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멈추지 않는 신동주의 '경영권 쟁탈' 야심, 잇단 패배에도 신동빈에 '재도전' 움직임

김소희 기자 입력 : 2021.07.05 08:35 ㅣ 수정 : 2021.07.05 10:29

롯데홀딩스 사상 최대 적자에 코로나로 호텔롯데 등 상장 늦어지자 재반격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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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J코퍼레이션 신동주 회장(좌)과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우)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SDJ코퍼레이션 신동주 회장(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경영 복귀에 대한 집념을 좀처럼 굽히지 않고 있다.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에서 거듭 패배의 쓴 맛을 봤지만, 한·일 롯데그룹의 정점에 있는 광윤사를 등에 업고 다시 한번 도전할 기세다.  

 

롯데그룹 지배구조는 총수 일가→광윤사(일본)→롯데홀딩스(일본)→호텔롯데(한국)로 이어지는 형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동주 회장은 지난달 2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이하 주총)에서 발표한 두 가지 안건 모두가 부결되면서 신동빈 회장에게 또 패했다. 

 

이날 주총에는 신동주 회장은 자리했지만, 신동빈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주요 안건은 신동주 회장의 롯데홀딩스 이사 선임과 범죄 사실이 입증된 자의 이사직을 금지하는 정관 변경 안건이었다. 

 

특히 정관 변경 안건은 신동빈 회장을 겨냥한 것이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월드타워면세점 특허 재취득을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고 최순실씨에게 70억원을 지원한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신동빈 회장의 항소에도 2심 재판부는 1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에 신동주 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롯데의 브랜드가치와 평판, 기업 가치가 크게 훼손됐다"며  이사직 해임을 요구했다. 하지만 표결 결과 두 안건 모두 부결됐다. 

신동주 회장이 신동빈 회장에게 패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롯데그룹 ‘형제의 난’이 시작된 지난 2015년 1월 신동주 회장은 그룹의 모든 보직에서 전격 해임됐다. 반면 같은해 7월 신동빈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그러자 신동주 회장은 경영권을 다시 손에 넣기 위해 아버지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과 롯데쇼핑·호텔롯데·롯데물산·롯데제과·롯데알미늄·롯데건설·롯데칠성음료 대표 등을 업무방해 등에 혐의로 고소·고발하기도 했다.  

 

신동빈 회장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에도 경영권을 찾으려는 시도를 지속해왔다. 주총을 열어 무려 여섯 번이나 신동빈 회장의 이사 해임 안건을 제출하고 이사직 해임을 요구하는 소송도 제기했다. 하지만 결과는 모두 패배였다. 

 

그럼에도 신동주 회장은 또다시 광윤사의 힘을 빌려 경영권을 손에 넣으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롯데홀딩스의 지분은 광윤사가 28.1%, 종업원 지주회가 27.8%, LSI가 10.7%, 임원지주회 6.0%, 신동빈 회장이 4.0%, 신동주 회장이 1.6% 등을 보유하고 있다. 광윤사의 지분구조는 신동주 회장 50%와 1주,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부인 시게미츠 하츠코 여사가 10%를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에 맞서기 위해 신동빈 부회장이 일본 굴지의 기업 CEO를 지낸 친구 다마스카 케인지를 롯데홀딩스 공동대표이사이자 사장으로 영입하고 호텔롯데와 일본롯데의 상장을 꾀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상황이 신동빈 회장에게 유리하게만 돌아가지 않고 있다. 롯데홀딩스가 사상 최대인 1조400억원 적자를 기록한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업에 어려움이 생기면서 상장 시점이 점점 늦춰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광윤사가 롯데홀딩스 최대 주주로서 상장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신동빈 회장의 계획이 물거품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신동주 회장의 경영권 획득에 무게를 싣는 의견도 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롯데지주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롯데홀딩스와 관련한 얘기는 자세히 알긴 힘들다. 정보만 통보받는 상황”이라며 “일본롯데와 호텔롯데 상장은 업황이 해결돼야 해서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이 외에는 아는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SDJ코퍼레이션 측은 ”일본롯데와 호텔롯데의 상장을 막으려 한다는 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일본롯데와 호텔롯데가 상장되면 그룹에 좋은 일인데 막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신동주 회장이 광윤사의 힘을 빌려 경영권을 손에 넣으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대주주로서 회사가 잘 되게 요청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SDJ코퍼레이션은 롯데홀딩스 주총 이후 ”롯데그룹 경영 안정화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발표한 바 있다. 

 

해당 입장문에서 신동주 회장은 “롯데그룹이 직원, 거래처 등 이해관계자들을 비롯해 사회에서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경영 쇄신과 재건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지난해 고 신격호 명예회장은 후계자로 신동빈 회장을 지명한 유언장 내용이 공개된 바 있다. 그러자 신동주 회장은 "신격호 명예 회장의 서명만 있을 뿐 주소가 없어 법적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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