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후폭풍] "무너진 대외신인도 어쩌나"…한밤 난리통에 유통가도 '화들짝'

남지유 기자 입력 : 2024.12.04 11:33 ㅣ 수정 : 2024.12.04 14:30

수출기업, 계엄령 사태로 국내외 불확실성 증폭
“이미지 회복 위해 막대한 자본조달비용 감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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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계엄령 선포에 반대하는 시민 및 이를 저지하는 경찰 병력들이 모여 혼잡스러운 상황을 빚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남지유·서민지 기자]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6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유통업계는 여전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K-푸드 등 글로벌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 3일 오후 10시 40분께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 계엄령을 선포했다. 4일 새벽 1시를 기해 국회가 190석 만장일치로 계엄 해제를 통과시키며 상황은 종료됐으나 안심하긴 이르다는 분위기다.

 

유통업계에선 이번 사태를 두고 그간 한국 이미지를 한껏 끌어올린 K-한류 물결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K-푸드와 K-콘텐츠 등 식음료와 유통 업체들이 해외 수출을 확대하며 전세계에 한국을 알리던 와중이어서 다소 간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사건이 발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한국 대통령 계엄 선포’ 제하의 긴급 기사를 타전했다. 특히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는 “이 조치가 한국의 거버넌스와 민주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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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reepik]

 

이에 해외 수출 비중이 큰 식품 업체들은 K-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염려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농심과 삼양식품 등 해외 법인을 두고 시장을 확장 중인 라면 업체들은 아직까지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특이사항은 없으나 이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계엄령 선포가 6시간만에 해제되다보니 당장에 큰 영향은 없겠으나 해외에서 바라보는 국내 기업의 이미지는 손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북 대치 상황에서 정치적 혼란까지 야기되다보니 ‘K-콘텐츠’와 ‘K-푸드’로 쌓아놓은 이미지에 타격은 불가피하다”며 “이미지 회복을 위한 자본조달비용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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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면세점업계도 고환율과 중국 내수 침체로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계엄으로 인해 환율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고환율은 면세업계 매출 하락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면세점 특성상 달러를 기준으로 면세품을 판매하고 있어 환율 변화가 실시간 가격에 영향을 준다. 환율이 오르면 상품 매입 부담이 커지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면세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최근 면세점 업황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수는 코로나 펜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지만, 중국 따이공과 유커들의 방문이 크게 줄면서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다. 한때 면세점 매출 가운데 따이공이 차지하는 비율은 90%에 육박하기도 했다.  

 

롯데와 신라,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국내 대형 면세점 업계의 올해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일제히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업계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8월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최근 신세계면세점은 희망퇴직을 진행한 바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다행히 환율이 어느 정도 진정되면서 아직 큰 영향은 없다”며 “다만 국가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만큼 관광 수요를 포함해 앞으로의 환율 추세에 영향이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CJ올리브영과 다이소, 무신사 등 해외 관광객을 상대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 기업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계엄 사태로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초래해 해외 여행자들의 입국 수요가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계엄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평가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현재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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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사태로 뉴욕증시에 상장된 쿠팡 주가도 크게 출렁였다. 업계에 따르면 미 뉴욕증시에서 쿠팡 주가는 미 동부시간 3일(현지시간) 기준 전장 대비 3.66% 하락한 23.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쿠팡은 이날 계엄 선포 소식에 뉴욕증시에서 장중 9.8%까지 낙폭을 키웠다가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처리하면서 낙폭을 줄였다.

 

한편 계엄령으로 통행금지까지 이뤄진 것은 아니어서 새벽배송 등의 물류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과 SSG닷컴(쓱닷컴) 이커머스 업체들은 새벽 배송을 차질 없이 마치는 등 피해 발생이 없었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도 현장 특이 사항이 없으며 평소와 같이 정상 운영한다고 강조했다.

 

배달앱인 쿠팡이츠와 요기요도 평소와 같은 근무 체계를 유지하면서 배달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주요 유통 대기업인 롯데와 신세계그룹도 밤사이 특이사항 없이 정상 출근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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