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배송보다 더 빨리"…배민과 손잡고 퀵커머스 키우는 유통업계
이마트·홈플러스·편의점 4사·SSM ‘배민장보기·쇼핑’ 합류
배민 B마트 등 커머스 지난해 매출, 전년비 34% 증가
배민 “입점가게·브랜드 많아질수록 소비자 선택권 늘어”
[뉴스투데이=남지유 기자]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업체들이 배달의민족(배민) 플랫폼에 속속 입점하고 있다. 로켓배송을 앞세운 쿠팡 공세에 맞서 퀵커머스 시장의 선두주자인 배민과 손잡아 단숨에 배송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2일 예약배송이 가능한 대형마트 ‘마트직송’ 서비스를 배달의민족 장보기∙쇼핑에 최초 입점했다. 당일배송은 물론 고객이 원하는 날짜나 시간을 선택해 예약까지 가능하다. 배송 가능한 상품 구색도 식품뿐 아니라 리빙·스포츠 용품과 완구, 가전, 의류까지 확대했다.
특히 홈플러스 마트직송은 입점마트 중 최초로 사륜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에 따라 전자렌지와 밥솥 등 부피가 큰 물건까지 빠른 배송이 가능케 해 고객 편의성이 극대화될 전망이다.
앞서 기업형 슈퍼마켓(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도 지난해 배달의민족에 입점해 1시간 내외 배달 서비스 ‘즉시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즉시배송은 배민에 입점하면서 10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80% 증가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달 7일 왕십리점·구로점 총 2개 점포의 퀵커머스 서비스를 배민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의 기업형 슈퍼마켓 이마트에브리데이도 지난 6월 배민에 입점해 판매를 시작했다. 입점 2주 만에 44만 명의 순방문자 수를 기록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편의점업계도 배민과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와 슈퍼마켓 ‘GS더프레시’가 배민 장보기·쇼핑에 전격 입점했다.
그동안 CU와 세븐일레븐, 이마트24가 배민에 둥지를 틀었지만, 요기요 지분을 보유한 GS리테일의 GS25만 배민에 합류하지 않았다. 그러나 GS25까지 경쟁사인 배민과 손을 잡으며 주요 편의점 4곳이 모두 배민에 입점했다.
이처럼 유통업체들이 배민과 연합하는 이유는 쿠팡의 독주체제를 견제하기 위해서다. 현재 쿠팡은 로켓배송에 힘입어 유통업계 중 독보적인 입지를 굳히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쿠팡의 10월 MAU는 약 3203만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에 업계는 본업인 오프라인 매장 외에 퀵커머스를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하고 관련 서비스에 힘을 주고 있다. 현재 퀵커머스 시장은 전도유망한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주문 시 1~2시간 내 받아볼 수 있는 퀵커머스는 로켓배송보다 빨라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퀵커머스 서비스 시장은 2020년 3500억 원에서 2021년 1조 2000억 원으로 급성장했다. 내년에는 5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배민이 보유한 방대한 고객층에 주목하며 제휴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와의 접점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는 점을 매력적으로 본 것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민 월간 활성 사용자수(MAU)는 2166만 명으로 쿠팡이츠 879만 명, 요기요 488만 명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배민 입점은 O4O(Online for Offline·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 시너지 효과에도 도움이 된다. 픽업 서비스 등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 집객효과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민에 입점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고객 접점을 다각화하기 위해 배민에 입점했다”면서 “배민 앱은 많은 고객들이 이용하는 채널이다 보니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체 플랫폼에서도 배달을 운영중이기는 하지만, 다른 채널을 통해서라도 고객들이 자사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의의를 뒀다”고 설명했다.
배민은 본업인 배달 인프라를 기반으로 퀵커머스 시장 선두주자로 도약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9년 자체 퀵커머스 서비스 ‘B마트’ 론칭을 시작으로 식료품과 생필품을 주문 후 1시간 이내에 받을 수 있도록 배달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서울 지역 곳곳에 도심형 물류센터를 설립한 데 이어 최근엔 수도권 외 대전과 천안, 부산 등으로 전국구로 확대하고 있다.
배민 역시 입점업체와의 협력이 득이 된다는 입장이다. 배민 장보기∙쇼핑에 입점한 업체로부터 입점 수수료를 확보할 수 있다. 또 배민은 유통업체 입점을 통해 B마트에 없는 다양한 상품군을 선보여 고객들의 선택권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또 자체 커머스 B마트는 트렌디하고 차별화된 상품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배민B마트 등 커머스 사업 부문 매출은 지난해 6880억 원으로 전년 5122억 원 대비 34% 증가했다. 배민B마트의 지난해 매출도 서비스 초기였던 2020년보다 2배 가까이 늘었고, 전체 매출의 17%까지 비중이 올랐다.
배민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퀵커머스는 배송이 아닌 배달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라며 “B마트에서부터 시작된 배민 퀵커머스 서비스에 대한 고객 인지도와 만족도가 높아 유통업체들의 입점이 많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은 상품 검색을 통해 주문하는 경향이 많은데, 입점가게나 브랜드가 많아질수록 상품이 다양해져 소비자의 선택권을 늘릴 수 있다”며 “B마트는 B마트 대로 MD들을 통해 상품 구색을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수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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