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신 대표, “쓸모없는 보톡스 공병이 예술품으로 재탄생”
[뉴스투데이= 김연수 전문기자] 최근 자원 재활용을 위한 프로젝트들이 확산되며, 일회용을 넘어서는 리사이클링 행사들이 우리 사회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종래에는 단순히 재활용을 의미했지만, 이제는 브랜드와 소비자가 함께 환경을 지키고 자원 순환을 실천하는 라이프스타일로 재탄생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독특한 창의성과 환경 의식이 결합된 문화 트렌드는 가치 소비란 개념을 일깨우며, 일상에서도 사람들에게 함께 즐기며 가치를 추구하는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이런 리사이클링 트렌드가 의료계에서도 신선한 변화로 일고 있어 주목을 끈다.
최근 한국 애브비 엘러간 에스테틱스가 주최한 ‘뷰티업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글로벌 기업으로, 한국에서는 보톡스 같은 안면 주사제들과 의료용 제품들로 사업망이 구축되어 있다. 이 가운데 병원에서 시술되고 버려지는 보톡스 공병들을 아티스트들과 콜라보하여 멋진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시킨 미술 전시전이 최근 성황리에 이루어져 큰 관심을 모았다.
이 프로젝트를 총 기획하고 이끈 한국 애브비 엘러간 에스테틱스의 박영신 대표를 만나 보톡스 공병이 예술로 부활된 배경과 이 행사가 사회에 미친 영향 등을 들어 보았다.
Q. 뷰티업 캠페인이 탄생된 계기는.
A: 뷰티업 캠페인은 우리 회사의 보톡스 제품을 사용하던 한 의사분과 사석에서 무심코 나눈 대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시작됐다. 의료진이 시술한 보톡스 공병들은 병들 한개마다 환자 개개인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셈이라, 그런 공병을 볼 때마다 시술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환자의 사연이 떠오르면서 그냥 폐기물로 버려지는 것이 뭔지 마음에 걸렸다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환경적으로도 이들 공병을 활용할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회사 차원에서 공병 재활용 방법을 찾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Q. 쓸모없는 보톡스 공병을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시킨 아이디어가 무척 기발한데.
A: 환경부의 지침에 따르면 보톡스 공병은 의료폐기물에 해당하지 않으며, 내용물을 비운 후 일반폐기물로 배출이 가능하다. 즉 환자에게 투여된 링거병, 수액팩, 앰플병, 바이알병 중 백신, 항암제, 화학치료제 및 혈액과 접촉되지 않은 경우에는 일반폐기물로 분류된다.
따라서 공병이 사업장 폐기물로 재활용이 가능함을 알게 되었고, 공병마다 환자들의 사연이 담긴 점을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아이디어가 잡힌 셈이다. 따라서 공병을 단순한 재활용이 아닌, 새로운 아름다운 작품으로 탄생시키는 방향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다. 즉 환경 보호 실천에 동참하면서 회사 차원에서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실현하는 새롭고 혁신적인 첫걸음을 실현하고자 하였다.
그래서 공병을 폐기물 업체에서 수거해 깨끗이 세척한 후 재활용해 업사이클링 작품으로 제작했다. 그런 다음 이 작품들은 모두 병원 진료실에 비치되어 시술받는 환자들에게 작품의 의미와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Q. 폐기된 보톡스 공병을 예술로 탄생시키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A: 공병 세척이다. 보툴리늄 독소가 생물학적 제제이기 때문에 세척과정에 매우 까다롭게 신경을 썼다. 적절한 세척방법을 찾는 데만 무려 6개월 이상 걸렸다. 다행히도 드라이아이스로 씻는 방법을 찾아내 환경오염까지 최소화할 수 있었다. 드라이아이스는 기화돼 사라지는 특성이 있어 오염물질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다.
Q. 뷰티업 캠페인이 다른 환경보호 프로젝트와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면.
A: 단순히 재활용으로 환경보호 효과를 기대하는 행사가 아닌 아름다움의 재탄생을 통해 예술작품으로 만드는 업사이클링과 해당 작품들의 판매이다. 그 수익금은 모두 저소득층 환자들에게 기부되어 사회공헌 활동까지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자원절약과 환경보호를 함께 진행하며 지속적인 아름다움을 실천하는 혁신적인 프로젝트가 가장 두드러진 점이다.
Q. 이 캠페인에 모두 몇 명의 의료진들이 참여했나.
A: 총 35개 의원의 의료진들이 참여했으며, 실제 병원 내부적으로도 공병 폐기 과정에서 불편함과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있었기에 뷰티업 캠페인의 의미와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모두 공감하면서 불편함을 감수하며 동참했다.
Q. 이 캠페인이 계속 발전할 수 있게 하기 위한 특별한 구상이 있나.
A: 뷰티업 캠페인은 올해를 첫 스타트로 해서 앞으로 지속적인 장기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올해는 ‘얼굴’을 주제로 작품을 전시하고, 내년에는 ‘아름다움’에 초점을 맞추는 등 매년 새로운 주제를 선정해 전시를 열고, 발생한 수익금은 모두 기부금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우리 회사가 제공하는 제품들이 새로운 아름다운 작품으로 재탄생함으로써, 자원 절약과 환경 보호에 동참하고 지속 가능한 아름다움을 실현하는 혁신적인 시작이 될 것이라 믿는다.
Q. 캠페인 수익금은 어떻게 사회에 환원될 계획인가.
A: 감사하게도 첫 행사인데도 불구하고 전시된 작품들이 모두 판매되어, 해당 수익금은 저소득층 안면 재건 환자들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며, 사단법인 대한성형외과학회를 통해 전달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아름다움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도록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을 실천할 예정이다.
Q. 이 캠페인이 의료계와 예술계에 미친 영향이 있다면.
A: 아직도 대부분의 병원에서 보톡스 공병을 의료 폐기물로 생각하고 그냥 버리는데, 우리가 이번 캠페인을 준비하면서 많은 병의원들에게 사업장 폐기물로 분류된다는 것을 알게 한 것 같다. 뷰티업 캠페인을 통해 불필요한 폐기물 배출을 지양하고 자원보호 및 환경보호를 할 수 있는 인식이 보다 널리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예술계 또한, 다양한 재료를 통해 작품을 만들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에 대한 모색 뿐 아니라, 폐기물을 예술작품으로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사례를 제공한 것 같다.
Q. 장기적으로 이 캠페인의 목표는.
A: 매년 8만개 이상의 바이알 공병이 폐기되고 있으며 이를 처리하기 위해 큰 노력과 자원이 투입된다. 폐기 유리병 1개를 재활용하면 100와트(W) 전구를 4시간 동안 켤 수 있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고, 분쇄된 유리를 녹이면 모래를 녹이는 것에 비해 1톤(T) 당 135리터(L)의 기름을 절약할 수 있다. 또한, 폐 유리 재활용을 통해 유리 생산시 발생하는 대기오염과 수질오염을 각각 20%, 30% 감소시킬 수 있다.
한국 애브비 엘러간 에스테틱스의 기업 가치는 소비자와 환자에게 삶의 자신감을 주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데 있다. 때문에 이런 공익적인 역할을 앞으로도 더 계속해서 수행하고 싶다. 따라서 한국에서도 기업의 가치와 영향력을 꾸준히 확대하면서 재활용과 같은 사회적 책임을 포함해 여러 유익한 프로젝트를 통해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회사로 자리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아울러 첫 캠페인은 한국에서 열렸지만 외국의 파트너들에게도 그 의미가 크게 전달됨으로써 향후에는 보다 글로벌한 행사로 함께 진행될 수 있기를 바란다.
◀ 김연수 프로필 ▶ 연세대학교 아동가족학 학사/ 前 문화일보 의학전문기자 / 연세대학교 생활환경대학원 외식산업 고위자과정 강사/ 저서로 ‘4주간의 음식치료 고혈압’ ‘4주간의 음식치료 당뇨병’ ‘내 아이를 위한 음식테라피’ 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