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이 재입찰로 결정나면서 투자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관심을 모았던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에서 최고가를 써낸 중흥건설이 높은 인수가격에 부담을 느끼자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는 2일 재입찰을 실시하기로 했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중흥건설은 주당 1만1000원선인 2조3000억원을 써내며 최고가를 제시했다. 2위인 DS네트웍스컨소시엄은 1조8000억원을 제시해 양측의 가격차이가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외로 양측의 가격차이가 너무 많이 나자 중흥건설은 높은 인수가격에 부담을 느꼈고 KDB인베스트먼트는 본입찰에 참여한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컨소시엄을 대상으로 다시 한번 입찰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대우건설 매각가격이 2조~2조1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으나 중흥건설은 호반건설의 가세로 매각가격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해 2조30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호반건설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고 2위인 DS네트웍스컨소시엄은 1조8000억원을 제시해 결과적으로 중흥건설이 오버페이를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중흥건설은 자문을 맡았던 미래에셋 측에 오버페이와 관련해서 강하게 질책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문제는 KDB인베스트먼트의 재입찰 결정이다. 통상 매수 제시가격이 예상보다 낮아 재입찰하는 경우는 있어도 비싸게 사겠다는 측을 배려해서 다시 재입찰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중흥건설이 지나치게 높은 인수가격에 부담을 느껴 인수 자체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 KDB인베스트먼트가 고육지책으로 재입찰을 결정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재입찰은 결국 중흥건설에게 새로운 가격 조정 기회를 주는 것이어서 특혜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형평성을 고려해 2위인 DS네트웍스컨소시엄에게도 동일한 재입찰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지만 DS네트웍스컨소시엄이 여기에 동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상황이 재입찰로 흐르자 대우건설 주식을 보유한 개인투자자들은 단단히 화가 나 있다. 중흥건설이 주당 1만1000원에 사겠다고 해놓고 가격부담에 몸을 사리자 다시 가격을 낮출 기회를 주는 것은 기존 투자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실제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서는 재입찰을 비판하는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우건설 주가는 실적 호조와 매각 기대감으로 지난달 2일 9400원까지 오른 후 이후 가격조정을 보이면서 1일 종가는 7880원에 마감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