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천정부지 배달비에 정부 '공시제' 처방… 약발 먹힐까?
전문가 "배달비 인하 효과 보기 어렵고, 담합 일어날 수도" 분석
#최소주문금액이 1만5000원인데 배달비가 7000원이라고 해서 식당에 방문했어요. 배달비가 음식값의 절반이라니 이젠 배달도 못 시켜 먹겠어요.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 플랫폼들이 앞다퉈 단건 배달을 내놓으면서 라이더(배달원)들의 몸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이와 동시에 배달비도 고공행진 중이다. 바로고, 생각대로 등 배달대행 업체는 올해 1월부터 배달대행 수수료를 500~1000원 올렸다.
이런 상황에서 배민, 쿠팡이츠가 최근 배달 수수료 요금제 개편에 나섰다. 계속된 출혈 경쟁으로 인해 적자가 늘어나자 새로운 돌파구로 요금제 개편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민, 쿠팡이츠은 그동안 진행했던 현금 프로모션을 종료하고 새로운 요금제를 도입했다.
먼저 쿠팡이츠는 지난 3일 요금제를 △수수료 일반형 △수수료 절약형 △배달비 절약형 △배달비 포함형 등 4가지로 나눴다. 자영업자들은 필요에 따라 이중 한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수수료 일반형을 기준으로 1만5000원어치 음식을 주문하면 중개 수수료 1470원을 쿠팡이츠에 지불하고 배달비는 업주의 판단에 따라 소비자와 나눠 부담하면 된다.
쿠팡이츠에 이어 배달 업계 1위 배민도 단건 배달 서비스인 배민1의 배달 요금제를 바꿨다.
배민1의 새 요금제는 △기본형 △배달비 절약형 △배달비 통합형으로 구성된다.
기본형은 중개 수수료 6.8%에 배달비 6000원으로 구성됐다. 기존 중개 수수료 12%에 배달비 6000원 보다 절반 가량 인하한 것이다.
배달비 절약형은 중개 수수료 15%에 주문금액에 따라 식당이 900~2900원, 소비자가 0~3900원 배달비를 부담하는 것이다. 객단가가 낮은 메뉴를 판매하는 식당이 배달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는 이 요금제를 이용하면 좋다.
통합형은 중개 수수료 27%만 있을 뿐, 별도로 부과되는 배달비는 없다.
새로운 요금제는 서울, 경기, 인천 지역에서 우선 적용되고 추후 타지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쿠팡이 배달 요금제 변경에 대해 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거기에 배민도 조치를 취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배달 플랫폼의 요금제 변경에도 배달비의 고공행진은 멈추지 않고 있다.
배달대행 업체는 올해 1월부터 배달대행 수수료를 500~1000원 정도 올렸다.
또한 여러 집을 들렸다가 오는 배달보다는 바로바로 오는 단건 배달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그에 비해 라이더의 수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러자 기획재정부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의 물가감시센터의 시범조사를 거쳐 2월말 배달비 비교 자료를 내고 플랫폼별 배달 요금을 공개하는 ‘배달비 공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배달 플랫폼 측도 “정책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준수하고, 저희가 협조할 부분에 대해서는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공시제가 급등하고 있는 배달비에 브레이크 역할을 할지는 미지수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공시제도 자체만 볼 때는 좋다. 하지만 이 제도로 인해 배달비를 궁극적으로 낮추게 하는 효과를 불러오기는 어렵다”며 “업체별로 배달비를 올리는데 눈치싸움이 일어날 수도 있고 담합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짚었다.
이어 “라이더들을 확보하기 위해 그들이 말하는 근로조건을 들어주는 등 플랫폼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