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파월” 헝다 파산위기 적극적 구두개입에 세계증시 비트코인 일제히 급등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완커(万科)에 이어 중국 2위 부동산재벌회사인 헝다(恒大)그룹이 파산위기를 겪으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큰 혼란에 빠졌지만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적극적 구두 개입 덕분에 한숨을 돌리게 됐다.
22일(현지시간) 불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파월 연준의장은 이날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약 350조원의 부채를 지고 있는 헝다그룹의 파산위기는 중국에만 국한된 문제라며 미국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은 “미국 은행이 헝다그룹 부채에 직접 노출되지 않았으며 헝다의 부채문제는 중국에만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파월 발언이 전해진 직후 헝다 파산위기에 짓눌려 있던 뉴욕 증시는 일제히 큰 폭으로 반등했다.
4거래일 연속 하락했던 다우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 상승한 3만4258.32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은 0.95% 오른 4395.6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02% 상승한 1만4896.85에 각각 장을 마쳤다.
한국이 추석연휴로 주식시장이 열리지 않았던 지난 20일 헝다 파산설이 불거지자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2%에 가까운 하락세를 기록했고 홍콩증시는 3.3% 급락하는 등 세계 증시가 크게 요동치며 23일 개장을 앞둔 국내 투자자들에게 커다란 불안심리를 안겨줬다.
덩달아 큰 폭으로 하락했던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도 큰 폭의 반등에 성공했다.
글로벌 암호화폐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3일 오전 8시 현재 24시간 전보다 6.67% 급등한 4만3580달러를 기록했고, 국내시장에서는 54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앞서 헝다그룹 파산위기가 커지자 위험회피 심리로 인해 한때 4만달러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헝다 파산설에 따른 불안심리는 한 고비 넘겼지만 23일 돌아오는 채권이자 지불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헝다그룹이 발행한 채권규모는 6월말 기준 3030억달러에 달하는데 당장 23일까지 내야하는 이자만 8353만달러에 달하고 29일 지급해야 하는 이자 또한 4500만달러에 달한다.
헝다그룹은 23일 지급해야 하는 이자에 대해 일부 지급계획을 밝혔지만 올해 전체로는 7억달러 정도의 이자를 부담해야 해서 불안심리는 갈수록 증폭될 전망이다.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면 헝다그룹은 결국 파산절차를 밟게될 것으로 보인다.
헝다는 지난 97년 쉬자인이 창업한 부동산 개발회사로 부동산 광풍을 등에 업고 승승장구해왔지만 지난해부터 중국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부동산 관련 은행대출을 죄는 등 규제를 본격화하면서 위기를 겪어왔다.
본업인 부동산외에 전기자동차, 미디어, IT, 금융 등으로 전방위식 사업확장에 나선 것이 자금난을 부채질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