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가상자산의 대표격인 비트코인의 가격 전망을 둘러싸고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소위 '김치 프리미엄'은 소멸되고 있다는 관측이 유력해지고 있다. 김치 프리미엄이란 국내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시장 보다 최대 20% 이상 높게 형성됐던 현상을 지칭한다. 최근 국내외 비트코인 시세를 비교할 경우, 김치 프리미엄은 0%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정삼영 한국대체투자연구원장(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AI & 핀테크 주임교수)은 본지와 통화에서 “우리나라에서 비트코인 시장이 하락세에 접어든 것은 정상적인 과정”이라면서 “그동안 비트코인 유통이 정상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유통돼 시세 차익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시장에서 프리미엄이라는 것은 정상적인 게 아니며 오래 가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비트코인은 국제 시세보다 우리나라 시장에서 더 높은 가격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국내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국제 시장보다 하락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최근 해외시장 1위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선 비트코인이 4만161달러(4641만원)으로 거래됐다. 같은 기간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선 4691만원으로 거래돼 30만원 차이를 보였다.
급상승·하락을 거듭하는 비트코인 시장의 현재 상황 상 30만원의 차이는 크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지난 4월 비트코인이 해외에서 4000만원에 거래된 반면 국내에서 4800만원선을 유지했다. 해외 시장은 불과 3개월 사이에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는 반면, 국내 시장은 하락세로 들어가고 있다는 얘기다.
또 해외시장은 비트코인에 대한 거래가 활발하다. 지난달 30일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 최고 4만593달러(4660만원) 거래됐다. 물론 최저가는 3만9352달러(4517만원)에 거래됐지만, 치열한 매수‧매도 공방이 오고가는 모습이다.
국내시장에서 비트코인이 하락세로 들어선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오는 9월말 시행예정인 ‘특정금융거래법’의 영향이라고 보고 있다. 또 정부가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단속 의지를 내비치자 국내 비트코인 시장은 얼어붙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2일 해외 비트코인 거래서 27개소에 대해 국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홍보 및 마케팅을 진행하거나,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를 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정부가 이 같이 조치한 것은 가상화폐를 활용한 자금세탁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국내 거래소를 이용해 비트코인을 거래를 할 경우 실명확인이 가능하다. 해외 거래소를 이용해 비트코인으로 자금세탁을 할 경우 해외 수사기관의 도움 없이는 추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