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배달계 이단아' 만나플러스, '성실 납세' 판 뒤흔들다

김소희 기자 입력 : 2022.01.28 08:53 ㅣ 수정 : 2022.01.28 08:53

'세금 안떼고 배달료 모두 지급'… 소액부징수制 이용 라이더 모집
업계선 '꼼수 영업' 지적… "성실 납부 플랫폼이 억울하게 욕 먹어"
정치권도 법 개정 움직임… 기재부와 논의 거쳐 개정안 발의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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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만나코퍼레이션(대표 조양현)의 배달대행 플랫폼 만나플러스가 '소액부징수' 마케팅을 발판 삼아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세금을 공제하지 않고 배달비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 라이더들이 기존 배달대행사를 이탈해 만나플러스로 대거 이동하고 있어서다.   

 

이에 배달 업계에서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관종(관심종자)이다” 등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소액부징수는 원천징수세액이 1000원 미만일 경우 세금을 걷지 않는 제도를 말한다. 세액이 적어 징수비용이 더 들 경우 효율성 측면에서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게 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만나플러스는 소액부징수 제도를 이용해 라이더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배달료가 4000원인 경우 사업소득에 3.3%를 징수해야 하지만, 세액이 132원으로 1000원 미만이어서 원천징수 의무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어필한 게 제대로 먹혔다.  

 

문제는 현행법상 소액부징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시점이 명확하게 기재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월 급여나 건당 배달료 중 어떤 기준으로 세금을 징수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나와 있지 않다. 

 

이에 건당 배달료를 받는 라이더들의 경우 배달대행사에서 세금을 떼거나, 본인이 직접 세금 신고를 하지 않으면 소득 금액이 누락돼 세금을 징수할 수 없다. 

 

바로고와 메쉬코리아, 생각대로 등 동종 업계 기업들의 경우 배달 대행 업체와 라이더들에게 건별 배달료에 대해 원천징수를 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만나플러스는 소액부징수를 내세워 배달원에게 '세금을 떼지 않고 배달료를 모두 지급한다'고 홍보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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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만나플러스 홈페이지 갈무리]

 

그러자 라이더들은 기존 소속돼 있던 대행업체를 떠나 100~300원 사이의 세금을 공제하지 않는 만나플러스로 옮겨가고 있다. 

 

배달업계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건당 100~200원은 라이더들에게 큰 금액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이 금액 차이로 대행업체를 바꾸게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라이더들이 소득 신고를 하지 않는다면 성실 납세에 치명적인 문제가 된다”고 꼬집었다. 

 

다른 관계자도 “국세청에서 몇몇 언론을 통해 ‘문제가 없다’고 말했는데, 이런 답변을 내놓기 전에 배달 업계 종사자들과 먼저 얘기를 나눴어야 한다”면서 “일부 라이더는 ‘왜 세금을 떼냐’면서 항의하기도 하는데, 성실 납부한 플랫폼이 억울하게 욕을 먹고 있다. 또 다른 업계에서도 이 같은 꼼수를 사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플랫폼 종사자 고용보험 관련 간담회에 참석한 한 대표는 “소액부징수로 라이더를 빼가는 행태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국세청 측은 “소액부징수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말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국세청 관계자는 “국세청은 집행기관이기 때문에 법에 대해 문제가 있다, 없다를 말 할 수 없다”면서 “세법에 문제점이 있으면, 세법을 만드는 기획재정부와 건의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액부징수에 대해서도 지금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에 건의를 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국회에서도 소액부징수에 대한 문제점이 논의되고 있다. 

 

양향자 무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법의 허점을 이용해 국민이 갖고 있는 납세의 의무를 지키지 않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면서 “국세청과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기재부와 논의를 거쳐 개정안 발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만나플러스 측의 입장을 듣고자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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