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와 G마켓을 무릅 꿇린 당근마켓의 '충성고객', 그들은 누구?
[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이커머스 업계의 무한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당근마켓의 충성고객 확보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이커머스 업체인 쿠팡, G마켓, 11번가, 옥션뿐 아니라 신세계·현대·롯데 등 오프라인 업체가 이커머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되면서, 온라인 영역에서 승기를 잡는 것에 업체들은 사활을 걸고 있다.
온라인 시장에서 승패를 결정짓는 핵심은 ‘충성고객’ 잡기다. 쿠팡, G마켓 등이 충성고객을 잡는 방법으로 멤버십 제도를 이용하고 있으며, 11번가와 위메프의 경우 별다른 경쟁력을 어필하지 못한 채 지난해 서비스를 종료했다.
멤버십 서비스를 종료한 이커머스 업체가 있을 정도로 충성고객을 잡기란 쉽지 않다. 멤버십 가입에 따른 특별한 혜택이 없는 한 소비자들은 더 저렴한 상품을 판매하는 채널로 옮겨 다니며 소비하기 때문이다.
이커머스 업계가 충성고객 잡기에 집중하는 와중에 중고거래 사이트인 당근마켓의 충성고객 수가 상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12월 앱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이 지난 11월 만 10세 이상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스마트폰 앱을 조사해 발표한 결과 카카오톡, 유튜브, 네이버, 밴드, 쿠팡, 인스타그램, 네이버지도, 배민, 당근마켓 순이었다.
같은 기간 한국인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앱 순위는 카카오톡(970억회), 네이버(215억회), 트위터(114억회), 네이버 카페(97억회), 유투브(90억회), 당근마켓(86억회) 이었다. 쿠팡은 59억회로 9위를 차지했다.
재화나 서비스 등이 유통되는 '유통채널' 중에서만 본다면, 당근마켓이 쿠팡과 함께 1, 2위를 다투고 있다.
이들 중 해당 앱의 평균 실행횟수와 체류 시간은 당근마켓이 높았다. 디지털 광고 전문기업 인크로스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기준 온라인 쇼핑앱의 평균 실행횟수가 가장 높은 곳은 당근마켓으로, 평균 월 63.4회를 실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체류 시간도 194.7분으로 가장 길었다. 이용자의 충성도 면에서는 당근마켓이 쿠팡을 앞섰다고도 볼 수 있다.
당근마켓에 자주, 오래 머무는 이용자들이 많은 것은 당근마켓이 단순한 중고물품 쇼핑 채널이 아닌 네트워크의 장이기 때문이다.
당근마켓은 '동네생활'이라는 카테고리를 동네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 동네 붕어빵 파는 곳이 어디인지, 헌옷 수거함은 어디인지, 동네에 머리를 잘하는 집은 어디인지 등 동네 사람들만 아는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자신의 반려동물을 자랑하는 글이나, 퇴근 후 식사 메뉴 등 자신의 근황을 알리기도 한다. 과외·유치원 등원 도우미 등 구직 공고도 올라온다.
지역 네트워크를 형성해 구성원들 간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할 뿐 아니라, 도시화·개인주의,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부족한 사람 간의 연결에 대한 욕구를 채울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당근마켓 이용자 A씨는 "당근마켓의 경우 중고 물품 거래뿐 아니라 동네 소식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라며 "헌 옷 수거함 위치 등 별 것 아니지만 유용한 정보를 공유하는 일 자체가 언택트 시대에 새로운 지역 간 소통방식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SSG 닷컴은 혁신을 위해 정보기술 업체 유명인사를 초청해 성공 노하우를 듣는 세미나 '마스터 클래스'에 당근마켓의 박세헌 부사장을 연사로 세운 바 있다.
기존 유통 채널 업체가 온라인 강화를 위해 당근마켓의 혁신에 주목한 만큼, 어떤 방식의 충성고객 잡기 전략이 나올 지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