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에도 판 깨졌는데… 롯데, '6000억' 부르는 미니스톱 품을 수 있을까?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국내 편의점 업계 5위 한국미니스톱의 인수전이 예상외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발을 뺄 것으로 알려졌던 롯데그룹이 본입찰에 참여하면서다. 이제 신세계그룹과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앵커프라이빗에쿼티(이하 앵커PE)에 롯데까지 더해지면서 한국미니스톱을 놓고 열띤 삼파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한국미니스톱은 일본계 편의점 미니스톱의 한국법인으로, 이온그룹 자회사인 일본미니스톱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마감된 한국미니스톱 본입찰에 신세계와 앵커PE뿐 아니라 롯데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롯데는 한국미니스톱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다. 지금으로부터 4년 전 이온그룹과 한국미니스톱 인수를 두고 최종 협상까지 벌이다 결렬된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온그룹은 지난 2018년 실적 부진을 이유로 한국미니스톱 매각을 추진했는데, 당시 약 4000억원을 써낸 롯데가 신세계와 PEF운용사인 글랜우드PE를 제치고 최종 인수 후보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한국미니스톱의 브랜드 유지 및 매각 가격 등을 놓고 이온그룹과 이견을 보이다 결국 판이 깨졌다.
게다가 롯데는 지난달 초 진행된 예비 입찰에도 참여하지 않으면서 이번 한국미니스톱 인수전은 신세계와 앵커PE 간 2파전으로 싱겁게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롯데의 본입찰 참여로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그렇다면 롯데가 돌연 마음을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3위 세븐일레븐을 보유한 롯데가 4위 신세계 이마트24와 더욱 격차를 벌릴 기회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게다가 1·2위인 BGF리테일의 CU와 GS리테일의 GS25도 턱밑까지 쫓아갈 수 있다.
현재 CU와 GS25은 각각 점포 1만5000여개를 갖고 있으며, 세븐일레븐 1만500여개, 이마트24 5100여개, 한국미니스톱 2600여개를 운영 중이다.
이번 한국미니스톱 인수전과 관련해 롯데 측은 “확인이 어렵다”며 최대한 말을 아꼈다. 한국미니스톱의 우선협상대상자는 이달 중 결정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한국미니스톱 인수전도 '파행으로 끝난 4년 전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나온다.
이온그룹이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에 대한 매각 희망가를 6000억원으로 제시하고 있어서다. 이는 증권가에서 평가하는 한국미니스톱의 기업 가치 2000여억원보다 3배나 많은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