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시장 지각변동, 현대기아차 부상하고 BYD급락
[뉴스투데이=이서연 기자] 글로벌 전기차(EV·PHEV)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메이커들이 약진하는 가운데 현대·기아자동차는 BMW를 제치고 세계 전기차 판매 점유율 4위를 차지했다. 지난 해는 공동 5위였다. 반면에 BYD등 중국 자동차 기업은 점유율 면에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올해 1~9월 세계 77개국을 대상으로 팔린 전기차 대수를 집계한 결과 현대기아차가 약 13만대를 판매했다고 23일 밝혔다. 니로EV와 코나EV 뿐 아니라 기아차 시드 PHEV, 현대차 포터2 일렉트릭 전기트럭 등의 판매 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40.7% 증가했다. 판매순위 역시 3계단 상승했으며 점유율도 지난해 5.7%에서 올해 7.2%로 1.5%포인트 늘어 BMW그룹을 제쳤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대·기아차는 유럽 시장의 호조 그리고 미국·중국 시장이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회복된 것 등에 힘입어서 판매량 성장세에 더욱 탄력이 붙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현대·기아차가 세계 전기차시장 TOP3에 진입할 가능성이 기대된다.
이 관계자는 중국차의 판매 부진과 관련 “가장 큰 원인은 중국 내 전기자동차 시장 글로벌 OEM판매량의 급성장에 있다”면서 “중국시장 자체가 코로나 때문에 위축되기도 했지만 ‘테슬라 3’등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의 제품이 많이 팔렸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중국시장에서 '애국주의 마케팅'의 약발이 떨어졌다는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 현대기아차, 유럽시장 호조와 미중시장 회복세로 BMW 제치고 점유율 4위/중국 BYD는 중국내 OEM판매량 급증으로 10%대서 4%대로 급락
BMW그룹의 점유율은 지난해 6.7%에서 올해 6.8%로 소폭 올랐으나 5위에 머물렀다.
3위를 차지한 르노-닛산-미쓰비시는 기존의 주력 모델인 닛산 리프와 미쓰비시 아웃랜더 PHEV 판매 감소로 전체 판매량은 4.6% 감소했으나 르노 조에 판매 호조로 순위를 유지했다.
폭스바겐 그룹은 전년 동기 대비 6계단 상승한 2위에 안착했다. 아우디 e-트론 EV와 폭스바겐 파사트 GTE, e-Up! 등의 판매가 급증하며 185%의 성장률을 보였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17.2%의 점유율로 1위 지위를 지켰다.
하이브리드 및 전기자동차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BYD는 지난해 순이익은 2015년 대비 80% 급증했지만 올해에는 15.1%~20%가량 하락한 40억4000만 위안~42억9000만 위안 사이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PSA (푸조)는 14배 성장, “올해 출시된 푸조 e-208이 전세계적으로 히트”
한편 전년 동기 29위였던 PSA그룹은 푸조 e-208과 3000 PHEV, 오펠 코르사 등 판매 급증 등으로 전기차 판매량이 14배(1392.4%)나 급성장, 톱10에 진입했다.
SNE 리서치 관계자는 PSA의 급성장 요인에 대해 “올해 출시된 푸조 e-208이 전세계적으로 히트를 쳤다”면서 “특히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상위권에 랭크되기도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 “세계시장의 회복세로 현대·기아차 전기차 시장 입지가 한층 강화될 것”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 9월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올해 들어 처음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9월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 9월에 비해 2% 증가해 794만5000대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미국·유럽·중국·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 전년 대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SNE리서치는 “지난달 말부터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봉쇄가 시작된 유럽 시장이 변수로 작용함에도 중국·미국의 회복세가 빨라지면서 세계 시장도 대체로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시장 입지가 한층 강화되면서 반석 위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고 풀이했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현재 4종인 북미 시장 친환경차 라인업을 내년에 8종으로 늘리고 2022년에는 10종 이상으로 구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