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2.05.25 07:26 ㅣ 수정 : 2022.05.25 07:26
올해 총 공모액 13.4조 중 LG엔솔 비중 ‘94%’ LG엔솔 빼면 ‘7천억’, 전년 동기 대비 13.2% 공모액 ‘천억’ 이상도 LG엔솔 제외하면 ‘0건’ 증권사들 IPO 취소로 날린 수수료 ‘256억원’ “증시 좋지 않아…IPO 시장 환경도 힘들 듯”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올해 들어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신규 상장사들의 공모금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13%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거래소 전자공시(KIND)에 따르면 이날 기준 스팩·재상장·코넥스 상장사를 제외하고 올해 들어 새롭게 상장한 종목은 지난해(34개)보다 8개 적은 총 26개다.
이들 종목의 총 공모금액은 13조4631억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약 5조3980억원)의 약 2.5배 수준이다.
여기서 지난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액 12조7500억원을 제외하면 올해 신규 상장사들의 공모액은 71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2%에 불과하다.
이처럼 올해 상장사들의 공모금액이 감소한 이유는 최근 지속되는 거시경제 불안에 기업공개(IPO) ‘대어’로 평가받던 기업들이 상장 계획을 철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6개 기업(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 대명에너지, 보로노이)이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단계에서 IPO 계획을 중단했다.
그중 대명에너지는 IPO를 재개해 지난 16일 상장했으나, 당시 공모액은 지난 3월 공모금액 최상단 1305억원의 약 28.7%인 375억원으로 낮아졌다.
이들 기업의 희망공모가 밴드 상단 기준 공모액 합계는 2조9793억원이고, 최소 공모액은 보로노이의 1300억원으로 모두 100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었다.
올해 공모금액이 1000억원을 넘기는 경우는 LG에너지솔루션 단 한 곳뿐이었으며, 두 번째로 공모액이 컸던 종목은 975억원어치를 공모한 코람코더원리츠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개(SK아이이테크놀로지, SK바이오사이언스, 네오이뮨텍, 피비파마, 솔루엠)보다 4개 적은 수치다.
대형 공모가 연달아 취소되며 상장을 주관했던 증권사들이 받지 못한 수수료도 수백억원대에 달한다.
증권사는 통상 IPO를 주관할 때 공모금액의 0.8% 내외의 기본 수수료를 받는데, 상장 계획 취소로 증권사들이 받지 못한 수수료는 256억6266만원 규모다.
일각에서는 하반기에 증시 회복과 동시에 IPO 시장에도 분위기 반전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타나기도 했다. 최근 몇 년간 신규 상장이 하반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9년에는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21개와 58개, 2020년에는 각각 12개와 64개, 지난해에는 41개와 56개의 신규 상장이 이뤄지며 하반기에 치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고위 인사들이 지속적으로 금리 인상에 대해 언급하며 하반기에도 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 신규 상장을 추진 중인 기업들의 계획 연기·취소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통 이맘때쯤 IPO를 준비하는 기업들이 많은데, 올해는 다들 눈치를 보고 있는 모습”이라며 “지난해 같았으면 없었을 상장을 추진했던 일부 기업의 고평가 논란도 올해는 시장 환경이 좋지가 않아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당분간 IPO 시장이 회복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증시 불안으로 시장 수요가 위축돼 당분간 IPO 시장은 회복세를 찾을 가능성이 작다”며 “본격적인 증시 반등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IPO를 추진하던 기업들이 계획을 철회나 연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