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에 뜬 ‘연 3%대’ 예금···인뱅들, 다시 금리 인상 카드 꺼내나

유한일 기자 입력 : 2022.06.28 07:11 ㅣ 수정 : 2022.06.28 07:11

기준금리 인상에 시중은행 수신금리↑
예금금리 연 3%대 상품도 속속 등장
시중은행 맹추격에 인뱅과 격차 축소
수신고 확대 위한 금리 경쟁력 필수
“인상 계획 없어” 당장은 안 올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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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3사. 위쪽부터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최근 시중은행들의 공격적인 수신금리 인상에 ‘연 3%대’ 예금 상품이 등장했다. 금리 상승기 속 기본금리 인상과 우대금리 혜택 등으로 고객 유치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시중은행 수신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인뱅)들의 긴장감도 높아지는 모양새다. 그간 시중은행보다 파격적인 금리 제공으로 고객을 모았지만, 점점 격차가 줄어들면서 인뱅들의 금리 매력도도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대표 상품인 ‘하나의 정기예금’ 12개월 이상 가입 고객에 대해 연 3% 이자를 일괄 제공한다. 가입 기간은 12개월 단위이며 최대 60개월까지 가능하다. 

 

우리은행도 12개월 만기 시 최대 연 3%의 금리를 주는 ‘우리 특판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18개월로 가입하면 적용 금리가 연 3.2%로 오른다. 이 상품은 2조원 한도로 나왔으며 전일 오후 2시 기준 잔액은 약 2100억원 수준이다. 

 

시중은행 예금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저금리 기조 속 ‘쥐꼬리 이자’를 지급했던 과거와 달리, 시중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분을 수신금리에 빠르게 적용하면서 예금금리도 뛰고 있다. 

 

수신금리 인상에 따라 은행에 시중 자금이 몰리는 ‘역(逆) 머니무브’ 현상도 가속하고 있다. 금리 인상기 예·적금 상품 매력도가 높아진 만큼, 시중은행들 입장에선 경쟁력 있는 금리 제공으로 고객 유치에 나설 필요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최근 금융당국이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 차이) 공시 등 은행권 금리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점도 시중은행들의 수신금리 인상을 부추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중은행들의 이 같은 ‘금리 드라이브’에 가장 긴장하는 건 인뱅들이다. 같은 가입 기간에서 시중은행 금리가 인뱅을 뛰어 넘는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현재 인뱅 3사(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 중 가장 높은 예금 금리를 제공하는 건 케이뱅크로 ‘코드K 정기예금’ 12개월 가입 고객에게 연 3% 금리를 적용한다. 같은 기간으로 했을 때 하나은행 예금 금리와 같은 수준이다. 

 

케이뱅크도 가입 기간을 24개월로 늘리면 연 3.20%의 금리가 나오지만, 같은 금리의 우리은행 특판 상품은 기간이 18개월로 더 짧다. 은행에 오래 돈을 묶어놓는 걸 선호하지 않는 고객은 우리은행 예금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카카오뱅크 정기예금’ 12개월 금리는 연 2.50%로 이미 시중은행에 역전 당했다. 기간을 36개월(연 3.00%)로 늘려야 하나은행과 비슷한 수준의 금리가 나온다. 

 

그간 인뱅 흥행을 이끌었던 건 금리 경쟁력이다. 예·적금 상품에서 시중은행 대비 높은 기본금리를 제공하며 고객 흡수에 성공했다. 하지만 최근 시중은행들의 추격이 빨라지면서 금리 경쟁력도 약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인뱅들이 시중은행과의 금리 경쟁력에서 밀릴 경우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수신고 확대 어려움이다. 이런 상황에 올해 기준금리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인뱅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앞으로 인뱅들은 수신고 규모와 금리 인상 여력을 저울질하며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장 시중은행 금리 추격을 고려한 예·적금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는다. 

 

인뱅 업계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 금리가 높은 건 사실이지만 최대 금리를 받기 위해선 여러 조건이 있을 것”이라며 “금리 경쟁력은 갖춰야겠지만, 당장 인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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