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후폭풍] ‘전공의 탄압’ 포함된 포고령 5호…복귀‧취직 꺼려 ‘의료대란’ 장기화 우려
4일부터 인턴‧전공의 모집…종합병원 “의협 등 눈치 봐야”
박단 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 “내가 돌아갈 곳은 없다”
의료공백 장기화 우려…“정쟁 속 환자‧국민 고통만 가중”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의대 정원 증원을 강력하게 추진해 왔다. 이에 의사 단체들은 크게 반발했고, 전공의들은 올해 초 소속 수련병원(종합병원) 이탈이라는 집단행동으로 맞섰다. 이번 계엄사 포고령에는 전공의들을 탄압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의료 공백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환자와 국민들의 고통만 가중되고 있다.
지난 2일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2025년도 전공의(인턴‧레지던트) 임용시험 시행 계획’을 고지했다. 이에 따라 수련병원들은 인력 계획을 수립해 전공의들을 채용할 계획이었다.
4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대한의사협회나 대한전공의협회 입장을 더 지켜보는 수밖에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서울의 대학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복귀는 예측하기조차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그동안 대한전공의협회는 전공의들이 정부로부터 범죄자 취급을 당했다고 주장해 왔다. 정부가 1만5000명 전공의들의 연락처를 사찰하고 집단행동 교사 금지 명령 등 초법적 행정 명령을 남발했다는 것이다.
이번 계염사 포고령에는 의료기관을 떠나 있는 전공의들을 반국가 세력으로 규정했다. 또 국민의 안전을 지킨다는 명분 하에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고 엄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계엄사 포고령을 통해 전공의들에 대한 탄압을 인정한 것이다.
이날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반민주적인 행태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또 한 번 참담함을 느끼며 내가 돌아갈 곳이 없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최일선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켜온 의료인들을 처단의 대상으로 삼은 것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면서 “의료인들과 국민들은 이런 대통령을 거부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2월 국내 종합병원 전공의들 상당수가 의료기관을 이탈했다. 6월 이탈 전공의 전원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소속 병원들은 수리했다. 이탈한 전공의 절반 가량은 다른 의료기관에 취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계엄 후폭풍 영향으로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고 새로운 인턴이나 전공의들이 종합병원에 취업하지 않는다면 의료 대란은 장기회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게 된다.
김성주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대표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계엄사 포고령은 전공의들을 자극한 꼴”이라면서 “점점 의료계는 저항이 커질 것이고 정치적 논쟁 가속화로 조정기능도 불가능해 환자들과 국민의 고통이 커질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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