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어닝쇼크’ LG생활건강, 2분기엔 반등의 날갯짓 기대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6450억원, 영업이익 1756억원을 기록했다고 11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19.2%, 52.6% 감소한 수치로 어닝쇼크 수준이다. LG생건의 주가도 최전성기와 비교했을 때 거의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LG생건이 이 같은 성적표를 받은 이유는 중국이 봉쇄됐기 때문이다.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경제 수도인 상하이를 6주째 봉쇄하고 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감염이 지속되자 수도인 베이징까지 봉쇄했다. 현재 베이징 지하철역, 시내버스 3580여 개의 운영을 중단한 상황이다.
또 ‘큰 손’으로 불리는 따이공(보따리상)의 발도 묶였다. 코로나19 확산 전 따이공은 시내 면세점 매출의 70%, 공항을 포함한 면세점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중국 대도시가 봉쇄되면서 따이공의 활동이 위축됐다.
중국은 LG생건의 화장품 해외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는 LG생건의 ‘빨간 불’의 원인이 됐다.
또한 LG생건은 럭셔리 브랜드 ‘후’의 세컨드 브랜드로 ‘숨’, ‘오휘’ 등을 밀고 있지만 이들의 매출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화장품의 원료인 수입 팜유 가격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앞서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 인도네시아는 지난 1월 팜유 수출을 제한했다. 그 결과 국내 수입 팜유의 가격이 톤당 1400달러 선을 넘었다. 2년 전에 비해 2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비축한 팜유가 있기야 하겠지마는 이조차도 소진된다면 원재료값의 증가는 또 하나의 악재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2분기 실적엔 ‘파란 불’이 켜질 전망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해 야외활동 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돼 화장품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견된다.
뿐만 아니라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중국 인사 중 최고위급으로 꼽히는 왕치산 국가부주석이 참석하면서 대중국 교역이 이전보다 활발할 것으로 점쳐진다. 또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가 해제되고 따이공의 영업이 활발해지면 해외 매출과 면세점 매출도 상승할 전망이다.
지난달 20일 북미시장 공략을 위해 인수한 미국 크렘샵(㈜The Crème Shop) 인수 효과도 2분기 실적에 어느 정도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생활용품과 음료사업도 2분기 성수기를 맞아 1분기보다는 실적 상승이 기대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리오프닝 본격화로 국내 주요 백화점의 화장품 매출이 급증했다는 소식이 있다르며,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중국사업도 다시 기지개를 켤 것으로 사료된다. 지금 현재 주가는 상당히 저평가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11일 LG생건의 주가는 최전성기(지난해 7월)에 비해 약 55% 감소한 81만1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정도로 낮은 주가는 손에 꼽을만한 수준이다. LG생건의 2분기 실적에 청신호가 켜진다면 반등의 여지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