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분 기자 입력 : 2021.11.05 09:51 ㅣ 수정 : 2021.11.08 09:57
경제상황 따라 속도 조절...11월 말부터 국채 100억 달러.MBS 50억 달러씩 축소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결정으로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시장의 분위기와 달리 시장 전문가들은 해당 재료가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 등으로 변동성은 있을 수 있지만, 예고된 결정이라 그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시장은 기준금리 인상을 우려했으나, 파월 연준 의장의 비둘기적(통화 완화 선호) 발언 등으로 전일까지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 이어갔다.
그동안 국내외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불안하게 했던 테이퍼링 결정 여부로 불안 요소가 일부 해소된 건 사실이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쉽게 사그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유동성 여건은 통제에 들어가지만 금리인상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어 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으로 유동성 여건이 줄어가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연준 자산이 늘 것이고 비둘기파적인 파월의장 발언은 채권보다 주식시장에 긍정적일 것”이라며 “하지만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당일 연준의 매파발언(통화긴축)에 장기금리와 주가가 하락했던 것과 이번 회의는 반대 성향을 보여 위험 자산 중심의 테스트는 아직 남았다”고 판단했다.
지난 FOMC에서 연준 내부적으로도 금리인상에 대한 의견 차이가 크지 않았다.
첫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2022년으로 앞당겨진 점을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연준 내 통화정책 스탠스도 점차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은 경기와 물가, 금융시장 여건에 맞춰 테이퍼링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으나 내년 상반기 중 유동성 공급은 중단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연준은 테이퍼링의 경우 경제 상황에 따라 속도는 조정될 수 있다면서 11월 말부터 국채 100억 달러와 주택저당증권(MBS) 50억 달러씩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테이퍼링 속도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예상보다 큰 폭으로 높아졌을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
연준은 향후 자산매입 축소 속도가 비슷한 수준으로 진행되는 것이 적정하고 있지만, 오는 12월 이후에는 경제 전망의 변화에 따라 매입 속도가 조정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파월 의장은 금리인상의 전제조건인 완전고용 달성이 내년 하반기 정도에는 달성될 수 있다고 봤다. 올해와 같은 고용지표의 회복세면 금리인상 시점을 앞당길 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금리인상까지 “우리는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고 선언했다.
적어도 내년 상반기 테이퍼링이 마무리되고 내년 1분기 인플레이션 부담이 해소될지 여부를 점검하고 금리인상 시그널을 전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일부 문구를 수정했지만, 인플레이션에 ‘일시적’ 표현을 유지했다”며 “연준이 2022년 말까지 한 차례 정도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이후 미국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증시에 영향을 많이 받는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문제는 테이퍼링이 국내 금리 인상에 영향을 줄 것인지를 들여다봐야 한다. 불안요소가 일부 해소된 것으로 보여 투자 심리에는 악영향은 아닐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