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수 한국 넘어서자 일본대학들 뒤늦은 한국 따라하기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이번 달 7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일본 내에 긴급사태가 선언됨에 따라 7개 대상지역의 대학들을 중심으로 개강연기와 캠퍼스 폐쇄, 온라인수업 전환 등의 조치가 연이어 시행되며 3월 한국대학들의 모습이 재연되고 있다.
도쿄대학(東京大學)은 정부의 긴급사태 선언보다 이른 3일에 독자적인 활동제한 방침을 발표. 7일부터 캠퍼스 내의 학생출입을 금지시키고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재학생들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영상회의 어플이나 사전에 녹화된 동영상 등으로 수업에 참여해야만 한다.
같은 도쿄에 위치한 호세대학(法政大學) 역시 이번 달 21일로 늦춰진 봄 학기 개강에 맞춰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학교 측은 재학생들의 온라인접속이 급증할 것에 대비하여 홈페이지 동시접속자 수를 1500명에서 1만 명 규모로 늘리기 위한 시설증강을 서두르는 한편 온라인수업이 익숙하지 않은 교수들을 위한 안내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메이지대학(明治大學)도 긴급사태 선언 직후인 8일부터 취업경력지원센터를 폐쇄하고 학생들의 개별상담을 모두 취소하였다. 예년대로였다면 기업설명회와 상담, 면접 등으로 북적거렸을 캠퍼스지만 현재는 강의는 물론 취업지원도 모두 온라인으로만 진행되어 캠퍼스는 적막만이 감돌고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 조사에 따르면 4월 10일 기준 전체 대학의 48%가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하여 원격수업을 실시하겠다’고 답했고 36%도 이와 같은 방법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일본대학들이 개강시기가 다 되어 급하게 온라인으로 수업방식을 바꾸는 이유는 대학 내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연이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호세대학의 경우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고 치료 중이던 교원 1명이 이번 달 16일 폐렴으로 사망했다. 대학발표에 의하면 해당 교원은 2월 이후 해외여행 이력이 없었음에도 3월 말부터 발열이 계속되어 PCR 검사를 실시한 결과 양성판정을 받았고 입원치료를 계속해오던 상황이었다.
이외에도 유럽연수에서 귀국한 학생들이 단체로 확진판정을 받은 교토산업대학을 시작으로 도쿄대학, 와세다대학, 큐슈대학, 아이치현립대학 등 학생과 교직원들의 코로나 확진판정이 전국적으로 발생해왔다.
한편 대학들의 캠퍼스 폐쇄와 온라인수업에 대한 일본학생들의 반응 역시 한국학생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프라인 대비 온라인수업은 질이 떨어지고 여기에 각종 대학시설의 사용도 불가하기 때문에 대학들이 학비를 일정부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고등교육 무상화를 주장하는 학생단체 FREE가 전국의 대학생 520여명을 대상으로 자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약 60%의 학생들이 아르바이트 수입이 줄거나 아예 없어졌다고 답했고 13명 중 1명에 해당하는 8%정도의 학생들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휴학이나 자퇴를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