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빈 기자 입력 : 2025.01.03 18:39 ㅣ 수정 : 2025.01.03 18:39
김동연, 1시간 이상 대기줄 기다린 뒤 '무안공항 합동분향소' 조문 마쳐 "참사 수습 위해선 '컨트롤 타워'의 신속한 작동,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백서'와 '매뉴얼화'가 필요"
[뉴스투데이=임은빈 기자] 강민석 경기도 대변인은 2일 "김동연 지사가 새해 첫날 무안국제공항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추모 현장이자 참사 현장이기도 한 무안국제공항에서 김동연 지사가 두 시간 머무는 동안 있었던 일을 추가로 알려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 김동연 지사의 '1시간 기다림'
김동연 지사는 지난 1일 평택항 수출 현장을 점검한 뒤 바로 무안국제공항으로 향했다.
새해 첫날, 조문객들의 행렬은 분향소가 마련된 공항 1층을 가득 채우고, 공항 밖까지 멀리 이어졌다. 국민의 슬픈 마음을 반영한 상징적 장면이었다.
오후 4시 25분쯤 공항에 도착한 김동연 지사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공항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공항 바깥으로 이동했다. 줄의 맨 끝을 찾아서였다.
무안공항 인근 스포츠센터에도 상대적으로 빠르게 분향을 마칠 수 있는 합동분향소가 있지만 김동연 지사는 무안공항을 택했다.
자신을 알아보고 찾아와 인사를 건네는 호남 지인들에게 김 지사는 "다른 걸 떠나 진심으로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 시민들과 함께 줄을 서려고 이곳에 왔다. 우리 마음이 그러니까..."라고 말했다.
김동연 지사의 방문 소식을 듣고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찾아왔다.
김동연 지사는 인사를 나누자마자 "바쁘실 테니 여기 있지 마시고 어서 들어가시라"고 김영록 지사의 등을 떠밀었다. 김영록 지사도 김동연 지사의 뜻을 이해하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대신 박창환 전라남도 경제부지사가 선 채로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 일종의 '스탠딩 브리핑'이었다.
지금 가장 시급한 일 중의 하나는 희생자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가 장례를 치르는 일이지만, 박 부지사에 따르면 끔찍한 참사로 인해 희생자들의 신체가 조각조각 흩어져 있는 바람에, 신체가 부족해 장례를 치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김동연 지사는 상황을 보고 받고 매우 안타까워하면서, 박 부지사에겐 "여기 오래 서 있지 말고 들어가시라"고 권했다.
줄을 서 있는 동안 김 지사에게 국민의 '따뜻한 마음'이 쇄도했다.
여러 시민들이 김 지사에게 다가와 "광주에서 왔어요" 혹은 "경기도 의정부에서 왔습니다"라고 본인을 소개하면서 '핫팩'을 건넸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1시간 이상 기다림 끝에 분향소에 들어가 조문을 마칠 수 있었다.
분향소 안의 희생자 영정 사진들은 평온해 보였다.
아직 시신마저 가족 품에 안기지 못한 상태인데도 말이다. 일부 유족들은 "상반신만 있어도 장례를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런 뜻조차 이루지 못하고 발을 구르고 있다. 이날부터 조금씩 가족에게 돌아가는 희생자들이 나오곤 있으나, 아직은 요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