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로켓배송 잡아라"…택배업계, '주7일 배송' 전쟁 본격화
CJ대한통운, 내년 1월부터 주7일 배송 서비스 개시
롯데글로벌로지스 '약속배송'·한진 '당일배송' 서비스
[뉴스투데이=남지유 기자] 택배업계가 365일 배송시스템 로켓배송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쿠팡을 견제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CJ대한통운은 내년부터 주 7일 배송을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또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한진도 각각 약속배송 서비스와 일요배송 등으로 배송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24일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CJ대한통운의 택배 점유율은 33.6%로 감소했고, 쿠팡 물류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24.1%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며 격차가 좁혀졌다. 또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24년 2분기 기준으로는 쿠팡은 이미 36.3%의 점유율로 CJ대한통운 28.3%를 넘었다.
이러한 쿠팡의 폭발적인 성장세는 당일‧익일 배송시스템인 ‘로켓배송’에 힘입은 결과다. 쿠팡은 지난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한 이후 국내 물류 인프라 확보에 약 6조 2000억 원을 투자하며 현재 영업일 구분없이 365일 배송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쿠팡은 ‘쿠세권’을 더욱 확장해 오는 2027년까지 230여개 시군구에서 로켓배송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 같은 쿠팡의 공세에 맞서 CJ대한통운은 내년 1월 5일부터 주7일 택배를 받을 수 있는 배송서비스 ‘매일 오네(O-NE)’를 개시한다. CJ대한통운은 아시아 최대 규모 곤지암메가허브를 비롯해 14개 허브터미널과 276개 서브터미널을 운영하며, 전국을 촘촘하게 연결하는 배송 네트워크를 확보했다.
앞서 지난 8월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는 임직원 타운홀 미팅 자리에서 “택배 시장의 구조가 크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경쟁에 대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회사는 물론 대리점과 택배기사들도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주 7일 배송의 성공적 안착은 우리 모두의 절박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CJ대한통운은 이커머스 업계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CJ대한통운은 지난 4월 네이버와 손잡고 당일배송 서비스 ‘네이버 도착보장’ 서비스를 본격화했으며, 지난 9월에는 G마켓과 옥션과 손잡고 상품 도착일을 보장하는 ‘스타배송’을 전담한다고 밝혔다. 내년 7월부터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의 물류 운영을 전면 이관받아 운영할 계획이다.
다만 현재 CJ대한통운은 주7일배송을 앞두고 휴일 배송과 추가 수수료 등으로 전국택배노동조합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내년부터 주7일 배송을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택배노조 등과의 협의는 아직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택배업체들도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B2B 고객사(주요 온라인 쇼핑몰 및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롯데택배 약속배송 서비스’를 출시했다. 해당 서비스는 고객사가 소비자에게 시간대별 맞춤형 배송 옵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약속배송 서비스는 ‘당신의 시간에 맞춘 특별한 배송, 약속배송’이라는 슬로건 아래 새벽(오전 1시~7시)과 오전(오전 7시~12시), 오후(오후 12시~6시), 야간(오후 6시~12시) 등 총 4가지 시간대로 운영된다.
고객사는 배송 시간대를 사전에 지정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더욱 편리한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서울 전 지역에서 시행 중이며, 향후 수도권 및 전국 주요 도시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진은 빠른 배송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1월 해외직구 상품에 대해 서울 10개 구에서 당일배송을 실시했으며 2022년 10월부터는 이를 25개 자치구로 확대 운영했다. 올해 8월부터는 네이버풀필먼트얼라이언스(NFA) 상품에 대해 당일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일배송 외에도 편의성을 강화하기 위해 일요일에 상품을 배송하는 일요배송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올해 2월부터 일부 NFA 상품에 대해 서울지역에 한해 일요배송을 실시한 이후 지난달부터는 C커머스 상품까지 확대했다.
또 한진은 NS홈쇼핑과 손잡고 당일배송 서비스를 진행한다고 지난 6일 밝혔다. 홈쇼핑 소비자와 가까운 창고에서 바로 상품을 출고해 당일 배송을 가능토록 했다.
한진은 주7일 배송도 검토하고 있다. 노삼석 한진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10일 열린 한진 언박싱데이에서 “주 7일 배송은 서비스 차원에서 필요하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며 “다만 주 7일 배송과 주 5일제는 또 다른 이슈이고 이 문제는 좀 더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의 주7일 배송 서비스가 내년부터 실시될 경우 택배업계와 이커머스업계에 큰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휴일배송이 가능해지면서 로켓배송 수준의 배송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쿠팡에 밀렸던 이커머스 플랫폼들도 CJ대한통운과 협력하면서 경쟁력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CJ대한통운의 주7일 배송 도입 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라며 “현재까지는 주7일 배송을 실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주 7일 배송은 업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그동안 쿠팡 로켓배송이 갖고 있는 차별점은 ‘휴일 배송’이었는데 주7일 배송으로 경쟁력 간극은 좁혀졌다고 보고 있다. 이커머스업계도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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