴퓨터 네트워크로 접속해 생산성을 높이고 품질을 향상시키는 지능형 공장이다. 이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IT(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해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고객 요구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조현준 회장 의지를 반영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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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효성첨단소재의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시장 점유율은 약 46%로 알려졌다. [사진 = 효성 홈페이지]

 

■ 조현준 회장, 원천기술력 기반으로 ‘품질 혁신’ 일궈내

 

효성은 과거부터 이어져 온 원천기술력을 기반으로 제품 품질을 높이고 제품군을 다양하게 넓혀가고 있다. 

 

요가복, 레깅스 소재로 활용되는 스판덱스 시장을 효성이 장악하고 있는 점이 대표적인 예다.  효성티앤씨가 만드는 스판덱스는 전 세계 시장점유율이 33%를 넘어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섬유업계 반도체’라고 불리는 스판덱스는 고부가가치 기능성 섬유로 알려졌다.  효성티앤씨는 1989년부터 스판덱스 개발에 나섰으며 1992년 독자기술을 활용해 국내 기업 최초로 스판덱스 개발에 성공했다.  이를 토대로 효성티앤씨는 전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왔다. 

 

스판덱스 원천기술력은 소비자 수요는 물론 경쟁업체와의 차별성을 고려한 혁신제품을 탄생시키는 저력이 됐다.  100% 재생 폐기물로 생산한 재활용 스판덱스 ‘크레오라 리젠(creora® regen)’, 다양한 색을 갖춘 ‘크레오라 컬러플러스(creora® color+)’ 등이 대표적인 예다. 크레오라는 효성티앤씨의 대표 스판덱스 브랜드다. 

 

효성첨단소재의 주력 상품 타이어코드도 원천 기술력을 토대로 한 기술 초격차(경쟁업체가 따라올 수 없는 기술격차)의 결과물이다. 

 

효성첨단소재는 1968년 국내 최초로 나일론 타이어코드를 생산했으며 10년 후인 1978년 국내 독자기술로 승용차 타이어에 주로 활용되는 PET 타이어코드 생산에 성공했다. 전 세계 PET 타이어코드 시장에서 효성첨단소재의 시장점유율은 46%를 넘어섰다. 쉽게 설명하면 전 세계 자동차 2대 가운데 1대는 효성 타이어코드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원천기술을 토대로 기술격차를 벌여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조현준 회장의 선제적인 투자 전략이 자리잡고 있다.

 

효성은 1999년 'C(China·차이나)-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이를 주도한 인물이 조 회장이다. 이후 효성은 2007년 인도, 2008년 터키 등 각국에 스판덱스 공장을 설립했고 2010년에 세계 시장점유율 최정상에 올라섰다.

 

효성은 스판덱스 시장에서 명실상부한 세계 1위업체이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았다. 특히 전 세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맹위를 떨치기 시작한 2020년 효성은 터키와 브라질 스판덱스 공장에 약 1000억원을 투자했고 이를 통해 글로벌 스판덱스 생산능력을 3만5000t까지 늘렸다.

 

당시 조현준 회장은 “유럽고객의 생산기점이 되는 터키를 중심으로 유럽 프리미엄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경쟁사와의 초격차를 늘려 부동의 세계 1위 위상을 굳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의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 확대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져 애슬레저 웨어(운동복) 등 스포츠 의류에 스판덱스 수요가 폭증했다.  결국 조 회장의 선제적인 투자는 스판덱스 시장에서 효성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셈이다.

 

효성은 또 지난 2018년 글로벌 타이어코드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베트남 꽝남성 공장 설비를 늘렸다. 이에 따라 효성은 베트남 중부 꽝남성 땀탕공단 내 제2공장 용지에 1억5200만달러(약 1700억원) 규모 PET와 나일론 타이어코드 생산설비를 갖추는 계획을 마련했다. 

 

이는 전 세계 고객에게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이를 통해 세계 1위 업체의 위상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글로벌 마케팅 전략의 하나인 셈이다.

 

효성 관계자는 “베트남 꽝남성 투자가 마무리되면 베트남 남부에 이어 중부까지 이어지는 복합생산기지를 갖춰 전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수출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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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생산 및 경영 혁신을 목표로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주문해 왔다. [사진 = 효성 홈페이지]

 

■ '스마트팩토리, 선택 아닌 필수'…조현준 호(號) '데이터경영' 철학 돋보여

 

조 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생산 및 경영 혁신을 목표로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이 가지고 있는 원천기술에 정보통신기술(ICT)이 더해지면 보다 더 유연하고 최적화된 생산 환경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효성은 공정 자동화,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해 전 세계 공장을 '스마트팩토리'로 탈바꿈했다.

 

대표적인 예가 효성그룹 계열 IT 전문 자회사 효성ITX다. 효성그룹은 효성ITX를 주축으로 각 공장 상황을 면밀하게 점검해 △표준 데이터 수집 및 데이터 관리 시스템 구축 △데이터 분석 및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자동공정제어 체계 구축 등 3가지 분야에 역점을 뒀다.

 

이를 토대로 중국·베트남·인도 등 해외사업장은 물론 효성티앤씨 구미공장·효성화학 용연공장 등 국내 사업장을 스마트팩토리로 바꿨다. 효성은 또한 2018년부터 중국 취저우·자싱·광둥·주하이와 베트남 동나이, 브라질, 터키 등 7개 해외 스판덱스 공장을 스마트팩토리화(化) 했다.

 

이 덕분에 원료 수입부터 생산, 출하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제품 상태나 설비 상황 등 관련 데이터를 수집·분석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생산 현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고 품질 저하 등 리스크를 감지하는 전 공정 제어도 훨씬 쉬워졌다.

 

조현준 회장은 글로벌 초경쟁 시대에 효성이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성공을 거머쥘 수 있는 데 고심하고 있다. 조 회장은 이를 위해 효성이 속도·효율성에 기반한 '민첩한(Agile)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에서 스마트팩토리 구축은 제조업체가 해야 할 필수 조치”라며 “이를 기반으로 초일류 수준의 품질 개선, 신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 전 세계 시장을 더욱 장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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