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1.09.27 06:53 ㅣ 수정 : 2021.10.15 15:41
경력직의 직무능력은 전공학점이 아니라 '결과 기여도', 몸값 높이려면 현재 직장에서 '성과' 쌓아야
'헤드헌터 이직(移職)의 정석(定石)'은 뉴스투데이와 국내 최대 헤드헌팅 플랫폼인 히든스카우트가 공동제작한 JOB전문 프리미엄 콘텐츠입니다. 히든스카우트에 가입된 1000여명의 헤드헌터들을 인터뷰합니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4차 산업혁명이 고도화됨에 따라 산업현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입사 후 바로 투입 가능한 ‘실전인력’을 찾고 있다. 이런 인력을 찾기는 쉽지 않다. 수시채용 공고를 통해 딱 맞는 인재를 뽑을 수도 있다. 하지만 콧대 높은 '진짜 인재'는 다른 회사를 기웃거리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요컨대 인재는 숨어있기 마련이다. 기업들이 비싼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헤드헌팅기업에게 도움을 받으려는 이유이다.헤드헌팅 기업인 KS컨설팅(대표 방경석)은 이 같은 기업의 니즈에 맞춰 전문인력을 찾아주는 기업이다. 기존에는 ‘임원급’ 인재를 다뤘으나, 헤드헌팅 서비스가 일반화되며 ‘실무자급 경력사원’까지 범위를 확대하였다.
기업들이 요즘 가장 선호하는 인재의 조건은 '직무능력'이라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런데 그 직무능력이란게 도대체 무엇일까. 전공지식이나 현장경험을 뜻하는 것일까.
KS컨설팅의 컨설턴트인 정기섭 파트너는 인터뷰에서 직무능력에 대해 구체적 논점을 제시했다. 이직을 원하는 직장인이라면 귀담아 듣고 미리 준비할 만한 내용들이었다. 그 포인트는 두 가지이다.
우선 정 파트너는 우선 실무을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결과에 대한 기여도'가 많을수록 직무능력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 밝혔다.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은 성과를 보고 직무능력을 판단한다는 것이다. 신입사원이 아니라 대리나 과장급 경력직을 선발하면서 직무관련 전공학점을 따지는 경우는 없다는 설명이다.
몸값을 높여서 이직하려면, 지금 재직중인 직장에서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도출해야 하는 것이다.
흥미로운 이야기는 또 있다. 그는 "어떤 직무를 막론하고 데이터기반 의사결정 능력이 있는 인재를 선호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직무능력의 공통분모는 '데이터기반 의사결정 능력'이라는 설명인 셈이다.
개인의 경험이나 선배의 조언과 같이 제한적이고 주관적 기준이 더 이상 의사결정의 중심이 되지 못하는 시대인 것이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가 초고속으로 진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데이터 기반'이 아닌 의사결정은 오류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 파트너는 전기전자, 화학기업 등 헤드헌팅에 집중해온 케이스이다. 따라서 삼성전자나, LG화학 같은 기업으로 이직하려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능력이 상당한 강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음은 헤드헌터 정기섭 파트너와의 인터뷰.
■ “빅데이터, AI, 플랫폼, 신사업 등 4차 산업의 인재를 발굴”
-헤드헌터(혹은 서치펌) 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헤드헌터 정기섭입니다. 연세대학교에서 산업공학과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현재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인적자원개발(HRD)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외국계 은행, 글로벌 화학 대기업 및 공공기관에서 10년 이상 경력을 쌓은 후 현재 KS컨설팅(서치펌)에서 채용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문적으로 진행하시는 업종(혹은 직종)을 설명해주세요.
“다양한 분야를 진행하는데 요즘은 전략 컨설팅, 전기전자/화학 등 제조업, 미디어 산업에 집중합니다. 전략 컨설팅은 빅데이터(Big Data),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전략 수립 전문가와 금융 기반 전략 컨설턴트를 주로 담당합니다.
전기전자나 화학 제조업의 경우 마케팅, 기술영업, 연구개발 분야까지 폭넓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디어의 경우 회사 측에서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많기 때문에 주로 플랫폼 기획/개발, 신사업전략 직무의 인재를 발굴하고 있습니다.”
■ "대리, 과장 포지션이 이직에 유리"
-최근 취업시장에서 이직에 가장 유리한 연차는?
“이직에 유리한 연차를 콕 짚어서 얘기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개인적 경험에 따르면 직급 중 대리, 과장 포지션이 가장 많은 느낌입니다.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기업 직급 체계상 만 4년을 근무하면 대리, 만 8년을 재직하면 과장인 경우가 많습니다. 해당 구간에 있는 직장인 분들은 해당 직무의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 이직을 검토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직무역량을 가진 사람이 이직에 유리한가요?
“자신이 수행하고 있는 직무에 전문성이 있어야 합니다. 실무를 자세히 알고 구체적으로 수행할수록, 성과 또는 결과물에 기여도가 클수록 유리합니다. 해당 직무에 필요한 자격증을 갖춘다면 더욱 좋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기업들이 글로벌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영어를 기본으로 한 외국어 구사 능력이 있다면 금상첨화입니다.”
■ "AI, 빅데이터 전문가, 개발자 원하는 회사 늘어"
-전문 업종(혹은 직종)의 채용 트렌드 중 하나를 뽑으신다면?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 걸맞게 Data Scientist나 AI, Big Data 전문가, 그리고 개발자 채용을 원하는 회사가 늘고 있습니다. 세상과 산업의 변화에 발맞춰서 기업이 발전하려면 Digital Transformation이 필요한데, 해당 분야와 관계된 직무 전문가도 수요가 많은 상황입니다.”
-어떤 기업이 헤드헌터에게 채용을 의뢰하나요?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산업을 막론하고 정말 다양한 기업이 채용을 의뢰합니다. 제가 속한 KS컨설팅의 경우 컨설팅펌부터 삼성, LG, SK, 한화, KT, 롯데, 포스코 등 대기업 그룹 지주사 및 계열사 포지션을 주로 진행합니다. 그 밖에 바이오나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에서도 헤드헌터에게 채용 의뢰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업은 왜 헤드헌터에게 채용을 의뢰하나요?
“가장 우선적으로 자체적인 직원 채용이 어려울 경우에 의뢰합니다. 회사 브랜드나 복리후생, 처우가 구직자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경우나 자체 조달이 어려운 포지션의 경우 공고를 내더라도 좋은 인재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한 채용 포지션이 다양해서 프로젝트 일정 상 빠르게 인력이 필요할 경우 일정을 맞추기 위해 헤드헌터를 활용합니다.
무엇보다 공고를 통해 진행할 경우 조직의 인재상과 다른 지원자도 다수 지원하기 때문에 채용 부서 입장에서 업무가 번거롭지만, 헤드헌터를 통해서 채용을 진행할 경우 양질의 지원자를 추천하기 때문에 수고를 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헤드헌터 입장에서 이직에 유리한 재직자는 어떤 스타일인가요?
“특정 회사에 입사했을 때 최소 근속 기간이 3년 이상인 후보자가 좋습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몇 개월 단위의 짧은 재직 경력이 다수 있을 경우 회사 입장에서 업무 및 조직 생활에 대한 끈기가 없다고 판단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수행한 업무 내용을 방법론, 프로세스, 성과를 포함하여 최대한 자세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지원자가 이직에 유리합니다.”
■ "근속 기간 3년 이상인 스페셜리스트가 이직에 유리"
-헤드헌터로서 느끼는 최근 이직시장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회사에서 직무 전문성을 갖춘 후보자를 점점 더 선호합니다. 기존에는 직무가 조금 안 맞더라도 학력이 좋다는 이유로 채용이 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직장은 바뀔 수 있어도 직무는 일관된 Specialist가 기회를 잡는 세상입니다. 그리고 어떤 직무를 막론하고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능력이 있는 인재를 선호하는 추세입니다.”
-전문 업종(혹은 직종)의 구직자들에게 한 말씀
“이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연봉이나 복리후생 등 금전적 부분의 비중이 여전히 높습니다. 생활인으로 금전적 요소가 중요한 점은 당연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와 함께 자신의 장기적인 미래에 지금의 이직이 도움되는지 경력개발 측면에서 판단하는 관점도 필요합니다. 이직은 한 분야의 장인이 되기 위해 겪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시고 현명한 의사결정을 하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