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해외 출장길 오른 까닭은…차별화된 ‘투자플랫폼’ 강화 박차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지난 18일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 총 6일간 미국과 영국을 방문하는 일정이다.
이번 출장에서 미국주식 중개 서비스 강화를 위해 미국 현지 리서치기업과 독점적 사업 협약을 체결하고, 영국 런던에서 IR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정 사장이 취임 당시 강조한 ‘플랫폼 사업자’의 그림이 더욱 견고해졌다는 평가이다.
■ 정영채 사장, 美·英 출장 통해 독점적 사업 협약·IR 컨퍼런스 개최
지난 20일(현지시간)에는 미국 뉴욕에서 현지 리서치 전문 기업인 밸류라인과 독점적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밸류라인은 1931년 설립된 리서치 전문 기업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및 나스닥100 기업에 대한 분석 정보와 증시 및 경제 분석 리포트, 모델 포트폴리오 추천 등 전문화된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다.
밸류라인 리서치에서는 주요 지수 종목에 대한 한 페이지 요약 리포트를 매주 제공하고, 셀렉션&오피니언 섹션을 통해 리스크 성향에 따른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리포트도 발간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사업 협약을 통해 밸류라인 리서치의 원문 리포트와 번역 및 편집된 일부 리포트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독점적 제휴에는 NH투자증권 뉴욕현지법인의 역할이 컸다. 뉴욕현지법인은 정 사장의 ‘투자플랫폼 육성’ 철학에 맞춰 오래전부터 기틀을 다져 왔다.
실제로 정 사장은 취임 이후 주기적으로 뉴욕을 방문하고, 뉴욕법인에 IB데스크를 설치하는 등 많은 공을 들인 바 있다.
NH투자증권은 뉴욕에서의 사업 협약에 이어 지난 21~22일(현지시간)에는 영국 런던의 안다즈 호텔에서 주요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NHIS-메이뱅크 코리아 코퍼레이트 데이 2022’를 개최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유럽 지역 협력사인 메이뱅크와 공동 주관했다.
이번 행사에는 SK하이닉스와 현대자동차, 카카오, KB금융지주, 신한금융그룹, LG전자 SK텔레콤, NH투자증권, 오스템임플란트 등 국내 9개사가 참여했으며, 런던 현지 40여개의 투자기관의 투자자 7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 기간에는 약 170건의 대면 및 비대면 방식의 미팅이 진행됐는데, 그중 일부 미팅에는 정 사장이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의 해외 컨퍼런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약 3년 만에 재개된 것이다. 2005년부터 아시아나 유럽, 미주지역에서의 지속적인 글로벌 컨퍼런스 개최를 통해 해외 투자기관들의 국내 주요 산업 및 기업에 대한 투자유치를 주도하고 있다.
정 사장은 출장 기간 내 사업 협약과 컨퍼런스 개최 외에도 차별화된 플랫폼 서비스 구축을 위해 미국 현지의 공모주와 비상장 주식 및 부동산 투자 중개 등 서비스 범위의 단계적 확대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각국 현지의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와 부동산, 사모펀드, ESG, 소수점 거래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 중인 핀테크사를 발굴하고, 이를 국내 투자자 성향과 관련 법령에 맞게끔 커스터마이징해 소개한다는 전략이다.
■ 강남금융센터 개점 및 빅데이터 경진대회 개최…플랫폼화 박차
NH투자증권은 올해 들어 미래형 점포를 개점하고 빅데이터 경진대회를 진행하는 등 자사 서비스의 플랫폼화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개점한 NH투자증권 강남금융센터는 기존 고액자산가를 포함해 강남역 인근 투자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과 늘어나는 비대면 고객들을 타겟으로 다양한 고객 니즈를 아우르는 미래형 센터의 모습을 플래그십 형태로 구현했다.
강남금융센터는 강남대로WM센터와 교대역WM센터를 통합해 강남역 사거리에 위치한 전용면적 924m2(약 280평) 규모의 대형 점포다. 업계 최초로 ‘9 to 7서비스’를 도입, 상담 시간을 확대해 접근 편의성을 높였다. 또 ‘네이버 예약시스템’을 통해 대기 없이 상담을 받을 수도 있다.
오는 4분기에는 STM(스마트 텔러 머신)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는 증권업계 최초로, 계좌 관련 업무나 타점 업부도 진행할 수 있다.
고객별 맞춤형 공간을 구분한 비대면 고객 전용 공간도 제공한다. 해당 공간에는 전문 직원을 통한 모바일 앱 관련 일대일 인적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대형 스크린을 통한 해외 증시 동향 등 다양한 투자정보를 접할 수 있다.
정 사장은 강남금융센터 개점에 대해 “이를 통해 당사의 미래형 센터 모델을 정착시키고, 고객의 만족도와 함께 NH투자증권만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강남금융센터의 플래그십 서비스 정착 시, 전국적 확대를 실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업계 최초로 도입된 NH투자증권의 클라우드 기반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통해 진행하는 빅데이터 경진대회 ‘데이터, 문화가 되다’를 개최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NH투자증권 빅데이터 경진대회는 국내외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참신한 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대회로, 디지털 인재 양성을 위해 2020년부터 매년 진행하고 있다.
이번 대회 과제는 ‘디지털 고객 분석을 통한 투자 큐레이션 개인화 컨텐츠 제안’이다. 예선은 데이터 기반으로 고객의 특성을 파악해 분류하는 모형 개발로 진행하고, 본선은 고객의 온라인활동 데이터를 활용한 세부적 고객 분류와 개인화된 투자 컨텐츠 제안 평가로 진행된다.
내달 17일까지 참가 희망자를 모집하는 이번 대회는 대상 및 우수상 수상자에게 체험형 인턴십 및 NH투자증권 입사 지원 시 서류전형 절차가 면제되는 입사 특전이 부여된다.
정중락 NH투자증권 WM 디지털사업부 대표는 “빅데이터 분석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업계에서 활용되는 데이터를 직접 다루고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현장에서 평가받을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NH투자증권은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을 통해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개방하고 외부의 신선한 분석과 서비스 아이디어 확보로 새로운 경쟁력을 쌓아 갈 것”이라고 말했다.
■ 정 사장이 취임부터 강조한 ‘플랫폼’ 서비스… '플랫폼 플레이어'로 업계 선도한다
정 사장은 취임 초부터 ‘플랫폼 서비스’를 강조했다. 그는 2018년 취임 당시 “증권업계는 과거 위탁 매매, 단순 중개업에서 벗어나 각자의 강점을 내세운 채널 사업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NH투자증권은 모든 것을 담은 플랫폼을 제공하는 사업자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어 “아마존이 전자상거래로 돈을 버는 것이 아니고, 네이버가 검색으로만 돈을 버는 것이 아니다”며 “증권사 역시 다양한 상품을 담을 수 있어야 고객 가치가 커지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디지털 전환이 증권업계의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현 상황에서, 정 사장이 직접 해외로 나가 핀테크사를 발굴했다는 점은 귀국 이후 NH투자증권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더욱 다양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은 정 사장 취임 이후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디지털 채널 자산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30조4000억원 규모로 2019년 말보다 360% 넘게 증가했다. 디지털 채널의 일평균 주식거래 약정은 1조5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200%가량 늘었다.
또 국내 은행·보험·증권사 55곳을 연결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2030세대 중심의 비대면 고객을 포섭하고 있으며, 고객 포트폴리오를 분석하고 하우스뷰를 제공하는 ‘투자성과리포트’와 고객의 수입·지출을 분석하는 ‘나의 소비’ 등의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고객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리스크 관리를 중심으로 사업 경쟁력을 지켜낸다는 전략이다. 또 모바일 투자자들에게는 차별화된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해 자본시장의 ‘플랫폼 플레이어’로 증권업계를 선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