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임 성공한 조주완 LG전자 대표 내년 과제는(下)] BS사업 부문 적자 해소 '발등의 불'

전소영 기자 입력 : 2024.12.02 05:00 ㅣ 수정 : 2024.12.03 17:19

전기차 충전·디스플레이·로봇 등 미래 먹거리 집중 육성
국내 충전 인프라 시장 2030년 31조원대로 급성장 전망
사이니지 포함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사업 4조원대로 키우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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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내년 3월 사내이사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2025년 정기임원 인사에서 유임될 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LG전자는 2021년 이후 매년 사상 최고 매출을 경신해 왔다. 특히 조주완 대표가 2022년부터 LG전자를 이끌어와 실적 개선 주역으로 평가돼 그의 유임에 무게가 실렸다. 그리고 예상대로 조 대표는 다시 한 번 LG전자를 이끄는 중책을 맡았다.  LG전자는 내년 조 대표를 중심으로 '제품 단위 사업 체제'를 뛰어넘어 '고객 지향적 솔루션 사업 체제'로 나아간다. 그리고 회사 중·장기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 ‘2030 미래비전’의 핵심 전략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사업’과 ‘B2B(기업 간거래)’ 강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뉴스투데이>는 LG전자가 주력하는 플랫폼 사업과 B2B사업 현황과 전략 방향 등을 분석하는 기획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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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유럽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 2023'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 LG전자]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LG전자는 일반 소비자에서 더 나아가 기업을 겨냥한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 사업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B2B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과 비교해 시장 환경 영향을 덜 받는다. 이에 따라 계절적 비수기나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B2B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할 수 있다. 고객사와 지속적인 관계 유지를 통한 '락인(Lock-in)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락인 효과는 소비자가 현재 이용하는 제품을 계속 선택하게 하는(소비자를 묶어두는) 현상을 뜻한다. 

 

LG전자는 '가전 명가'답게 가전 시장에서 얻은 노하우를 B2B 영역에 적용해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시하고 있다.  

 

B2B 사업이 핵심인 BS(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 매출을 2030년까지 지금보다 두 배 넘게 키우는 것이 LG전자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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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 [사진 = LG전자]

 

LG전자 BS사업부는 정보기술(IT) 기기와 상업용 디스플레이, 로봇, 전기차 충전기 등 다양한 B2B 제품과 솔루션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최근 가장 부각되는 사업은 전기차충전과 상업용 디스플레이다.

 

2018년 전기차 충전 솔루션 선행 개발을 시작한 LG전자는 2022년 전기차 충전기 핵심기술을 확보한 ‘하이브 차저(HiEV Charger, 옛 애플망고)’ 지분 60%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한 후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LG전자는 '2023년 조직개편'을 통해 BS사업본부 직속 'EV(전기차)충전사업담당'을 새롭게 구축했다. 그동안 프로젝터, 상업용 로봇 등 IT 제품을 중심으로 축적해 온 B2B 사업 역량을 활용해 전기차 충전 솔루션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취지다.

 

LG전자가 전기차 충전 사업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전기차 보급률이 아직 낮고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 우려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전기차 중천 인프라 시장이 빠르게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2024 전기차 충전인프라-글로벌 트렌드와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전 세계 충전 인프라 시장이 2018년 90억달러(약 16조원) 수준에서 2030년 4182억달러(약 584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한국의 충전 인프라 시장 규모는 2022년 11억달러(약 1조5000억원)에서 2030년에 224억 달러(약 31조원)로 연평균 45%의 고속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전기차 충전기 시장 매출을 '조 단위' 이상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로 세웠다.

 

이에 따라 조주완 LG전자 대표는 '2030년 매출 100조원 달성' 사업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전기차 충전기 사업이 핵심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호텔, 매장, 기업, 학교 등 특정 고객군 별 맞춤형 제품을 제공해 상업용 디스플레이 사업을 키우고 있다.

 

예를 들어 호텔은 스마트 호텔TV를 활용해 투숙객에게 △웰컴 메시지 제공 △호텔 정보 제공 △객실내 에어컨/조명/커튼 제어 △투숙객 요청사항 접수 △모바일기기 콘텐츠 쉐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TV 솔루션'을 공급한다.

 

호텔TV 점유율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글로벌 시장 기준 LG전자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호텔TV 못지 않게 두각을 나타내는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디지털 사이니지'다. 사이니지는 정보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그래픽 구조물로 광고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0%대로 1위를 차지했고 LG전자가 20%대로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AI(인공지능) 산업 확대에 발맞춰 올해부터 AI를 적용한 B2B 디스플레이 솔루션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와 관련해 LG전자는 지난 6월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 ‘인포콤(InfoComm) 2024’에 참가해 생산 과정부터 화질 알고리즘에 이르기까지 AI 기술을 폭넓게 적용한 '차세대 LG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를 최초로 공개했다.

 

LG전자는 사이니지를 포함한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ID) 사업을 2030년까지 4조원 규모로 키우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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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외용 LED 사이니지 [사진 = LG전자]

 

하지만 LG전자의 B2B 부문이 수익성을 갖춘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LG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전체 매출액이 22조1764억원, 영업이익이 7519억원이다. 사업본부별 영업이익은 △H&A(생활가전)  5272억원 △HE(TV) 494억원 △VS(전장) 11억원 △BS -769억원으로 집계됐다.   BS부문이 사업본부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를 나타냈다.

 

BS사업본부는 지난해 3분기 205억원, 4분기 895억원 적자를 낸 후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28억원을 기록해 3개 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직후 분기인 2분기에 영업손실 59억원을 기록하고 3분기는 전분기 대비 적자폭이 13배까지 커졌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단기간 실적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장기전(戰)을 치르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LG전자는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BS사업부의 전기차 충전 로봇 사업처럼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신사업에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경쟁력 확보하기 위해 올해에도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신사업은 당장의 매출 확대보다 사업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어 구체적인 영업이익 흑자 시점을 말하기는 어렵다"며 "일정 규모 이상의 안정적 매출을 확보해 흑자 달성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기조는 2025년 조직개편에도 반영됐다.

 

LG전자는 기존 4개 사업본부를 △HS(홈 어플라이언스 솔루션) △MS(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솔루션) △VS(자동차 솔루션) △ES(친환경 솔루션)사업본부로 재편했다. 명칭 뿐만 아니라 역할에도 변화를 줬다.

 

기존 HE사업본부에 해당하는 MS사업본부는 BS사업부 상업용 디스플레이 관련 사업을 넘겨 받는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이라는 목표에 빨리 도달하기 위해 하드웨어와 시너지를 내겠다는 얘기다.

 

전기차 충전사업은 ES사업본부에서 이끌어 가고 매출액 1조원 이상 규모 유니콘 사업으로 서둘러 육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밖에 LG전자는 해외 지역 B2B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영업본부 산하에 'B2B 사업역량강화담당'도 새롭게 구축하기로 했다.

 

미래전략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CSO(Chief Strategy Office, 최고전략책임)부문에는 전사 AI 컨트롤타워 위상을 부여했다. 이를 통해 AI 전환을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취지다.

 

전사 디지털전환 총괄조직 CDO(Chief Digital Office, 최고디지털책임)부문은 DX(디지털 전환)센터로 재편해 CSO부문 산하에 두고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경영성과 창출을 추진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대부분 신사업을 확장하는 많은 기업들이 당장 눈앞의 이익을 추구하기 보다는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는 시점을 대비해 일정 기간 수익성 부진을 감안하고 사업을 이 끌어간다"며 "LG전자도 같은 맥락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간 대규모 거래'라는 B2B 특성상 수익성을 더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B2C 중심 사업의 수익성 확대에 한계를 느낀 전자가전 기업 다수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에 따라 업종, 기업 환경 맞춤형 제품이나 서비스를 앞세워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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