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리스크 속 쇼핑시슨·밸류업 재료 기대…주간 증시 전망은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가는 이번주(2~6일) 국내 증시가 미국 대선 이후 엇갈리는 한미 증시 방향이 계속되는 가운데 12월에 들어섰지만 지수의 유의미한 상승 가능성이 제한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11월 고용과 한국의 수출입 동향 등 주요 경제지표가 잇달아 발표되지만 코스피지수는 여전히 2,500선대에서 공방전을 치를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연말 쇼핑시즌 예상치가 기존 기대보다 강하게 나타날 수 있는 점, 트럼프 2기 내각이 빠르게 결정되는 등 트럼프 정책에 대한 경계감이 다소 누그러질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다만 밸류업 지수 특별 편입과 한국은행의 2차례 연속 금리 인하 결정이 정책 기대와 경기회복 기대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변수로, 부진한 국내 증시 상승에 촉매제가 될지 여부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 트럼프 불확실성, 투자심리 위축 현상 지속…11월 韓 수출 둔화 우려도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한국 증시는 외국인들의 매도세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불확실성 고조와 국내 경기 침체 우려 탓이다. 관세와 반도체 규제, 보조금 정책 축소 등 아직 확정된 게 없다.
하지만 트럼프 2기 내각이 빠르게 결정짓는 분위기다. 트럼프 최측근으로 충성심이 강한 인물 위주로 캐비닛이 구성되고 있다. 전문가는 분야별 전문성보다는 대통령이 추구하는 정책을 부처별로 할당해 효율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2기 내각의 핵심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이번 내각 인선은 상원과 협의없이 트럼프 독단적으로 지명했다. 이는 트럼프의 극단적인 공약에 대한 공화당 전체의 강력한 지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즉 행정명령으로 시행이 가능한 정책인 원유 증산과 불법이민자 추방, 러-우 전쟁 종료, 정부 예산 및 인원 감축 등의 경우 속도가 빠를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법안이 필요한 정책인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수정과 도드-프랭크 법안 폐지, 고율관세 부과 등은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결국 이번주 증시도 지수 하방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정책 불안감은 다소 완화할 수 있어도 완전 해소까지는 취임 이후에나 가능할 수 있어서다.
게다가 한국 11월 수출이 예상보다 빠른 둔화로 기업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수 있고 이런 불안감은 한국 증시에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질 수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발 악재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건 여전히 문제”라며 “관세와 반도체 규제, 보조금 정책 축소 등 미국 정책 중 아직 확정된 것은 없으나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외국인 수급 이탈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 밸류업 지수 6일 특별 편입, 타 섹터 기업 ‘상승 기회’
올해 마지막 달인 12월에 들어섰지만 12월 이후에도 지수의 유의미한 상승 가능성은 제한적이란 평가다. 시장은 12월 배당 이벤트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특히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이후 기업 주주환원 정책이 다수 발표된 점에서 배당 확대 기대는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지금까지는 국내 100개 대표주로 구성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 종목 주가는 업권별로 엇갈렸다.
엔터테인먼트주와 고배당 소비재주는 약진했으나, 미국발 불확실성에 직면한 반도체 관련주와 코스닥 대표 종목은 그렇지 못했다. 최근 인수합병(M&A) 등 주요 의사결정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킨 종목도 시장 외면을 받는 중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9월 발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종목 선정 기준을 놓고 시장 의견이 분분했던 점을 고려해, 오는 6일까지의 ‘기업가치제고 계획’ 공시 이행 기업을 대상으로 특별편입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시장변동성을 고려해 편출은 진행하지 않는다. 지수 편입은 이달 20일 예정이다. 지수 공개일 이후 현재까지 지수 미포함 기업 중 기업가치제고 계획을 공시한 기업은 40개에 달한다.
현재까지 공시한 기업에는 이전부터 포함이 예상됐던 금융 대형주(KB금융·하나금융지주 등)와 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도 이 시기에 공시를 완료했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은 “이미 밸류업 지수 편입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정도 반영됐다고 판단되기에, 추가 상승여력을 고려하면 기존 지수 산정 기준에 부합하는 타 섹터 기업에서 상승 기회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코스피 주간 예상 밴드 제시...주간 주요 일정은
지난주(25~29일) 코스피지수는 전주 대비 45.33포인트(1.81%) 내린 2,455.91에 장을 마쳤다. 2,500선에서 버티기했던 코스피가 주 마지막 날 2% 가까이 하락하면서 2,450선까지 미끄러졌다.
몇 주간의 조정 이후 소비재 지수 전반이 강하게 반등한 반면 트럼프 정책 리스크가 지속하며 반도체 업종들 주가가 크게 흔들렸다. 특히 한국의 기준 금리를 0.25% 깜짝 낮추기도 했으나 주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2,430~2,550선을 제시했다. 이번주 관심 둬야 할 업종으로는 △통신 △인터넷 △제약·바이오 △엔터 △건설 등이 지목됐다.
상승 요인으로는 한국은행 금리 인하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경감을 꼽았고, 하락 요인으로는 트럼프 정부 대외정책 리스크 등이 거론됐다.
이번주 주목해야 할 경제 일정으로는 유로존 11월 S&P글로벌 제조업 PMI(2일)·미 11월 ISM 제조업·한국 11월 소비자물가(3일)·미 11월 ADP 신규고용(4일)·미 10월 공장 수주·연준 베이지북 공개·한국 3분기 GDP(확정치)·유로존 10월 소매판매(5일)·미 11월 고용보고서(6일)·미 12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잠정치, 7일) 등이 있다.
주간 연준 위원 연설 일정(한국시간)에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3일)·제롬 파월 연준 총재(5일)·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6일)·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7일) 등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