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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뽑는 SK온이 내건 '해외주재원 파견' 약속 지켜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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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우 기자
입력 : 2021.11.04 07:09 ㅣ 수정 : 2021.11.04 08:46

SK온 신입사원 채용하면서 미국, 유럽, 중국 등 해외파견을 '당근'으로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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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의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셀 공장 SK battery America, Inc. 전경 [사진=SK온]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 급격하게 이동함에 따라 배터리 기업이 '총아'로 부상하고 있다. 내연기관차는 다양하고도 복잡한 기계부품들로 구성되지만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가 부품의 절반이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터리 성능이 전기차의 경쟁력을 결정 짓는 핵심변수이다.

 

이에 따라 배터리기업의 산업적 위상은 급상승 추세이다. LG화학은 배터리부문만 떼어내 LG에너지솔루션으로 분사시켰고, SK온도 지난 10월부터 SK이노베이션에서 분사된 배터리 기업이다. 화학기업의 한 부문에서 독립기업으로 분화하는 중이다.

 

그런 만큼 유능한 인재 쟁탈전도 치열하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최근 대대적인 인재채용에 나서고 있다.

 

그 와중에 SK온이 지난 1일 글로벌 신입사원 수시채용을 시작한다고 발표하면서 눈길을 끄는 조건을 내걸었다. '해외주재원 파견' 조건이다.

 

SK온은 "생산기술, 품질관리, R&D, 비즈니스, 경영지원 등 분야에서 신입사원들을 채용한다"면서 " 특히 생산기술, 품질관리 분야 신입사원들에게는 SK온 만의 독보적인 품질관리 노하우와 생산 안전성 기술을 교육해 미국, 유럽, 중국 등 해외거점에 주재원으로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직장인들에게 해외주재원은 선망의 대상이다. 가족과 함께 해외생활을 누릴 수 있다. 자녀교육에 유리할뿐만 아니라 재테크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선진국 주재원이면 그러한 이득이 더욱 커진다.

 

국내 대학들이 해외유명대학과의 학점교류 등을 내걸고 우수학생을 유치하려는 것과 SK온의 해외주재원 파견 약속은 비슷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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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지동섭 대표가 지난 7월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Story Day)’에서 사업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SK온

 

더욱이 SK온이 파견하려는 국가는 미국, 유럽, 중국 등이다. 이들 국가는 21세기 지구촌을 이끌어가는 3대축이다. 따라서 SK온이 설립된지 한 달만에 내놓은 이번 제안은 매력적이다. 삼성SDI나 LG에너지솔루션등의 입사를 저울질하던 우수 인재가 SK온으로 선회하지말란 법이 없다.

 

관건은 실현가능성이다. 과연 SK온은 이번 약속을 지킬 의지와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일까. 만약에 약속이 높은 확률로 지켜진다면 유능한 인재가 SK온 입사를 선택하는 게 합리적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SK온의 약속은 지켜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전기차기업과의 파트너십 체결 및 해외생산거점 확대 측면에서 SK온이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 공장과 사무실이 늘어나면 그곳에 건너가 근무한 주재원 수요가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SK온 관계자는 "대규모 납품을 위해 미국과 유럽, 중국 등에 대규모 공장도 짓고 있다"면서 "전문 인력을 육성해 해외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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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지동섭 대표(왼쪽에서 세 번째)가 지난 9월 29일(현지 시간), 美 조지아州에 위치한 SKBA를 방문해 건설 담당자들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제2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SK온]

 

■ 폭스바겐, 포드 등과의 납품계약 체결한 SK온의 수주잔고 1600GWh로 선두 부상...글로벌 인재 수요도 급증

 

실제로 SK온은 폭스바겐, 포드에 배터리를 납품하기 위해 현지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주잔고가 급등하고 있다. SK온은 지난 1일 미래에 납품이 확정된 물량을 의미하는 자사의 ‘수주 잔고’가 1600GWh(기가와트시)라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말 분사 이전 SK이노베이션이 밝힌 자사의 수주 잔고는 1000GWh 규모로, 이를 원화로 환산했을 때 약 130조원 수준이었다. 단순히 산술적으로 계산했을 때, 현재 SK온의 수주 잔고는 약 200조~210조원 규모로 보인다.

 

이는 국내의 다른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를 제치고 선두를 차지했다는 게 SK온 측의 주장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수주 잔고는 상반기 말 약 1500GWh로, 당시 원화로 환산했을 때 180조원 규모로 평가됐다. 삼성SDI는 수주 잔고를 공개하지는 않지만, 약 60조원 규모라는 게 업계의 추정치이다.

 

SK온은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올해 상반기 1200GWh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중국의 배터리 제조사 CATL(닝더스다이, 宁德时代)도 제쳐 글로벌 배터리 시장 선두자리에 등극한 것으로 추정된다.

 

SK온은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배터리 공장(SK Battery America, Inc.) 1개, 헝가리에 2개, 중국에 3개의 해외 거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독일의 폭스바겐과도 배터리 공동개발을 위한 합작 법인도 설립됐다. 이번에 채용되는 배터리인재들이 파견될 수 있는 해외 거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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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사진=SK이노베이션]

 

■ SK온 출범하자 마자 미 실리콘밸리 등서 '캠퍼스 리쿠르팅' 시도… 현지채용 빈약할수록 국내 글로벌인재 수요 커져

 

SK온의 글로벌 인재 채용 드라이브는 해외에서도 진행 중이다. 분사 직후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함께 지난달 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글로벌 포럼’을 개최했을 정도이다.

 

당시 글로벌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미국 현지 12개 대학의 이공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현장에서 면접을 진행하는 ‘캠퍼스 리쿠르팅’을 진행하였다. 당시 ‘캠퍼스 리쿠르팅’에 300여명이 몰리며 큰 관심을 받았다.

 

당시 ‘글로벌 포럼’은 과거와 달라진 점이 하나 있었다. 과거 글로벌 포럼을 미국 동부의 뉴저지주에서 진행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서부의 캘리포니아주에서 진행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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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이전에는 동부의 디트로이트 등 제조업과 석유 산업 분야에 강점을 둔 지역을 타겟으로 했지만, 이후에는 ‘실리콘 밸리’ 등 첨단 기술 단지가 있는 지역에 중점을 두었다는 평이다.

 

글로벌 포럼을 진행할 당시, SK이노베이션의 김준 총괄사장은 “회사의 경쟁력은 우수한 인력확보에서 시작한다”고 밝힌 만큼 인력 확보의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SK온의 글로벌 인재 현지채용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는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역설적으로 현지 채용이 빈약할수록 국내에서의 글로벌 인재 채용 및 해외주재원 파견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신입사원 채용 원서접수는 14일까지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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