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2.08.26 12:25 ㅣ 수정 : 2022.08.26 12:25
인턴활동하면 취업 잘 된다는 인식 확산되며 3학년부터 인턴자리 구하며 사실상 취업활동 들어가는 일본 대학생들 취업준비 피로감 호소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내년 일본 취업시장은 올해보다 활동시기가 더 앞당겨질 전망이다. 여름방학에 참여하는 인턴십이 취업의 전초전으로 자리 잡으면서 3학년이 되자마자 취업을 신경 쓰는 학생들이 크게 증가했고 기업은 물론 대학들도 학생들의 인턴참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이른 취업활동은 기정사실이 되고 있다.
이에 앞서 일본 정부는 2023년까지는 인턴에 참여한 학생정보를 채용에 이용하지 말 것을 기업들에 요청하였지만 실질적인 제제방안은 없는 탓에 굳이 정부 요청을 지키려는 기업도 없을뿐더러 취준생들 역시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인턴십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취업정보사이트 디스코가 5월에 실시한 조사결과를 보면 대학교 3학년생 1189명 중 94.5%가 여름방학에 실시되는 인턴십에 참가할 것이라고 답했다.
사무실을 견학하거나 실천적인 업무를 체험할 수 있는 인턴 활동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았는데 취업하고자 하는 직무와 기업 등이 자신의 기대와 일치하는지 입사지원 전에 확인하고 싶다는 목소리들이 특히 많았다.
덕분에 대학교 3학년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턴설명회도 채용설명회 못지않게 북새통을 이뤘다. 대형 취업포털 마이나비가 지난 7월 중순에 카나가와현(神奈川県)에서 개최한 인턴 합동설명회에는 하루 동안 1500명이 넘는 취준생들이 몰려들어 문전성시를 이루었고 일부 부스들은 만석을 넘어 통로를 가로막을 정도로 인파가 몰려 기업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대학들 역시 학생들의 인턴활동을 지원하는 단계를 넘어 적극적인 홍보와 참여를 독려하는 쪽으로 자세를 바꾸고 있다.
한 예로 리츠메이칸대학(立命館大学)의 취업센터는 인턴경력 활용법 등을 소개하는 교육를 올해 처음 개최했는데 예상을 넘는 200명 이상의 학생들이 참가했다.
메이지대학(明治大学) 역시 올해부터 업계연구 등에 관한 취업이벤트의 개최시기를 가을학기에서 봄 학기로 반년 앞당겼다. 인턴채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6월 이전에 관련 정보를 습득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수요가 높아진 탓인데 실제로 같은 프로그램임에도 작년보다 학생참여율이 높아졌다는 것이 대학 관계자의 설명이다.
물론 가장 바빠진 것은 실제로 인재를 채용하는 기업들이다. 디스코가 올해 6월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과반 수 이상의 기업들이 일본 정부가 지정한 채용홍보 일정 전에 취업정보회사가 주최하는 대형 채용이벤트에 참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로 인력확보에 조바심을 내는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들도 마찬가지인데 미츠이 스미토모 해상화재보험(三井住友海上火災保険)은 보험상품 설계나 과실비율 산출과 같은 업무체험형 인턴십을 올해부터 처음으로 실시하기 시작했고 히타치제작소(日立製作所) 역시도 전문지식을 가진 학생들을 채용으로 연결하기 위해 작년부터 실무형 인턴십을 진행해오고 있다.
다만 모든 취준생들이 앞당겨진 취업활동을 반기는 것은 아니다. 마이나비의 인턴 합동설명회에 참가한 남학생은 ‘IT관련 학과이기 때문에 과제가 많은데다가 아르바이트까지 하고 있어 취업활동과 병행이 어렵다’며 앞당겨지는 취업활동 일정에 불안감을 드러냈다.
여기에 인턴 프로그램을 바라보는 일본 정부와 기업들 간에도 여전히 시각차가 있어 추가적인 불협화음의 가능성도 남아있다.
일본 정부는 5일 이상 실제 직무를 체험한 경우에만 인턴으로 인정하고 관련 정보를 2024년 취업시장부터 활용할 수 있다고 못 박았지만 올해 인턴십을 실시한 기업의 80% 이상은 하루짜리 인턴을 실시했고 직무체험이 아닌 기업홍보에 치중한 것으로 나타나 과연 2024년까지 이러한 간극을 메울 수 있을지도 여전히 과제로 남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