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훈의 광고썰전 (85)] 진로 두꺼비·에쓰오일 구도일·메리츠화재 걱정인형... 잘 키운 캐릭터 하나 열 빅모델 부럽지 않다
신재훈 입력 : 2022.06.19 05:10 ㅣ 수정 : 2022.06.20 16:16
캐릭터의 성공은 지속적 관심과 활용에 달려
[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빅모델 선호사상이 지배하는 대한민국 광고계에서 빅모델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가진 캐릭터 모델들이 있다. 그 주인공은 진로 두꺼비, 에쓰오일 구도일, 메리츠화재 걱정인형이다.
두꺼비는 주당들에겐 너무도 익숙한 캐릭터이며 소주를 상징하는 심볼이기도 하다. 잠시 겨울잠을 자고 있던 두꺼비가 “진로 이즈 백”이라는 캠페인을 통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돌아온 두꺼비는 패키지, 광고, 프로모션 등 마케팅의 모든 영역에서 맹활약 중이다.
특히 광고에서의 활약이 눈에 띈다.
서핑하는 두꺼비, 높이뛰기 하는 두꺼비, 항해하는 두꺼비 등 인간이 하는 모든 것을 두꺼비가 척척 해낸다. 그 뿐만이 아니라 가수 “비”와 함께 두꺼”비”가 함께 깡을 하는 광고 콜라보는 물론 다양한 연예프로를 종횡무진 누비며 아예 연예계로 진출했다.
구도일의 경우 브랜드, 비즈니스 카테고리와의 연관성 측면에서 특히 주목할 만하다. 캐릭터 모양이 방금 정제한 깨끗한 기름방울을 모티브로 하여 때묻지 않은 씩씩한 아이의 친근한 모습으로 형상화 되었고 이름 또한 좋은 기름을 뜻하는 영어 “Good oil”을 소리 나는 대로 적은 “구도일”이다.
캐릭터 이름과 생김새 자체가 좋은 기름인 것이다. 구도일 캐릭터를 활용한 장기간에 걸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오일의 핵심가치를 자신의 브랜드 자산으로 만들었다.
두꺼비와 구도일이 기업이 만든 자체 제작 캐릭터라면 걱정인형은 이미 존재했던 기존 인형들을 활용한 캐릭터다.
걱정인형은 마야 문명의 발상지인 과테말라에서 오래 전부터 전해오는 인형이다. 아이가 걱정으로 잠들지 못할 때 부모들은 작은 천 가방에 인형을 넣어 선물한다.
그리고 아이에게 걱정인형이 걱정을 가져갔다고 이야기한다. 이 말과 함께 아이들의 모든 걱정은 사라진다.
걱정인형은 “걱정은 내게 맡겨, 그리고 너는 편하게 잠이나 자”라고 속삭인다. 듣기만 해도 위로가 되는 그 듬직한 역할 덕분에 세계의 많은 어린이들로부터 사랑 받고 있다.
걱정인형이라는 재미있는 이름과 개성 넘치는 독특한 6개의 캐릭터로 구성된 캐릭터 자체의 매력도가 이러한 인기에 한몫을 하였다. 그러나 캐릭터의 매력도 못지않게 성공에 기여한 것은 “걱정을 없애준다”는 컨셉과의 시너지다.
걱정인형을 활용하는 것은 보험의 핵심가치를 자신의 브랜드 자산으로 만드는 일이다.
보험의 존재 이유가 나쁜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없애고 안심하게 해주는 것이고 이는 “걱정”을 없애주는 걱정인형이 하는 일이 정확히 일치하기 때문이다. 물론 보험회사가 대가를 바라는 것에 비해 걱정인형은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지만 말이다.
이들 캐릭터의 가장 큰 성공요인은 브랜드와의 연관성 그리고 캐릭터 자체의 매력도다. 그러나 아이를 제대로 키우려면 부모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듯 캐릭터도 낳기만 하면 스스로 크는 것이 아니라 잘 성장 시키기 위한 다양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신재훈 프로필▶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