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등 악몽이 된 우리사주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카카오페이에 다니는 A씨는 요즘 주식시세를 보기가 겁난다. 겨우 6만원을 회복했던 카카오페이가 다시 5만8000원대로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A씨는 카카오페이 주식 3000주를 주당 9만원에 받았다. 돈까지 빌려 2억7000만원을 투자했는데, 현재 가치는 1억7400만원으로 35.5% 손실을 나타내고 있다.
일반청약을 하면 1주도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 천주를 받아 한때 일반인들의 부러움을 샀던 카카오페이 직원들은 연일 계속되는 주가급락에 망연자실한 상태다.
지난해 11월 카카오페이는 우리사주조합에 총 340만주를 배정했다. 당시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직원수는 849명. 직원 1인당 평균 4005주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 매입금액은 3억6000만원에 달하는데, 현재 가치는 2억3200만원으로 대략 1억2800만원씩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페이는 상장 직후 한때 주가가 24만8500원까지 치솟아 우리사주에 투자한 직원들이 주당 15만8500원, 평균 6억3400만원에 달하는 평가차익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류영준 전 대표 등 임원 8명이 상장 직후 자사주 44만 여주를 팔았다는 소식에 주가가 미끄러지기 시작하더니 2대주주인 알리페이가 블록딜로 주식을 대량 처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본격적인 하락세로 돌아서 급기야 공모가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카카오뱅크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6일 우리사주 보호예수가 끝났는데 6일 종가는 2만5600원으로 공모가 3만9000원을 한참 밑돌고 있다.
카카오뱅크 역시 지난해 8월 상장 당시 우리사주조합에 전체 공모 물량의 19.5%인 1274만 4642주를 3만9000원에 배정했다. 대부분의 직원이 우리사주 청약에 참가했으며 직원 1인당 평균 1만2567주를 배정받았다. 투자금액은 4억9011만원에 달했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직후 주가가 장중 9만4400원으로 치솟아 우리사주를 받은 직원들은 평균 6억9600만원의 평가차익을 나타내며 대박이 기대됐으나 1년이 지난 현재는 1억7000만원에 달하는 막대한 평가손을 보고 있다.
더욱이 카카오뱅크 직원들은 우리사주 담보대출을 받은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담보유지 비율(70%) 밑으로 떨어지면 자칫 강제청산 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주가가 가장 많이 빠진 종목은 크래프톤이다. 크래프톤은 우리사주조합에 총 35만1525주를 배정했다. 공모가는 49만8000원으로 직원 1인당 평균 278주를 받았다. 투자금액은 평균 1억3840만원인데, 현재 주가는 23만5500원으로 공모가 대비 52.8% 하락했다.
크래프톤 우리사주는 지난달 10일부로 보호예수가 해제됐으며 현재는 우리사주를 매매할 수 있는 상황이다. 크래프톤은 대출받은 직원들을 위해 추가 담보를 제공했으며 장병규 의장이 사재를 출연해 주식을 매수하면서 주가하락을 막아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