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MICE 추진의 이슈와 과제 (下) - 스마트MICE를 통한 SDGs 달성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 시대가 도래하면서 관광산업은 새로운 변화의 물결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스마트관광(Smart Tourism)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스마트호텔, 스마트MICE, 스마트레스토랑, 스마트관광목적지 등 다양한 형태로 적용되고 있다. 스마트관광이 갖는 중요성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새로운 도전과 기회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정남호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장] 디지털 퍼스트 시대는 우리의 일상과 비즈니스 환경을 디지털기술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MICE산업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제 MICE는 기술적 혁신과 더불어 지속가능성이라는 중요한 가치와 결합해야 한다.
그러나, 기술 중심의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는 스마트MICE의 발전 방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특히, 탄소 배출 감소, 자원 효율화, 그리고 포괄적 경제성장과 같은 SDGs는 단순히 이념적 가치가 아니라, 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현실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 디지털 전환이 가져온 MICE 산업의 변화
MICE 산업은 그 자체로 복잡한 생태계를 구성한다. 기업의 마케팅 전략, 도시의 경제적 이익, 참가자의 경험과 같은 다차원적 요소가 얽혀 있다. 이런 환경에서 디지털기술은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과거에는 오프라인 행사와 네트워킹에 의존했던 산업이 이제는 하이브리드 방식의 행사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은 대표적인 사례다. 팬데믹 이후, 이 포럼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전 세계에서 참여할 수 있는 가상회의 모델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참석자들은 물리적 이동 없이도 논의에 참여할 수 있었고, 이는 비용절감과 탄소배출감소라는 긍정적 결과를 가져왔다. 이 사례는 SDG 9번(산업, 혁신과 인프라) 및 SDG 13번(기후변화대응)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 지속가능발전목표와 MICE 산업의 연결
디지털기술이 MICE 산업의 미래를 재정의하고 있다면, 지속가능성은 그 방향을 정하는 나침반과도 같다. SDGs의 17개 목표 중에서도 SDG 12번(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과 SDG 13번(기후변화대응)은 MICE 산업과 직접 연결된다.
실제로 국제적으로 열리는 대규모 전시회와 회의는 막대한 탄소 배출을 동반한다. 항공 이동, 호텔 숙박, 행사 준비에 사용되는 자원은 지속가능성이라는 관점에서 재검토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2024 IMEX 전시회(IMEX Frankfurt 2024)’는 지속가능성을 실현하려는 MICE 산업의 성공적인 사례로 주목받는다.
이 전시회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사용하는 전시장과 디지털 참가자 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동시에,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재활용 가능한 전시 재료를 사용했다.
이러한 노력은 SDG 12번(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 SDG 13번(기후변화대응), 그리고 SDG 7번(지속가능한 청정에너지)과 연결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IMEX는 지속가능성이라는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면서도 참가자들의 높은 만족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 스마트 MICE의 기술적 가능성과 도전과제
스마트MICE는 단순히 기술적 혁신에 머물지 않는다. 그 본질은 지속가능성과 맞닿아 있다. 이는 단순히 환경적 책임을 넘어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효율성을 통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지속가능성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이다. 이는 참가자들이 점점 더 윤리적 소비를 선호하는 경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젊은 세대는 기업과 산업이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실천하는지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는 SDG 8번(좋은 일자리와 경제성장) 및 SDG 10번(불평등 해소)과도 관련이 있다.
그러나 스마트MICE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여러 도전과제가 따른다. 디지털기술의 발전 속도는 빠르지만, 이를 수용할 수 있는 환경과 인프라가 항상 준비되어 있지는 않다.
데이터 보안 문제, 초기 투자 비용, 그리고 참가자와의 인간적 연결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은 모두 스마트MICE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 정부, 기업, 학계의 협력을 통한 미래 전략
스마트MICE와 지속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그리고 학계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정책적으로 지속가능성을 장려하는 동시에 디지털 전환을 지원해야 한다. 기업은 기술적 혁신과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동시에 이를 마케팅 전략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학계는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와 데이터를 제공해 정책과 비즈니스 전략이 현실적이고 효과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러한 협력은 SDG 17번(글로벌 파트너십)의 핵심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한국 정부는 스마트관광도시 조성 사업으로 MICE 산업에서도 디지털기술과 지속가능성을 융합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디지털기술을 활용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도입하려는 시도다. 이러한 정부의 지원은 스마트 MICE가 지역 경제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이 스마트MICE와 SDGs는 디지털 퍼스트 시대에 MICE 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디지털기술은 혁신의 도구로, 지속가능성은 그 목적지로 작용한다.
두 가지가 결합할 때 MICE 산업은 단순한 비즈니스 이벤트를 넘어,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이는 단기적인 이익을 넘어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MICE 산업의 진정한 전환점을 의미한다.
스마트MICE는 미래의 가능성을 열어줄 열쇠다. 이를 통해 우리는 디지털기술과 지속가능성이라는 두 축을 기반으로 더욱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