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 김보영 기자] 2019년 4월 LG에너지솔루션(전 LG화학 전지사업부)의 소송 제기로 맞붙은 SK이노베이션과의 전기차 배터리 전쟁이 약 22개월만인 이날 최종적으로 판결이 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결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미국 현지에서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ITC는 10일(미국 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했던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우리 시간으로는 11일 오전 4시~6시 중으로 예상된다. ITC는 당초 지난해 10월 5일이었던 최종 결정을 3차례 연기했다.
지난해 2월 ITC가 SK이노베이션에 조기 패소 판결(Default Judgment)을 내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이 유리한 위치에 있지만, 업계에서 여러 변수가 제기되고 있어 최종 결과를 쉽게 예단할 수는 없다.
전기차 시장이 미래 친환경, 지속가능한 산업의 큰 축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게다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연방 정부의 관용차를 모두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따라서 한국의 두 배터리 기업 간 분쟁이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과 글로벌 시장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의 최종 결정이 연기된 사이에 합의를 도출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왔지만, 양사는 9일 현재까지 전혀 진척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예비 승기를 잡은 LG에너지솔루션이 SK측에 영업비밀 침해로 2조8000억원의 배상금을 요구하는 반면, SK측이 제시한 금액은 1조원 미만의 수천억원대로 알려져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ITC 최종 판결이 나온 뒤 각자의 유불리를 계산해 본격적으로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SK이노베이션이 ITC에서 패소가 확정되면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 합의를 서두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ITC가 공익을 추가로 따져본다고 절충안을 내거나 수정 결정을 내리면 소송전은 더욱 장기화하게 되며 미국 연방항소법원에 어느 한쪽이 항소해도 1년 이상이 소요될 예정이다.
결국 양사가 소송 장기화 부담이 더욱 가중하며 합의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정세균 국무총리가 양사에 합의를 촉구하고, 완성차 업체들의 우려가 제기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소송전이 더 길어지는 것은 양사 모두에게 이득이 안된다는 지적도 많다.
한편 여러 외신들도 SK와 LG의 소송 결과를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통신은 “ITC가 LG에너지솔루션 승소 결정을 내리면 SK이노베이션은 바이든 대통령의 수입 금지 거부에 희망을 걸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양사의 소송과 관련 “SK이노베이션이 조지아 주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에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외국인 투자를 하고 있다”며 “만약 공장 가동이 중단될 경우 SK이노베이션의 대표 고객사인 포드와 폭스바겐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SK와 LG중 어느 쪽이 이기든 이 소송은 배터리 공급망이 얼마나 분열에 취약한지를 나타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