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의선·SK 최태원·포스코 최정우의 수소밸류체인, 효성 조현준 합류로 판 키운다
[뉴스투데이=김보영 기자]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SK그룹 최태원 회장, 포스코그룹 최정우 회장,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이 10일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수소기업협의체’를 설립하기로 했다.
4개 그룹 총수들은 이날 경기도 화성의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만나 수소산업의 부문별 강자들이 협력함으로써 수소밸류 체인을 구축,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날 모임은 한국 수소경제를 주도할 기업간 연대의 확장이라는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올해 초 정의선 회장, 최태원 회장, 최정우 회장 등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수소경제 활성화와 민간 기업주도 협력 필요성에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최고경영자(CEO) 협의체인 '한국판 수소위원회' 설립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조현준 회장은 이 같은 협력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4개 그룹 회장이 10일 회동하고 수소관련 사업 및 투자를 진행 중인 기업의 추가 참여를 유도하기로 한 것이다.
수소기업협의체는 오는 7월까지 참여기업을 확정한 뒤 9월에 CEO 총회를 열어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조현준 회장의 합류가 판을 키우는 계기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가 합류 기업의 면면이 기대되고 있다. 현대차, SK, 포스코 그룹 등이 번갈아 협의체 공동의장을 맡게 된다.
■ 신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주요 대기업간 협력 연대, 전례없던 일
수소기업협의체 출범은 한국 재계 역사에서 의미는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의 기존 재계단체들은 일반적인 이익단체이다.
이에 비해 수소기업협의체는 수소산업이라는 신산업을 효율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연대라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다르다. 국내 대기업들이 특정 산업을 중심으로 초기 단계에 협력체를 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평가이다.
향후 수소산업이 수소연료, 수소자동차, 수소충전소 등과 같이 일련의 연관부문들이 균형있게 발전할 때 최강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4개 그룹 총수들은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 4개 그룹의 역할과 강점 달라...경쟁보단 협력의 장점이 더 커
실제로 4개 그룹이 수소산업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강점은 서로 다르다. 제로섬 게임식의 경쟁보다는 협력을 통한 상생의 장점이 더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를 양산했다. 2030년까지 연간 수소전기차 50만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70만기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수소차 등에 11조원을 투자한다.
SK그룹은 지난해 말 수소 사업 전담 조직인 '수소사업추진단'을 신설했다. 2023년 부생수소 3만t을 생산할 예정이다. 2025년부터는 친환경 청정수소 25만t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앞으로 수소로 물을 전기분해해서 에너지를 얻는 연료전지 발전소 등에 18조5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포스코그룹은 수소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2050년까지 그린 수소생산 500만t, 수소 매출 3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세웠다. 앞으로 수소환원제철 개발 등에 10조원가량을 투자한다.
효성그룹은 2023년까지 글로벌 기업 린데와 함께 울산 남구 용연 국가산업단지에 1만3천t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을 건립하고, 전국 30여곳에 대형 액화수소 충전소를 세울 예정이다. 효성은 수소연료 생산과 유통의 전과정을 담당하는 기술력을 계열사별로 구축해놓고 있다.
효성화학은 부생수소를 생산하고 효성중공업은 이를 액화수소로 바꾸는 한편 수소충전소를 구축한다. 효성첨단소재는 수소연료탱크의 재질인 탄소섬유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효성은 이들 계열사의 수소밸류 체인을 강화하기 위해 1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