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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건전성 악화에 채권 발행 확대…이자비용 부담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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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기자
입력 : 2024.11.08 08:10 ㅣ 수정 : 2024.11.08 08:47

올해 보험사 자본성증권 발행 4조7000억원…7~10월 3조9000억원 몰려
이달 들어 롯데손보‧현대해상‧교보생명 등 수천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
건전성 악화 대응 목적…금리인하‧감독 강화에 K-ICS 비율 20%p 하락 전망
"금리 하향세에도 저금리 시절 대비 높아…신용등급 낮은 중소형사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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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리픽]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보험사들이 건전성 하락을 마주하면서 채권 발행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보험사들이 발행한 채권 규모는 연간 기준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에 따라 이자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모양새다.

 

8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보험사들이 발행한 자본성증권은 4조7000억원으로 기존 최대치인 2022년 4조원을 크게 웃돌고 있다. 여기에 추가 채권 발행을 준비 중인 보험사도 있어 규모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은 이달 5일 3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마쳤다. 교보생명은 30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모집에서 527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으며 추가 청약을 통해 6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할 예정이다. 발행금리는 4.60%다.

 

교보생명이 채권을 발행한 것은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한 대응력 제고와 안정적인 재무건전성 유지를 위한 자본확충 때문이다. 교보생명의 올해 6월말 기준 경과조치 전 K-ICS 비율은 161.2%로 전분기 말 175.8%에 비해 14.6%포인트(p) 하락했다. 경과조치 후 기준으로도 238.9%에서 214.0%로 24.9% 낮아졌다.

 

교보생명이 자본확충을 이유로 채권을 발행한 것은 올해 두 번째로, 두 차례의 채권 발행을 통해 1조3000억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현대해상도 이달 4일 K-ICS 비율 증대를 위한 자본건전성 확보를 목적으로 4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발행수익율은 4.20%다.

 

롯데손해보험 역시 이달 1일 1500억원 규모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롯데손보는 2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의 채권 발행 규모가 증가한 건 최근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자본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하반기 들어 채권 발행이 증가했는데, 올해 7월부터 10월까지 보험사들이 발행한 자본성증권은 총 3조9000억원 규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말 기준 보험사의 경과조치 후 K-ICS 비율은 217.3%로 전분기 223.6%에 비해 6.3% 악화됐다. 경과조치 전 비율은 201.5%로 전분기 206.6% 대비 5.1% 하락했다.

 

보험사들의 K-ICS 비율은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사는 만기가 긴 상품이 많아 부채의 금리 민감도가 크다. 금리 인하기에는 부채 증가가 자산 증가보다 빨라 자본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국고채 등 금리 하락이 보험부채 할인율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보험부채 할인율이란 보험사가 지급해야 할 보험금을 현재가치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이자율이다. 할인율이 낮아지면 보험부채 평가규모가 커지고 높아지면 감소한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할인율 조정까지 겹쳐 K-ICS 비율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할인율 계산은 20년까지 최종관찰만기가 적용되고, 60년까지는 장기선도금리(LTFR)와 무위험수익률에 유동성 프리미엄(VA)을 가산해 산출한다. 최종관찰만기는 보험부채 할인율 곡선에서 실제 국고채 금리를 활용하는 구간이다.

 

당국은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VA 산출방식을 정교화하고 최종관찰만기를 20년에서 30년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진행 중이다. 최종관찰만기 확대는 내년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당국은 최근 시장금리 하락으로 당초 예상했던 수준을 웃도는 재무영향이 발생해 속도를 조절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최종관찰만기 화개는 3년간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당국은 할인율 현실화 등 제도 개선으로 보험업권의 K-ICS 비율이 6월말 대비 약 20%p 가량 하락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채권 발행을 늘려 건전성 제고에 나서고 있지만, 이자비용 부담을 안게 됐다.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은 만기가 길고 차환을 조건으로 발행돼 보험업법상 일부 자본으로 인정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갚아야 하는 부채다.

 

보험업계의 올해 채권 발행 규모를 보면 보험사들은 연간 2000~3000억원 수준의 이자를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K-ICS 비율이 더 하락하게 되면 자본확충 압박이 더욱 커져 이자비용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내려가고 있다고 해도 저금리 시절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라며 "대형사의 경우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겠으나 중소형사는 신용등급이 낮아 발행금리가 높게 책정돼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건전성 하락이 일시적인 것일 수 있으나 자본 확충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보험사의 채권 발행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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