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기사회생 기회 2번 더 남아, 최대주주 엠투엔 내달 코스닥시장위 촉각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문은상 전 대표 등 전 경영진의 배임과 횡령문제로 20개월 간 거래가 정지됐던 신라젠이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 관문을 넘지 못하고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다.
하지만 신라젠은 공을 넘겨받은 코스닥시장위원회의 최종심의를 남겨두고 있어 아직 비관도 낙관도 하기 어렵다.
코스닥시장위는 앞으로 20영업일 이내에 심의를 열고 상장폐지 혹은 개선기간부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신라젠은 여기서도 나쁜 결정이 나올 경우 또 다시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 최종결론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열린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신라젠은 계속기업 가치에 대한 불투명으로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다. 기업심사위원회는 신라젠이 최대주주가 바뀌고 1000억원에 달하는 자본을 조달했음에도 신약 파이프라인이 줄어들어 기업가치가 유지될지 불투명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라젠은 문 전 대표 등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 발생으로 2020년 5월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해 주식 거래가 정지됐고 그 해 11월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이후 신라젠은 엠투엔을 새로운 최대주주로 맞이했고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1000억원의 자본을 조달, 새로운 출발을 하는 듯 했다.
엠투엔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처남인 서홍민 회장이 이끄는 범 한화가 기업으로 그동안 신라젠 회생에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 결정을 받음에 따라 최대주주인 엠투엔을 비롯해 신라젠 기존 주주들은 허탈감에 빠져 있다.
특히 상장유지 조건을 충족한 것 아니냐는 기대감에 거래재개를 손꼽아 기다렸던 주주들은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소송도 불사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제 공은 코스닥시장위로 넘어갔다. 코스닥시장위에서 나올 수 있는 시나리오는 두 가지이다. 상장폐지 결정 혹은 개선기간 부여인데, 앞서 코오롱티슈진이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다가 코스닥시장위에서 1년 개선기간을 부여받고 기사회생했던 전례가 있어 신라젠으로선 마지막 기회가 아직 남아있다.
신라젠의 소액주주 수는 주주 명부가 폐쇄된 2020년 말 기준 17만4186명으로 보유 주식의 지분율은 92.60%에 이른다. 이는 최대주주 변경에 따른 지분변동이 반영되지 않은 것인데, 현재 신라젠 최대주주는 엠투엔으로, 지분 18.23%를 보유하고 있다.
신라젠은 거래정지 직전 마지막 종가인 1만2100원을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1조2446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